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3조원 투입해 남부권 관광 개발…유인촌 “공수표 아니다”

이강은 2023. 12. 2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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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앞으로 10년간 3조원을 투입해 남부권 부산·광주·울산·전남·경남 5개 시·도의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연결해 관광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 국내외 관광객이 이들 권역에서 하루라도 더 머물 수 있는 여행지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2일 경남 통국제음악당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지사, 김영록 전남지사, 서정욱 울산 행정부시장, 문영훈 광주 행정부시장,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남부권 광역관광개발계획’을 발표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남부권 광역관광개발계획’과 관련해 얘기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유 장관은 “일몰이 긴 서해와 남해안은 많은 섬과 바다를 낀 좋은 환경을 갖고 있음에도 그동안 투자가 적은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오늘 남부권 광역 관광 개발을 위한 시동이 걸린 만큼 가능한 한 빨리 사업에 착수해 관광객이 찾는 지역이 됐으면 한다”며 이날 발표한 계획의 성공을 기원했다.
박형준 시장도 “남부권 전체를 아우르는 비전을 발표하게 돼 뜻깊다”며 “윤석열정부의 지방시대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도권 일극주의를 벗어나 남부권을 성장축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남부권 전체가 글로벌 수준의 관광 벨트가 될 수 있도록 중앙과 지방 정부가 함께 힘을 모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체부는 2024년 278억원을 시작으로 2033년까지 3조원가량을 들여 영·호남을 연계한 광역 관광자원을 개발한다.  

문체부에 따르면, 이번 계획에서는 ‘K-관광 휴양벨트’ 구축을 위해 남부권을 남동권, 남중권, 남서권3대 권역으로 구분하고 이들 권역의 고유성을 살린 전략사업을 추진한다. 예컨대 부산과 울산, 창원, 통영을 거점으로 하는 남동권의 경우 ‘해양 문화·휴양관광지대’로 개발한다. 문화 콘텐츠를 접목한 관광 이야기를 구현하고 해양 레포츠 산업을 키우며 문화융합상품을 고도화한다. 순천과 여수, 진주를 거점으로 하는 남중권은 ‘한국형 웰니스(건강 관리) 관광지대’로 만든다. 스파 등 건강 관리를 주제로 한 콘텐츠를 강화하고 해양 치유 관광 지구를 조성하는 식이다.

광주와 목포를 거점으로 한 남서권은 ‘남도 문화 예술 관광지대’화 할 예정이다. 섬을 주제로 한 관광 거점을 조성하고 남도 특유의 맛난 음식 상품을 세계화하는 한편 야간관광 공간을 조성한다.

또 2대 활성화 축으로 ‘내륙 소도시 관광 활성화’와 ‘바다·육지 순환 관광 활성화’를 제시하고 권역별 9개 거점에서 8개 강소도시로 관광객 수요를 확산하기로 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남부권 5개 시·도 단체장이 22일 ‘남부권 광역관광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협약서를 든 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정욱 울산 행정부시장, 박완수 경남지사, 박형준 부산시장, 유 장관, 김영록 전남지사, 문영훈 광주 행정부시장.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유 장관은 “이번 계획에는 다도해 바다와 같은 남해안권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해양 관광 개발은 해양수산부 소관인 만큼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그리스 섬들보다 풍광이 좋고 바다가 아름다운 남해안권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완수 경남지사도 “남해안은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이면서 수도권 집중화를 방지하는 대안이 될 거라 생각한다”며 “해수부와 국토교통부 등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남해안 관광계획을 총괄할 수 있는 남해안 관광 개발청이 설치돼 남해안 관광 개발에 집중해야 된다”고 거들었다. 

문체부는 남부권에서 △관광만 구축 △관광경관 명소 연출 △관광 스테이 확충 △수변 관광 공간 조성 △관광정원 전환 등 특화사업도 추진한다. 자율주행, 친환경 유람선, 도심항공교통 등 미래 이동수단을 접목해 접근성을 강화하고 도로변 해안과 산림 등 우수 경관 지점을 상징물로 만들 계획이다. 폐광산, 환경 훼손지 등 유휴·쇠퇴 공간도 관광 자원화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전남은 넓은 갯벌과 풍부한 생태자원, 많은 섬을 잘 융합해 열심히 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것”이라며 “특히 남부권 5개 시도가 크루즈 산업을 위해 힘을 모은다면 더 큰 시너지(동반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문체부는 우선 내년에 62개 사업의 설계실시 등을 위한 예산 278억원을 편성했다. 전문가 컨설팅 등을 통해 남부권 사업 초기부터 지자체 사업 추진을 지원하고 성과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유 장관은 “이번 계획을 통해 대한민국 미래 관광을 선도하고, 남부권이 광역관광의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렇게 (해당 시도)지역자치단체장을 모두 모시고 발표하는 만큼 (이번 계획이)공수표는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장관과 5개 시·도 단체장은 ‘남부권 광역관광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남부권 관광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통영=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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