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2년 타니 16kg 감량…어느 순간 고혈압 당뇨도 사라졌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대 후반이었습니다. 사업하면서 접대를 많이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몸이 힘들었죠. 체중이 92kg까지 나갔고 고혈압에 당뇨까지 나왔죠. 어느 날 친구 따라 산에 갔는데 너무 좋은 겁니다. 개울이 흐르고, 꽃과 나무, 바위…. 어릴 때 기억이 솔솔 났죠. 그때부터 산을 다시 타기 시작했죠. 지금은 체중을 76, 78kg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혈압과 당뇨도 없습니다.”
주거지인 강원 원주시에서 가까운 치악산을 자주 올랐다. 평일엔 1만2000보에서 1만5000보를 걷고 주말엔 산을 오르는 루틴을 반복하고 있다. 그는 “산은 한번 타면 1~2시간에 끝낼 수 없고 4~6시간을 타야 한다.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는 게 힘들지만 정상에 올라갔을 때의 감동, 내려왔을 때의 성취감이 너무 좋다. 그렇게 산을 타고 내려오면 지난 한주 내 몸속에 묵었던 모든 찌꺼기가 빠져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렇게 산을 7개월 타다 보니 체중이 줄기 시작했고, 2년째부터 현재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엄격한 의미에서 등산을 인터벌트레이닝과 동급으로 놓을 순 없다. 하지만 산을 오를 때 급경사와 완만한 경사, 평지, 내리막이 반복된다. 이를 휴식할 때까지 1시간 이상 하니 일종의 인터벌트레이닝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등산은 1, 2시간 안에 끝내기보다는 5~8시간까지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큰 효과가 있다.
최근 피트니스센터에서는 인터벌트레이닝을 다이어트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터벌트레이닝을 하면 에너지 소비가 많기 때문이다. 운동생리학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과 불완전 휴식을 반복하면 그 자체로 엄청난 체력을 소비하게 된다. 어느 순간 숨이 턱 막힐 정도다. 하지만 우리 몸은 어느 시간이 지나면 그런 훈련 상황에 적응하게 돼 에너지 소비량을 높인다. 1시간 동안 10km 달리는 것보다 100m 인터벌트레이닝을 10회 하는 게 에너지 소비엔 효과적일 수 있다.
“사업을 하다 보면 머리 아픈 일들도 많죠. 그럼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처음엔 낚시를 즐겼어요. 혼자 생각은 많이 할 수 있는데 계속 앉아 있으니 체중 감량엔 전혀 도움이 안 됐죠. 그래서 산을 타는 것으로 바꾼 것입니다.”
7년 전부턴 등반가인 친구 따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오르기 시작했다.
“과정은 힘들지만 정상에 오르면 정신이 해방된 느낌이 듭니다. 산은 저를 감싸줍니다. 자연의 품속에 안기는 느낌이랄까. 어머니 품속처럼 정말 편안해요. 히말라야는 더 환상적이었습니다. 맑은 공기는 기본이고, 산을 올라갈수록 그 신성함에 빠져들죠. 눈 녹아내리는 계곡물도 깨끗하죠.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1주일 넘게 하루 약 20km씩 걷고 나면 몸이 다시 태어난 느낌입니다.”
임 회장은 안나푸르나를 두 번째 오르다 초라한 학교를 보고 2019년 네팔 다닝 성커데비고교 도서관 건립에 기여했다. 그는 “산을 오가며 만난 네팔 사람들이 너무 순수했다. 그런데 학생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가장 원하는 게 도서관이라고 해서 제가 주도해 지어줬다”고 했다.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엄홍길휴먼재단을 통해 네팔에 학교를 지어주고 있지만 개인 차원의 도서관 기부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제 능력 안에서 줄 수 있는 도움이었습니다. 히말라야가 저뿐만 아니라 한국 등반객들에게 큰 위안을 주고 있으니 그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탓에 가지 못하다 지난해 말 들어가서 완공된 도서관을 보고 왔어요. 뿌듯했습니다. 책 구입, 도서관 유지 관리 등을 계속 후원하고 있습니다.”
“산은 언제나 가면 새로워요. 어느 계절에 갔느냐, 누구랑 갔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다르죠. 무엇보다 제가 가고 싶을 때 언제나 갈 수 있다는 겁니다. 친구들이랑 가기도 하지만 혼자 갈 때가 더 행복해요. 아무 생각 없이 온전히 저만을 느끼며 오를 수 있죠. 이제 사업은 거의 제가 손을 뗀 상태입니다. 자식들에게 거의 다 넘겼죠. 저도 낼모레 나이 70세인데 제 인생을 살아야죠. 제가 이 나이에 돈 벌려고 가수 하는 것도 아니고…. 인생을 즐기려고 합니다. 노래하며 산을 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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