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전선 몇 가닥 탔는데 가동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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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포스코 포항제철소 공장 전체를 멈추게 한 불은 산소 배관과 함께 배관 위를 지나는 고압 전선에 불꽃이 일면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는 2시간 17분 만에 진화됐지만, 이번 불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쇳물을 생산하는 용광로(고로)를 비롯한 공장 대부분이 가동을 중단했다.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7시 7분쯤 포항제철소 1고로와 2고로 사이 산소 배관에서 압력 문제로 새어 나온 가스와 고압 전선이 타면서 공장 전체 전기공급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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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멈추고 연소 덜 된 부생가스 방출
검은 연기·불꽃에 119 신고 전화 빗발쳐
"수해 복구 때 정비 제대로 했나" 뒷말도
23일 오전 포스코 포항제철소 공장 전체를 멈추게 한 불은 산소 배관과 함께 배관 위를 지나는 고압 전선에 불꽃이 일면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는 2시간 17분 만에 진화됐지만, 이번 불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쇳물을 생산하는 용광로(고로)를 비롯한 공장 대부분이 가동을 중단했다. 게다가 전기 공급이 끊겨 연소가 덜 된 제철소 부생가스가 외부로 방출돼 검은 연기와 시뻘건 불길이 치솟아, 119와 포항시에는 놀란 시민들의 신고 전화가 빗발쳤다.
산소 배관과 전선에 '불'...대규모 정전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7시 7분쯤 포항제철소 1고로와 2고로 사이 산소 배관에서 압력 문제로 새어 나온 가스와 고압 전선이 타면서 공장 전체 전기공급이 중단됐다. 당초 화재는 포항제철소 내 전기를 공급하는 부생가스 발전소의 부생가스 배관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방당국 조사 결과, 산소 배관과 주변 전선에 불이 난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제철소는 화재로 전기 공급이 중단돼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가 가동을 멈췄고, 1·2열연공장과 1냉연공장, 1·2선재공장, 전기강판 공장도 작업을 중단해야 했다. 제철소와 300m 가량 떨어진 포스코 본사도 전기 공급이 중단돼 직원들이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했다. 공장 내 설치돼 있는 소화 설비도 먹통이 돼, 소방대원들은 동력전달장치가 있는 소방차로 화재를 진압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산소 배관에서 가스가 새어 나온 원인과 불꽃이 일어난 원인, 제철소 내 자체 진화 설비가 있는데도 화재를 속히 진압하지 못한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재발화에 대비해 소방차 한 대가 현장에 대기하고 있다”며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힌남노 겪고 뭐했나" 시민불안 가중
포스코는 화재 진압과 동시에 복구작업에 들어갔고, 발전소 설비 8기 중 5기를 가동한 뒤 공장마다 순차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정전으로 일어날 수 있는 폭발 사고에 대비해 연소가 덜 된 부생가스를 외부로 방출하면서, 제철소 곳곳에서 검은 연기와 불길이 치솟았다. 부생가스는 석탄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로, 제철소 내 발전소에서 재활용된다. 하지만 정전이 되면 가스가 쌓여 폭발할 수 있어 밖으로 태워 내보낸다.
제철소 위로 불길이 치솟자 119와 포항시 민원실에는 놀란 시민들의 신고 전화가 빗발쳤다. 포항시는 신속대응반을 가동해 현황 파악과 함께 환경오염 등 2차 피해 조사에 나섰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사고 수습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제철소는 1년 전 힌남노 수해로 공장 전체를 새로 짓는 수준의 복구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화재에 대규모 정전까지 발생하자, 안팎에선 '조기 가동에 급급해 정비가 허술하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1일에는 오전 8시 35분쯤 원료 저장고인 60m 높이의 사일로에서 철광석을 옮기는 제철소 컨베이어벨트에서 불이 나 2시간 만에 진화됐다. 지난 4월 27일에는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3공장 인근 원료이송용 컨베이어벨트에서 불이 났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화재는 힌남노 수해 복구와 관련 없는 구역에서 발생했다"며 "세부 원인을 파악 중이며 정전으로 전체적인 조업과 제품공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항=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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