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왜 ‘투 스타’를 구하려 하나 [The 5]

하어영 2023. 12. 23. 14: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he 5][더 파이브: The 5] 채상병 순직 사건, 군기문란인가 국기문란인가
지난 7월20일 포항 해병대 1사단 분향소에서 채아무개 상병의 어머니가 아들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울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검색창에 ‘휘클리’를 쳐보세요.

▶▶남종영 환경논픽션 작가가 진행하는 ‘고래와 기후위기’ 대면수업이 궁금하다면 ‘휘클리 심화반’도 신청해보세요. ▶▶휘클리 심화반 강연·모임 신청

수해 실종자 수색 중 숨진 채아무개 상병 사건의 수사책임자인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대령)에 대한 재판이 지난 7일 처음 열렸습니다. 그는 수사 자료를 경찰로 이첩하지 말라는 명령을 어긴 ‘항명’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대한 ‘상관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판 일주일 뒤인 지난 14일 사건과 관련된 중요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수사단이 기록을 경찰로 이첩한 직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과 해병대사령관 쪽이 전화 통화한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그 뒤 국방부는 사건을 되가져가겠다고 경찰에 통보했고, 박 수사단장을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대통령실이 사건 회수에 개입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인데요. 대통령실은 왜 채 상병 순직 사건에 직접 나선 걸까요? 법조팀 오연서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The 1]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를 듣고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격노한 뒤 수사가 완전히 달라진 건가요?

오연서 기자: 시점만 놓고 보면 그렇습니다.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는 7월31일 곧바로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빼라는 지시가 박 수사단장에게 직·간접적으로 내려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8월2일 경찰로 이첩한 수사 자료를 회수한 뒤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재조사한 결과를 보면 사단장은 빠지고 현장 지휘관인 대대장 둘의 혐의만 적용해서 경찰에 재이첩했습니다. 조사결과가 바뀐 것이죠.

[The 2] 그게 사실이라면 윤 대통령은 왜 그리 화가 났을까요?

오연서 기자: 윤 대통령은 평소 각종 참사 때도 고위직의 지휘 책임을 단 한 번도 묻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검사 출신으로 기대했던 조사 결과가 있었을 텐데요. 수사 결과를 받아보고 스스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순간의 감정을 드러냈을 거란 주장이 나옵니다.

[The 3] 대통령이 격노해서 대통령실이 움직인 걸까요?

오연서 기자: 대통령은 물론이고 대통령실도 굳이 국방부 장관의 결정(7월31일 해병대 수사단 결재)을 번복하게 만들어 문제를 일으킬 이유가 딱히 없다는 말도 나옵니다. 그러다 보니 현재 외교 안보라인의 실세로 불리는 김태효 안보실 1차장, 이종섭 국방부 장관, 임성근 1사단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작용한 게 아닐까 하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 임 사단장 ‘개인플레이’란 시각도 있고요.

[The 4] 별 두 개 사단장이 벌일 수 있는 일일까요?

오연서 기자: 임 사단장이청와대에서 근무할 만큼 실력 있는 사람이었던 건 사실입니다. 그 인맥을 이용해 최대한 살아나 보려고 했다는 시각인데요. 사단장의 사촌동생이 검사장이라 그쪽에서 (해병대수사단으로) 외압이 들어왔을 수 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임 사단장이 일부 국회 국방위원들과 친분이 있었다는 말도 있고요. 청와대에 다녀올 만큼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다가 수색작전 실패의 오명을 쓰고 옷을 벗는다면 그 뒤 예비역으로서의 삶도 명예롭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더 필사적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The 5] 사건이 복잡한데요.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수사나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오연서 기자: 사실 전문가들은 채 상병 순직 사건만 정상적으로 처리했으면 이렇게 사건이 커지거나 오래 걸리진 않았을 거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사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과정에서 자꾸 사단장을 빼느니, 넣느니 하다가 외압이 폭로됐다는 겁니다. 또 그게 점점 사실로 드러나면서 사건이 세 갈래로 갈라지게 된 거고요. 순직 사건, 항명 사건, 외압 사건으로요.

일단 항명 사건은 박 전 수사단장에 대한 첫 재판이 시작됐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다음 재판 날짜는 아직 잡히지 않았습니다. 채 상병 순직 사건은 국방부 조사본부가 경북경찰청에 사단장은 빼고 대대장 혐의만 기록해 보낸 상태입니다. 9월7일 경찰이 해병대 1사단을 압수수색을 한 뒤로는 진척이 없는 상황이고요. 마지막으로 (국방부와 대통령실의) 외압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맡고 있는데 이것도 본격 수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The 5]에 다 담지 못한 채 상병 순직 사건 과정, 국방부·대통령실의 외압 의혹을 휘클리에서 모두 읽어보세요.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