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뜨아에 꽂혀있는 납작한 빨대? 막대?…근데 그거 뭐지? [그거사전]
[그거사전 - 7] 카페에 있는 좁고 작은 빨대인지 뭔지 ‘그거’
‘홀짝거리다/조금씩 마시다’(sip)라는 영어 단어에 막대, 지팡이 등 길쭉한 물체를 뜻하는 스틱을 덧붙였다. 빨대처럼 관 모양으로 뚫려 있지만, 가로의 중앙 부분을 눌러 맞닿게 해 ∞ 모양으로 납작하게 만든 것이 특징.
십스틱이 입에 착 붙기는 하지만, 명확한 출처는 불분명하다. 2016년 이후 언론 기사 등을 통해 몇 차례 소개되기도 했고 포털 사이트에 등재된 신어 사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북미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명칭과 맞아떨어지지는 않기 때문.
포털 사이트를 통해 십스틱이란 단어의 최초 등장 시점을 추적해본 결과 2004년 12월 16일경 ‘네이버 지식iN’에 올라온 질문에 이르렀다. 닉네임 휘뚜루가 올린 ‘커피 테이크 아웃할때 빨간 막대의 용도’란 질문 글에 다음날 sy****이란 이용자가 답글에 십스틱을 언급하며 “조금씩 홀짝홀짝 마시는 막대기”라고 정확한 용도까지 정의 내려준다. 해당 답글을 남긴 이용자에게 출처 등을 문의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
① 젓개다.
재료를 잘 뒤섞기 위하여 휘젓는 교반기(攪拌機)의 역할을 한다. 빨대처럼 음료를 빨아 마시기 위한 용도로 쓰기에는 그 구멍이 너무 좁다. 그렇다면 왜 빨대로 오해하게 봉(棒)이 아닌 관(管·대롱) 모양으로 뚫려 있느냐 -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정해져 있다. 그편이 경제적이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뚫려 있는 만큼 원재료인 플라스틱을 아낄 수 있다. 구조적으로도 속이 찬 원통 형태보다 비어있는 관 형태가 동일 중량 대비 높은 강도를 자랑한다. 또한 원재료인 폴리에틸렌의 비중(0.92~0.96g/mL)은 물(1.0g/mL)보다 낮아 구멍이 없다면 물 위에 뜨게 된다. ∞ 모양으로 납작하게 눌려 있는 형태도 원형보다 휘젓기에 적합하다.
이름부터가 ‘홀짝거리며 마시는’ 상황을 상정한 작명이다. 단순히 휘젓는 용도라면 종이나 나무 등으로 만든 납작한 스터러 혹은 머들러가 이미 존재한다. 뜨거운 음료에 바로 입을 대고 마실 경우 입술이나 혀를 델 수 있다. 반면 십스틱의 경우 빨아올리는 과정에서 뜨거운 음료가 납작한 통로를 지나며 빠르게 식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구멍이 좁은 이유도 뜨거운 음료를 한꺼번에 마시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배려한 것이다.
젓개론자의 승리가 눈앞이다. 하지만 이미 십스틱을 애용하고 있는 수많은 빨대론자들을 전부 이단이라고 배척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굳이 안 해도 될 조언을 하는 사람을 우리는 꼰대라고 부른다. 적당히 타협해 ‘마시는 용도로도 쓸 수 있는 빨대 겸 젓개’ 십+스틱이라고 해두자.
- 다음 편 예고 : 중화요리 식당에 돌아가는 식탁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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