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0원·법카도 없는 소속사 대표 김준수의 '꿈'
"영생의 삶? 원하지 않아"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 백작을 연기한 김준수가 공연 10주년을 맞은 소감과 함께 자신의 삶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들을 전했다.
'드라큘라'는 내년 3월 3일까지 관객을 만난다.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 기반으로 탄생한 뮤지컬 '드라큘라'는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오직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애절한 이야기를 그린다. 2014년 초연부터 2016년, 2020년, 2021년까지 이어져 이번이 다섯 번째 시즌이다.
김준수는 초연부터 지금까지 빨간 머리 드라큘라 백작으로 무대에 올랐다. 최근 본지와 만난 그는 "이번엔 다른 색을 할까 고민도 했다"며 "삼연 때부터는 빨간 머리를 안 하려고 했는데 본의 아니게 사랑을 받게 되어서 막상 안 하면 초심을 잃었다고 할까봐 유지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이번에는 안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빨간 머리가 물이 잘 빠져서 일주일 단위로 염색을 해야 하고 피부도 안 좋아지고 집에 베갯잇에도 다 빨간 물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안 하고 싶었는데 제작사에서 '그럴 거면 애초에 안 했어야지' 하더라고요. 이걸 보러 오는 사람이 많다고. 마침 10주년이니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어요. 이번이 마지막 빨간 머리 드라큘라가 될 것 같습니다."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해 지금은 뮤지컬 배우로 더욱 존재감을 강하게 굳힌 김준수는 "방송에서 내 노래를 부른 건 동방신기 할 때 6년 정도뿐인데 뮤지컬 무대에 오른 건 12년이 됐다. 뮤지컬 배우로서 활동한 기간이 배가 넘는다. 이제는 오히려 뮤지컬 배우로 내 자신을 설명하는 게 개인적으로 덜 민망하다"고 밝혔다.
"가수로서 저를 소개하기도 하지만 대중에겐 뮤지컬로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뮤지컬과 함께 한 시간이 너무 길거든요. 제가 동방신기였던 걸 모르는 친구도 많을 정도니까요.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바람이 있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뮤지컬 배우로서 하나의 역할을 하는 배우로 늙어가고 싶습니다."
엄청난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뮤지컬 배우 김준수에게 고민도 있는지 궁금했다. "제가 생각보다 치밀하게 생각을 안 해요. 그때그때 주어진 거에만 몰두하고 집중하죠. 몇 년 뒤까지 생각을 안 해요. 예전엔 그런 시기도 있었는데 (계획이) 빠그라지는 경험을 하다 보니까 기대감이 큰 만큼 상실감이 크더라고요. 너무 큰 걸 바라고 생각하고 하면 될 것도 안 되는 느낌이 들어요."
늘 꾸준히 최선을 다해 임해 온 그는 "큰 미래를 그렸다면 번아웃이 올 거 같아서 매 순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다. '기적이 올해까지'라는 마음으로 하자고 생각한다. 매번 콘서트 할 때마다, 방송에 아예 안 나가고 뮤지컬만 하는데 몇 천석을 채울 수 있을까 그 의문을 갖고 한다"며 "'이건 기적이다. 내년엔 안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하다 보니까 20년 동안 해왔다. 신기하고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그 역시 과거 그룹 활동 시절에는 꽉 찬 객석을 보면 당연한 것으로 느낄 때도 있었단다. 하지만 이후 당연하지 않은 일이란 걸 깨달았고 매 순간을 감사하게 됐다. 김준수는 군 복무 시절을 빼고는 20년 동안 공연을 쉰 적이 없다고 회상했다.
소속사 팜트리아일랜드 대표이기도 한 김준수는 "지금 회사가 만들어진지 2년 됐다. 처음엔 개인회사로 하려고 시작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마음에 맞는 배우들끼리 하게 됐다"며 "올해는 나름 구상한 것들을 이뤄본 해다.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도 만들어보고 싶었다. 콘서트도 성료됐고 예전부터 뮤지컬 배우끼리만 부르는 대표 캐롤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하게 됐다. 하나씩 이뤄나가는 게 뿌듯하다"고 밝혔다.
"뮤지컬이 예전에 비해 대중적으로 된 것도 사실이고 지금은 (뮤지컬 배우들이) 드라마 주조연으로 많이 보이잖아요. 그런데 사실 뮤지컬 배우를 섭외하는 방송은 많지 않아요. 그런 시도를 할 수 있는 회사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뮤지컬 배우로서만 수익을 받고 대표 월급은 1원도 없어요. 수익을 남긴다고 제 돈도 아니고, 회사를 돌리는 거에 쓸 생각이라서 (돈이) 남을 거 같으면 뭐라도 해보자 하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게 우리 회사의 장점 같아요. 저는 법인카드도 없고 개인카드를 씁니다. 아, 직원들은 법인카드가 있어요. 하하."
끝으로 "드라큘라가 영생(永生)의 삶을 준다면 어찌 하겠나"라고 김준수에게 묻자 즉답이 돌아왔다. "안 할 겁니다. 죽을 때는 죽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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