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때문에…성탄절 환상 깨진 아이들, 3명 중 1명 슬픔 빠진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 어린이가 산타클로스, 러시아 동화 주인공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AFP=뉴스1

아이들은 보통 8세가 되면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의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타를 믿지 않게 만든 결정적 이유는 '친구의 폭로'로 조사됐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캔디스 밀스 미국 텍사스대 심리학과 교수가 산타를 더 이상 믿지 않는 6∼15세 48명과 이들의 부모 44명, 성인 3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 8세쯤부터 '산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일부는 3~4세에 산타는 없다고 확신했지만, 몇몇은 15~16세까지 산타가 있다고 믿었다.

산타를 믿지 않게 만든 원인은 다양했지만, 결정적 계기는 '친구의 폭로'로 조사됐다.

밀스 교수는 "아이들은 '산타가 어떻게 하룻밤 새 전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을까' 하는 논리적 추론에 따라 의심을 품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붙인 것은 '산타는 진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학교 친구"라고 설명했다.

산타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챈 아이들 3명 중 1명은 슬픔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느꼈다. 이는 오래 지속되진 않았지만, 일부는 지속해서 슬픔을 느꼈으며 부모에 대한 신뢰감도 떨어졌다고 한다.

특히 산타의 진실을 갑자기 마주한 경우에는 큰 실망감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산타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을 때 행복감이나 안도감을 느꼈다는 답변도 있었다.

응답자 대부분은 자신의 경험과 상관없이 산타 전통을 자녀와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밀스 교수는 부모에게 자녀로부터 '산타가 어떻게 좁은 굴뚝으로 들어가나요?', '굴뚝 없는 집에는 어떻게 들어가나요?' 등 질문을 받는다면 흥미로운 질문이라고 답하면서 가볍게 토론해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아이가 산타의 존재를 계속 믿고 싶어서 질문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산타가 진짜 있나요?'라고 직접적으로 질문한다면 "넌 어떻게 생각해?"라고 반문하면서 아이가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지 파악해보라고 했다.

밀스 교수는 "인터뷰한 성인 중 한 명은 거짓말하지 말라고 가르친 부모가 거짓말한 것에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고 했다"며 "부모는 자녀 감정을 인정하고, 산타 전통이 있는 이유에 관해 얘기하면서 충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