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안전지대' 가자 남부에 초대형 폭탄 수백발 투하"-NYT

남부로 대피 촉구하며 907㎏급 폭탄 208차례 사용
이스라엘군 "민간인 사상자 최소화 노력하고 있어"

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이 진행되는 동안에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은 이스라엘 남부에서 촬영된 것이다.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전쟁을 개시한 첫 6주간 민간인들에게 안전지대라고 안내한 지역에 초대형 폭탄을 일상적으로 투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위성사진과 현장 영상, 전문가 분석 등을 종합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MK-84 등 2000파운드(약 907㎏) 무게의 초대형 폭탄을 약 208차례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2000파운드 폭탄은 인구 밀집 지역에 투하할 경우 피해가 너무 커 미군도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를 하마스의 본거지로 지목, 주민들에게 남부로 피난하라는 대피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약 100만여명의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버리고 남부로 피난했지만 이스라엘군은 북부를 장악한 뒤 하마스가 난민들과 함께 도망갔다며 남부에서도 지상작전을 펼쳤다.

바로 이렇게 이스라엘군이 남부를 민간인을 위한 '안전지대'로 조성해놓고서도 무차별 공습을 퍼부었다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무너진 가자지구 칸 유니스 지역의 건물 사이로 구조대원들과 주민들이 서있다. 2023.11.13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NYT는 이스라엘군이 대피지역으로 설정한 곳의 위성사진에서 인공지능(AI)으로 지름 12ｍ 이상의 폭탄 분화구 등을 분석한 결과 2000파운드급 폭탄 투하 흔적 약 208곳을 발견했다.

매체는 위성 이미지의 한계 등으로 포착되지 않은 사례도 많을 수 있다면서도 가자지구 남부에서 이스라엘군이 사용하는 포탄이 민간인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와 관련한 NYT 질의에 "이스라엘의 최우선 과제는 하마스를 파괴하는 것이고 이런 종류의 질문은 나중에 조사하겠다"며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실현 가능한 예방 조처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미국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와 같은 시가전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소형 폭탄의 공급량을 늘렸지만 지난 10월부터 2000파운드급 폭탄 약 5000발 이상 보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은 현재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전투하면서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칸유니스 지역 동부의 한 마을이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무너져 초토화된 모습. 2023.11.27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