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법조 타운’ 서초, ‘사법 정의 허브’ 될 수 있을까 [박진영의 뉴스 속 뉴스]

박진영 2023. 12. 2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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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그중에서도 서초동 하면 '법조 1번지'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서초구가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사법 정의 중심지, '허브'를 목표로 사법 정의 허브의 거리 조성 등에 나선 건 서초동의 이런 특색과 맥이 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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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사법 정의 허브’ 사업
서울 변호사 36%는 서초동에
“PCA 지역 사무소 유치 추진을”

서울 서초구, 그중에서도 서초동 하면 ‘법조 1번지’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서초동은 전국 최대 법조 타운이다. 사법부의 최고 기관인 대법원,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이 있는 서울법원종합청사, 대검찰청,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이 있다. 헌법재판소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제외한 주요 사법·수사 기관이 몰려 있는 것이다.

그 주변엔 법무법인과 법률사무소 건물들이 즐비하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와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도 서초동에 있다. 서초구 내 변호사 수는 8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서울변회 소속 개업 변호사 2만2086명의 36.2%다. 서울에서 활동 중인 변호사 3명 중 한 명은 서초동에 적을 두고 있다.

서초구가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사법 정의 중심지, ‘허브’를 목표로 사법 정의 허브의 거리 조성 등에 나선 건 서초동의 이런 특색과 맥이 닿아 있다.
'서초구 사법정의 허브' 전경. 서초구 제공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웃 나라인 일본 도쿄에도 법조 타운이 있다. 치요다구 가스미가세키가 바로 그곳이다. 일본의 중앙 행정기관이 밀집한 이 지역엔 법무성과 검찰청, 도쿄고등재판소(고법), 도쿄지방재판소(지법), 도쿄가정재판소, 도쿄간이재판소, 변호사회관이 한데 모여 법조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서초동의 서울법원종합청사는 사실 도쿄고등재판소와 도쿄지방재판소가 있는 가스미가세키 재판소합동청사를 참고해 만들어진 것”이라면서도 “서초동엔 법원 청사 근처의 민간 건물들에 이른바 ‘문전 로펌’으로 불리는 변호사 사무실이 많고 간판이 어지럽게 걸려 있지만, 가스미가세키 재판소 청사 주변엔 관청 건물들밖에 없어 변호사 사무실 간판은 전혀 볼 수 없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서초구가 벤치마킹해야 하는 세계적인 양대 사법 정의 허브로는 네덜란드 헤이그와 스위스 제네바가 꼽힌다. ‘평화의 도시’ 제네바는 국제기구의 중심지다. 유엔 유럽 본부, 세계무역기구(WTO), 세계보건기구(WHO) 등 41개 국제기구 본부가 있다. 제네바보다도 인구가 적은 헤이그엔 국제사법재판소(ICJ), 국제형사재판소(ICC),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등의 본부가 있다.
네덜란그 헤이그에 위치한 국제형사재판소(ICC) 모습. 헤이그=AP연합뉴스
이중기 홍익대 교수(법학)는 지난달 24일 관련 학술 대회에서 두 도시의 사례를 소개하며 “강대국 간 분쟁을 중재하는 역할을 수행할 독자적 조정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서초구는 한국의 법률 수도로 사법 정의 허브로서의 정체성을 주장할 수 있고, 사법 정의 허브는 서초구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법무부가 추진 중인 국제 중재 산업 허브 조성 등에 서초구가 동참해 PCA 지역 사무소 유치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면서 법무부, 서울시와 협력해 사무소 부지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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