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 올해는 언제?…시민들 “꼭 오세요”

임충식 기자 2023. 12. 23. 16: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른다.

시민 유모씨(49)도 "올해에도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반드시 올 것으로 믿는다. 아니 반드시 오셔야 한다"면서 "전주시민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국민에게 큰 감동과 희망을 선물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27일 전북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서 직원들이 얼굴없는 천사가 전달한 성금을 확인하고 있다. 2022.12.27/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얼굴도 이름도 모른다. 그렇다고 나이와 직업을 아는 것도 아니다. 그저 지금까지 펼쳐온 선행에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만 추정할 뿐이다. 시민들이 그를 ‘얼굴없는 천사’로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얼굴없는 천사’는 매년 연말, 전주시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희망과 뭉클한 감동을 심어놓고 사라진다. 벌써 23년째다.

첫 선행은 2000년 4월 처음 시작됐다. 당시 중노송 2동사무소를 찾은 천사는 한 초등학생의 손을 빌려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놓고 조용히 사라졌다.

이듬해 12월26일에는 74만원의 성금이 익명으로 전달됐고, 2002년엔 5월5일 어린이날과 12월 두 차례나 저금통이 건네졌다. 액수도 점점 커져갔다. 지난 2009년에는 무려 8000여만원의 성금을 놓고 사라지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시국에도 선행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 2021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천사는 7009만4960원의 성금을 전달했고, 지난해에는 소년소녀 가장에 대한 따뜻한 메시지와 함께 7600만558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그가 지난해까지 23년간 24차례에 걸쳐 두고 간 성금은 총 8억8473만3690원에 달한다.

한 해가 저물어가면서 전주시민들은 다시 '얼굴없는 천사'를 떠올리고 있다. 올해에도 이 같은 감동이 이어지길 염원하고 있다.

시민 임모씨(45)는 “얼굴없는 천사가 올해에도 따뜻한 사랑과 희망을 전달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면서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건강하셔서 더 오랫동안 감동을 전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민 유모씨(49)도 “올해에도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반드시 올 것으로 믿는다. 아니 반드시 오셔야 한다”면서 “전주시민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국민에게 큰 감동과 희망을 선물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노송동주민센터 일대 도로를 ‘얼굴 없는 천사도로’로 조성하고 ‘얼굴 없는 천사비’를 세우기도 했다. 주민들도 10월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 나눔행사를 펼치고 있다. 전주시는 100년 후 전주의 보물이 될 것이라는 취지에서 '미래유산'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제1회 HD현대아너상 대상과 1%나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HD현대아너상’은 HD현대1%나눔재단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시민 영웅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올해 새롭게 제정한 상이다. 상은 ‘얼굴 없는 천사’를 대신해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직원들이 참석해 대리 수상했다.

94chung@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