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종합] "롤모델 김혜수 축하에 울컥"…고민시,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기적 (청룡영화상)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기적 같은 순간이었다. 배우 고민시(28)가 데뷔 7년 만에 제44회 청룡영화상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지난여름 한국 텐트폴 영화 중 첫 주자로 나선 '밀수'는 514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작품 안에서 강렬한 등장을 알린 고민시는 선배들 사이에서 '밀수' 판을 제대로 뒤흔들어놨다. 촌스러운 갈매기 눈썹부터 은갈치 색 한복까지 파격적인 스타일링은 물론, 극의 흐름의 중심에 선 김혜수, 염정아와는 환상적인 워맨스 케미를 만들어내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도록 센스 만점 연기력을 발휘하며 차세대 충무로를 이끌어갈 샛별임을 증명해 냈다. 심사위원들 역시 "고민시가 고춧가루처럼 매콤한 매력을 선사했다"고 극찬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수상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스포츠조선과 만난 고민시는 "정말 이렇게 많은 분들이 늦은 시간까지 청룡영화상을 시청하고 계실 줄 몰랐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SNS를 확인했는데, 제가 상 받는 장면이 숏폼 영상으로 많이 올라와있더라. 그저 무대에 올라갈 때 안 넘어진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앞으로는 후보에 오르면 무조건 수상 소감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상 소감 당시 '밀수' 팀 식구들을 언급했는데, 딱 정민 오빠 이야기만 빼놨더라. 오빠가 가장 많이 축하해 줬는데 너무나 미안했다. 갑자기 긴장이 돼서 감독님 성함까지 기억이 안 났다. 류승완 감독님을 '류승범 감독님'이라고 말할 뻔했다"고 생생히 떠올렸다.
올해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후보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웠지만, 이 기쁨을 혼자서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고민시는 "청룡영화상은 모든 배우들의 꿈의 무대 아닌가. 근데 막상 신인여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됐을 때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부모님께도 시상식 전날인가 이틀 전에 '혜수 선배님 청룡영화상 마지막 진행하시는 모습 보고 오겠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엄마가 시상식 당일에 생중계를 시청하시다가, 딸이랑 너무 닮은 애가 신인여우상을 받는 걸 보고 깜짝 놀라셨다더라. 왜 후보에 오른 걸 미리 말하지 않았냐고, 정말 내 딸이 상을 받은 게 맞는지 믿기지 않았다고 하셨다. 그만큼 저도 전혀 수상을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에 뭔가 말씀드리기가 어려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특히 청룡의 안방마님이자, '밀수'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선배 김혜수의 피날레 무대였던 만큼, 수상의 의미는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고민시는 수상 소감을 통해 "영화 속에서 옥분이가 춘자 언니를 롤모델로 생각했던 것처럼 저도 혜수 선배님이 닦아놓으신 멋진 길을 잘 따라갈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혜수 선배님이 시상식 당일에는 정신없으실 것 같아서, 다음날 아침에 연락을 드렸다"며 "저한테 음성 메시지로 답을 주셨는데, 너무 진심이 느껴지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선배님이 '무대 위에서 민시가 상을 받는 모습을 직접 봐서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 신인상은 딱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상이니까, 이 행복을 고스란히 느꼈으면 좋겠다, 민시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우리 애기 너무 사랑한다. 우리는 언제 만나더라도 이상하지 않으니, 그때까지 건강 잘 챙기면서 지내라'라고 길게 보내주셨다. 선배님이 저를 보고 예전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더 애착이 간다고 말씀해 주셨었는데, 이 음성 메시지를 듣고 한동안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고 전하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고민시는 '밀수'의 출연진뿐만 아니라 제작진에게도 듬뿍 사랑받은 막내였다. 신인여우상 이름에 고민시의 이름이 호명되자,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까지 한 마음 한 뜻으로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줬다. 그는 "'밀수'를 촬영하면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는 거에 가장 감사함을 느꼈다"며 "종수 선배님이 시상식 끝나고 뒤풀이 현장에서 진심으로 축하해 주셨다.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님도 제가 신인상 받은 거에 얼떨떨해하니까 '정말 공정하게 받은 상이니 앞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청룡영화상의 신인여우상은 무게감이 다르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시상식 현장에서 수상의 기쁨을 함께하지 못했지만, '밀수' 해녀팀 김재화, 박준면, 박경혜, 주보비를 향한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고민시는 "시상식 끝나고 혜수 선배님, 정아 선배님과 해녀 언니들이 양양에 놀러 갔다 오셨다. 저랑 준면 언니만 스케줄 때문에 못 갔는데, 저희 둘을 위해서 단체 채팅방에 해돋이 사진을 보내주셨다. 최근에는 재화 언니가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에서 우수연기상을 수상하셨다. 모두가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고 축하해 줬다. 이렇게 가족 같은 분들을 만났다는 자체만으로 저에겐 큰 행운이다"라고 기쁨을 표했다.
'밀수' 팀의 탄탄한 팀워크는 이미 시상식 시작 전부터 많은 팬들의 뜨거운 환호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염정아와 조인성, 박정민, 고민시가 함께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기 때문. 이와 관련 고민시는 "인성 오빠가 낸 아이디어"라며 "인성 오빠가 정아 선배님이랑 통화할 때 도착 예정 시간을 물어보셨다. 그 이후에 저한테도 '언제 도착할 것 같냐'고 하셔서, 차를 둘둘씩 나눠 탔다. 이 정도로 배우들의 화합이 좋은 경우가 잘 없는데, 다시 생각해 봐도 이례적인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민시에게 청룡영화상은 더 큰 용기와 자신감을 북돋아준 유일무이한 존재가 됐다. 그는 "'밀수'는 정말 다른 작품에 비하면 고생도 안 했고, 행복하게 즐기면서 촬영했다. 어느 정도 제가 고생을 했다고 생각하면 뭔가 일종의 보상 심리라고 생각을 할 텐데 오히려 얻은 게 더 많았던 현장이었다. 굳이 이유를 찾는다면 홍보를 열심히 했으니까 '황금막내상'의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을까 싶다(웃음). 그동안 촬영 현장에서 받았던 사랑을 잘 기억하고 후배들에게 똑같이 나눠주라는 의미로 주신 상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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