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진 "느낌 있는 배우 되고 싶어" [★FULL인터뷰]
무명 배우, 그러나 이제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배우가 있다. '어? 저 배우. 그 소대장'이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이상진이다.
이상진은 지난 11월 24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시리즈 ''소년시대'에 출연했다. '소년시대'는 1989년 충청남도, 안 맞고 사는 게 일생일대의 목표인 '온양 찌질이' 병태(임시완 분)가 하루아침에 부여 짱으로 둔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다이내믹 청춘 활극이다.
'소년시대'에서 이상진이 맡은 캐릭터는 부여농고 학생 조호석이다. 조호석은 장병태의 친구로 감정에 솔직한 의리파이자, 장병태와 함께 '아산의 백호' 정경태(이시우 분)와 맞서는 인물이다.
이상진은 '소년시대'를 통해 인상 깊은 연기로 주인공 못지않은 관심을 받았다. 드라마 '신병' 시즌1, 2에 이어 '소년시대'로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신병'에서 FM 소대장 소위 오석진 역을 맡아 펼쳤던 융통성 없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동급생의 폭력에 어깨 펴지 못하는 모습은 이겨내길 바라는 응원의 마음을 끌어냈다.
'소년시대'로 '이상진 시대'까지는 아니었지만, 언젠가 '이상진 시대'를 열 수 있는 날을 기대케 한 배우 이상진을 스타뉴스가 만났다.
▶ 폭력을 찌질한 친구들이 용기를 내 응징했다. 또 폭력 가해 친구들을 폭력의 굴레에 넣지 않고, 손을 내밀고 우리의 방식대로 흡수했다. 훈훈한 결말이었다. 또 부족한 저, 호석이도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소년시대'가 여러분들 가슴속 한 쪽에 작게나마 자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소년시대'가 화제를 일으키면서 이상진에게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주변 반응도 남달랐을 것 같다. 기분이 어떤가.
▶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주변 반응은 폭발적이다. 이전에는 "잘 봤어"라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진짜 재밌어"라고 새로운 반응이 나왔다. 진짜 재미있게 봤을 때 나오는 반응이었다.
-'신병'을 함께 했던 동료 배우들의 반응은 없었는가.
▶ 강효승(차병호 역)으로부터 "'신병'만큼 기다려지는 드라마. 재미있게 시청자로 보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성윤모 역의 김현규도 재미있게 봤다고 연락을 줬다. 뿌듯했다.
-'소년시대'에서 존재감을 마음껏 뽐냈다. 조호석 역을 맡게 된 것은 만족했는가.
▶ 굉장히 만족합니다! 서사가 깊은 역할이 처음이었다. 이런 역을 연기한 게 처음이었다. 그래서 호석이를 연기하는 게 기뻤다.
-이상진은 자신을 알릴 수 있었던 조호석을 연기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무엇이었는가.
▶ 솔직함이었다. 연기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게 '솔직해지자'였다. 호석이는 솔직하고, 투명한 친구였다. 그래서 솔직한 부분을 잘 보여드리려 고민도 많이 했다.
-'소년시대'를 통해 연기가 한층 더 성장한 느낌이다. 스스로 무엇을 얻었다고 생각하는가.
▶ 작품을 할 때마다 성장하고, 배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소년시대'에서의 성장은 이전과 크기가 달랐다. 거창하게, 어마어마한 성장은 아니다. 그러나 제 안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많은 것을 시도해봤다. 실패도, 성공도 해봤다. 극 중 농고 학생들끼리도 너무 사이가 좋았고, 그 안에서 찌질이로 불리는 친구들과도 친하게 지냈다. 어떻게 하면 하모니를 이룰까 생각했던 것 같다. 또 병태, 지영(이선빈 분)이와 연기를 예쁘게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한 사람이 돋보이려 했던 것보다 한 신(장면)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 저는 목표를 향해 달리기 때문에, 역경이 있다면 버티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10년 무명의 시기도 버틸 수 있었다. 사실 저도 힘들었다. 제일 힘들었던 게 사회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친구들과 비교되는 게 힘들었다. 배우로 이룬 게 없어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살았다. 그때는 너무 힘들었던 시기였지만,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저한테 꼭 필요했던 시간이다. 아르바이트도 정말 많이 했다. 편의점, 패스트푸드 체인점, 밀랍 인형 박물관 보안 아르바이트까지 했었다. 그런 시절에도 배우의 꿈은 계속 키웠다. 밀랍 인형 박물관에서 야간 근무를 하면, 저만 남아 있다. 대본을 가져가서 연습했다. 연습할 상대가 없으니까, 밀랍 인형을 보면서 연습했다. 밀랍 인형이 유명 인사들이었다. 그래서 상대로 연습하기에 좋았다.
-역경을 버티고 이겨냈다. 이제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는가.
▶'느낌 있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 '느낌이 있다'는 거는 여러 가지를 아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배우'로 불리는 것도 지금은 부끄럽다. 제가 더 성장해서,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될 때. 나중에 '느낌 있는 배우 이상진'으로 불리고 싶다.
-이번' 소년시대'에서 극 중 절친 임시완, 짝사랑 상대 이선빈(박지영 역)과 호흡을 했다. 두 배우와 호흡은 어땠는가.
▶ (저한테) 과분했다. 호흡이라고 말할 것도 없었다. 두 배우의 호흡에 제가 잘 끼워졌던 것 같다. 그들의 출중한 연기에 제가 잘 딸려간 것 같다. 두 분이 저를 품어줬다. 두 배우가 저를 연기자로 존중해주고, 배려해줬다. 그 덕에 저도 재미있게 잘 할 수 있었다.
-'소년시대' 마지막화 공개에 앞서 폭력에 대한 응징이 예상됐다. 폭력을 응징하는 과정에서 어떤 통쾌함을 느꼈는가.
▶ '통쾌함만 있었다'는 아니었다. 저는 안쓰러움도 있었다. 다 똑같은 사람이고, 고2가 뭘 안다고 그랬을까 싶다. 그래서 병태의 모습을 보면서도 안타까웠다. 또 모두가 안쓰러웠다. 그러나, 경태는 혼나야 하는 게 맞다.
-'소년시대'에서 정당화될 수 없는 부당한 학교 폭력이 다뤄졌다. 이상진은 부당함에 나서는 스타일인가. 어떻게 대처하는가.
▶ 원래 잘 나서지 못했던 성격이다. '소년시대'를 하면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호석을 연기하면서 느낀 게 '호석이는 용기 있는 친구'였다. 그래도 할 말은 하는 친구였다. 부당함에 대해 체면을 차려야 할 필요가 없다. '소년시대'를 계기로 부당함,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바로 잡아나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소년시대'의 흥행으로 일각에서 시즌2 제작에 거는 기대감도 높다. 시즌2 소식이 있을까.
▶ 저도 시즌2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저도 꼭 나왔으면 한다. 제 생각, 느낌으로 임시완 선배도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저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시즌2가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 저도 그런 반응을 접했다. 재미있었다. 감사하다. 생각보다 저를 생각해주시고, 언급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했다. '신병' '소년시대', 이렇게 두 작품을 이어서 봐주시는 게 재밌다. 행복하게, 재미있게 (팬들의) 반응을 보고 있다.
-'소년시대'를 향한 이상진의 애정이 상당히 크게 느껴진다. 혹시, '신병' 새 시즌, '소년시대' 시즌2 제작 시기가 겹치면 어떤 작품을 선택할 것인가.
▶ 저한테 두 작품은 소중하다. 만약에 두 작품이 같은 시기에 제작이 된다면, 어느 작품을 선택하기보다 제가 잠을 못 자더라도 어떻게든 두 작품을 할 거다. 두 작품 모두 새 시즌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년시대'가 지나간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 이상진의 학창 시절은 어땠는가. 싸움도 했는가. 그리고, 어떤 스타일의 학생으로 학창 시절을 보냈는가.
▶ 중학교 시절에 한 번 싸운 적이 있다. 그 이후로는 싸운 적이 없다. 제가 졌다. 이후에 말다툼 정도만 하고, 싸움을 하지 않았다. 저는 그런 거 싫어한다. 그리고 저는 '샤이한 관종'이었다. 친구들 웃기는 거를 좋아했다. 그때는 개그맨이 되고 싶어 했는데, 웃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개그맨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왜 배우가 됐는가.
▶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연기를 접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나, 배우가 되어야겠다'라고 꿈꾸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준비했었다. 그 전에 제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미치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배우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 후 배우가 되기 위해 계속 두드리고, 걸었다.
▶ 저는, 짝사랑을 실패한 경험이 없다. 제 레이더에 포착되면, 상대를 제 옆에 항상 있게 했다. 그렇게 하면서 짝사랑을 성공으로 만들었다. 그게 저와 호석이의 가장 다른 점이다. 저는 '연애 은둔 고수'다.
-연애 은둔 고수라면, 연애 프로그램 출연도 가능한가.
▶ 제 경험담을 토대로 조언이 가능하다. 그런 조언자 역할로 연애 프로그램에서 섭외해주시면 잘할 것 같다.
-앞으로 많은 작품에 출연하게 될 것 같다.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가 있는가.
▶ 제가 게임을 할때 닉네임을 '박재한 사랑해'라고 만든다. 박재한은 박정민, 안재홍, 변요한 배우의 이름을 한 자씩 따서 만들었다. 제가 존경하는 마음으로 만든 거다. 너무 좋아하는 선배님이다. 꼭 한번 같이 연기하고 싶다. 장르는 상관없다.
-앞으로 더 많이 알려져서,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제의도 온다면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보고 싶은가.
▶ '런닝맨'이다. 제가 유재석 선배님을 우상처럼 생각한다. 만나보고 싶다. 밥 먹을 때도 꿈꾸던 자리다. 게스트로 '런닝맨'에 꼭 한번 출연하고 싶다.
-'소년시대'까지 지켜봐 준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 정말 감사하다. 관심 주신만큼,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끝.
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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