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_부동산] 부동산 빙하기, 내 집 마련 어떻게 준비할까
(시사저널=이광수 광수네 복덕방 대표)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소유 통계를 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발견된다. 지난해 주택 소유 통계를 분석하면 다주택자가 아파트를 몇 호나 보유하고 있는지 추정할 수 있다. 2013년 이후 다주택자가 보유한 아파트는 2020년까지 계속 증가했다. 투자 수요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2020년 증가 폭이 감소하다가 집값이 고점을 찍은 2021년에는 다주택자가 보유한 아파트 수가 감소했다.
2020년까지 다주택자 보유 아파트 증가
2020년에 다주택자가 보유한 아파트는 232만 호였다. 2021년에는 226만 호로 2020년 대비 약 6만6000호 감소한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아파트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다주택자가 보유하고 있는 집을 시장에 팔았다는 뜻이다. 반면, 지난해에는 다시 다주택자가 보유한 아파트가 2만3000호 증가한다. 2021년과 반대로 다주택자는 지난해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매수했다.
지난해는 무시무시(?)한 한 해였다. 금리가 폭등하고 역전세가 확대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위기가 닥쳤다. 그런데, 다주택자들은 다시 아파트를 매입했다. 투자를 증가시켰다.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단 한 가지,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매매가격이 하락하자 투자자들은 다시 아파트를 매입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에서 거래가 증가한 아파트 단지는 공통적으로 매매가격 하락률이 높았다. 17개 단지의 평균 아파트 가격 하락률은 34%에 달한다. 평균가격으로 환산하면 아파트 매매가격이 최고가 대비 5억원 이상 하락했다. 가격이 하락하자 투자자들은 아파트를 다시 샀다.
부동산 시장과 아파트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은 거주를 목적으로 한 내 집 마련을 위해서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파트를 살 때 위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학교가 가깝고 병원도 있으면 좋고 역세권을 강조한다. 거주해야 하기 때문에 새 집을 더욱 선호하기도 한다.
잠깐 주식 이야기를 해보자. 주식은 사용할 수 없다. 온전히 투자 목적으로 거래한다. 투자할 때 사람들은 좋은 회사보다 좋은 주식을 찾는다. 대기업 같은 이름보다 향후 가격이 오를 주식을 산다. 어떤 사람이 주식 투자를 하면서 "내가 매수한 이 주식은 회사가 크고 모두 다 알아주기 때문에 샀어"라고 한다면 대부분은 속으로 웃을 것이다.
다시 부동산으로 돌아가보자. "이번에 내 집을 마련했는데, 회사가 가깝고 초등학교도 품은 아파트여서 결정했어"라고 말한다면 대부분 수긍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말을 덧붙인다면 어떨까. "대출을 최대한 받아서 샀는데, 내가 산 가격이 역대 아파트 최고가였네. 내가 살 집인데 어때. 언젠가는 오르겠지. 매달 200만원 이상 이자를 내야 하기는 하지만 버텨야지. 드디어 나도 내 집을 마련했다"고.
2021년 아파트 가격은 폭등했다. 가격이 폭등할 때 무주택자는 열심히(?) 내 집을 마련했다. 그런데, 다주택자는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를 무려 6만6000호 이상 매도했다. 단순 매매 가격으로 보면 2021년은 아파트 매매가가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한 해였다. 가격이 급등하자 투자자들은 아파트를 팔았다. 이후 가격이 폭락하자 다주택자들은 아파트를 다시 매수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10년 만에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로 돌아왔다. 난해한 내용과는 별개로 제목이 인상 깊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여기서 '어떻게'는 목적보다 방법에 대한 질문이다. '살 것인가?'는 미래를 의미한다. 과거나 현재보다 미래를 묻고 있다.
한국 부동산 시장은 투자화됐다. 돈을 벌기 위해 아파트를 사고판다. 투자 목적으로 매수하고 매도하는 사람들에 의해 가격은 변동한다.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사는 사람들은 가격 수용자일 뿐이다. 현실이 말해 주고 있다.
투자화된 시장에서 가장 필요한 질문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다. 나 아닌 타인과 세상의 변화를 읽고 목적보다 방법(어떻게)을 고민하고 과거나 현재보다 미래(살 것인가?)를 이야기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 대다수는 아직도 자신만 바라보며 목적을 이야기하고 과거나 현재에 매몰돼 있다.
한국 사회에서 빈부 격차가 가장 큰 분야는 부동산이다. 교육과 급여 차이보다 부동산 격차가 훨씬 더 크고 깊다. 부동산 격차가 커진 이유 중 하나는 많은 사람이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4년 부동산 가격은 하락 전망
새해가 오고 있다. 안타깝게도 새해가 온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 달력만 바뀔 뿐이지 하루가 지나고 하루가 오는 것뿐이다. 생각을 달리하지 않으면 새해가 와도 새로움은 없다. 2024년 한국 부동산 시장을 전망한다면 '가격 하락'이다.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남들은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2024년은 청룡의 해다. 용은 12간지 중 유일한 상상의 동물이다. 인간은 동물과 다르게 상상할 수 있다. 투자도 상상의 영역이다. 독자들이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상상하면서 2024년을 맞이하길 바란다. 그래야 내 집 마련도 투자도 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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