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 인하여 누가 삐지든 말든 연예대상은 기안84가 받아 마땅하다

정석희 칼럼니스트 2023. 12. 2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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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생각하는 ‘2023 연예 대상’은 누구인가요?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한 해를 결산하는 지상파 3사 시상식 시즌이 돌아왔다. 나만 그런가? 올해는 유난히 수상 여부가 궁금하지 않고 기대감조차 없다. 특히 <연예 대상>이 그렇다. KBS가 23일, MBC가 29일, SBS가 30일에 방송을 할 예정이라는데 KBS가 공개한 대상 후보는 김숙, 류수영, '1박2일', 박진영, 신동엽, 이천수, 전현무 등 7팀이다. 많이도 늘어놨지 뭔가. 젓가락 들고 뭘 집을까 망설이게 만드는 한 상 차림 같다. 방송 3사가 일제히 다수의 대상후보를 선정하는 이유는 아마 면피용이지 않을까? 그러나 후보에만 올리고 정작 상을 주지 않았다가는 대놓고 삐진단다.

2019년 SBS 연예 대상에서 김구라 씨가 쓴소리를 해서 속 시원한 직언이라며 화제가 됐었는데 바로 그런 경우다. 상을 주지 않고 후보에만 덜렁 올려놓으니까 발끈해서 한 마디 한 것. 그도 그럴 것이 대상 후보는 울며 겨자 먹기로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켜야 하지 않나.

듣자니 <연예 대상> 후보는 방송 출연이 아니기 때문에 출연료가 없다고 한다. 출연료도 못 받는 마당에 치레 단장하고 스탭 대동해서 몇 시간씩 자리를 지켰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니 열불이 날 밖에. 그에 비해 방송사들은 몇 억씩 광고비를 챙기지 않나. 그걸 연예인들이 모를 리 없을 터, 심기 불편할까봐 뭐라도 하나씩 안겨주는 거다. '설마 누구누구 씨도 삐져요? 그렇게 상 많이 받았는데? 또 받고 싶어 해요?' 관계자들에게 물었다. 안주면 삐진단다. 너나 할 것 없이 다 그렇단다.

<연예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려면 머리에 떠오르는 장면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박장대소를 할 만큼 웃겼거나 크게 감동을 줬거나, 아니면 이렇게 성의가 있을 수가 있나, 감탄하게 만들거나.

KBS 프로그램 출연자 중에 올 한 해 동안 가장 나를 웃겼고 감동을 준 사람은 <홍김동전>의 홍진경이다. 언제 웃겼나 따로 꼽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거의 매번 웃음을 줬다. 지난 11월 23일 방송에서는 번지 점프를 해내는 용기까지 보여줬고. 홍진경이 설마 뛸까 했다. 저러다 끝에 가서 또 뒷걸음질 치겠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하지만 웬걸, 가뿐히 뛰어내렸다.

그런 홍진경이 후보에 없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홍진경이 번지 점프에 성공한 62화 시청률이 1.5%다. <홍김동전>이 목요일 8시 30분에 방송되는데 tvN <어쩌다 사장>과 방송 시간이 겹친다. 누가 봐도 <홍김동전>과 <어쩌다 사장>은 시청층이 겹치건만 같은 시간대에 편성하면 어쩌자는 건가. 그래놓고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 폐지를 한단다. 사실 두어 달 전부터 폐지 될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 말을 듣고 저변이 이렇게나 넓은데, 마니아 팬들이 버티고 있는데 폐지할 수 있겠느냐, 시청자가 가만히 있겠느냐, 손사래를 쳤다. 그럴 리 없다고. 아뿔싸, KBS 수준이 이 정도인 걸 몰랐던 거다.

30일에 방송되는 SBS <연예 대상>. 신동엽, 김종국, 유재석, 이현이, 서장훈, 이상민, 탁재훈. 역시 7인이 후보에 올랐다. 지석진이 지난 2년간 김칫국만 마시고 말았는데 이번에는 아예 후보에도 없다, 왜 홀대를 하느냐는 기사가 나왔다. 지석진이 <런닝맨>에서 어떻게 하는지 알고 하는 얘긴지. 그런데 여기도 누가 받은 말든 별 관심이 가지 않는다.

MBC는 전현무, 기안84, 김대호 아나운서가 거론되다가 전현무 대 기안84 쪽으로 좁혀졌다. 3사 통합 시상식이라 할지라도, 아니 지상파, 케이블, 종합편성채널, OTT 채널을 다 합친다 해도 올해의 대상은 기안84가 마땅하지 않나?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한 해 동안 무려 3시즌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그림을 보여줬고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인 기안84. 그가 아니면 해낼 수 없는 장면들이 많았다. 그리고 이어서 <나 혼자 산다> 마라톤 편으로 감동도 줬고.

무엇보다 기안84는 현재 MBC에만 고정 출연 중이다. 그런 출연자에게 대상을 주지 않으면 따로 누구에게 대상을 주겠는가. 더불어 PD상은 마땅히 <태세계>의 김지우 PD. 김지우 PD가 아니었다면 나올 수 없는 결과물이니까. 신인상의 경우 SBS는 <손대면 핫플! 동네멋집>의 김지은이 받았으면 좋겠고 KBS는 <골든 걸스> 멤버들이, MBC는 물망에 오른 김대호 아나운서, 덱스 중에 누가 받아도 무리는 아니다.

나름 2023. 3사 통합 <연예 대상>을 뽑아보면 대상은 기안84, 최우수상은 홍진경, 신인상은 <골든 걸스> 멤버다.


정석희 TV칼럼니스트 soyow59@hanmail.net

[사진=MBC, SBS,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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