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시대' 이상진이 공개한 요구르트 상납 신의 비밀 [인터뷰]
호흡 맞춘 임시완·이선빈 칭찬
"느낌 있는 배우 되고파"
'소년시대' 이선빈은 임시완에게 왜 자신에게 요구르트를 가져오지 않는지 묻는다. 그때 이상진이 이선빈에게 슬쩍 요구르트를 내민다. 그러면서 "오늘부터는 내가 상납하겠다"고 말한다. 이선빈은 이상진의 짝사랑 상대다. 그러나 이선빈에게는 이상진의 마음을 받아줄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다. 이선빈은 "또 한 번 훔쳐보면 눈을 쏙 뽑아버리겠다"며 화를 내고 이상진은 "훔쳐보는 게 아니면 쳐다도 못 보게 하지 않냐"고 속상한 마음을 호소한다.
놀라운 점은 많은 이들을 웃게 만든 이상진의 대사가 애드리브로 탄생했다는 사실이다. 매력적인 캐릭터 조호석을 만난 배우 이상진은 제대로 빛을 발했고 수많은 팬들을 탄생시켰다. 이선빈은 일찍이 "호떡(조호석 별명)맘들이 생기겠다"고 말했다는데 그의 예상이 정확하게 들어맞은 셈이다. 실제로 만난 이상진은 조호석과 닮은 듯 달랐다. 대화를 통해 상대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다가도 센스 넘치는 멘트까지 던졌다. "전 호석이와 달리 고백 공격을 한 적이 없어요. 사실 고백도 많이 받았습니다. 하하."
이상진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디퍼런트컴퍼니에서 본지를 만나 쿠팡플레이 시리즈 '소년시대'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소년시대'는 1989년 충청남도, 안 맞고 사는 게 일생일대의 목표인 온양 찌질이 장병태(임시완)가 하루아침에 부여 짱으로 둔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다이내믹 청춘 활극이다. 이상진은 부여농고의 대표 찌질이 조호석 역을 맡았다.
대표 찌질이 된 이상진
이상진은 '대표' 찌질이라는 설정이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그는 "대표라는 말이 좋다. 1등이지 않나"라며 웃었다. 이상진이 바라본 조호석은 솔직하고 투명한 인물이었다. "'이렇게 연기하면 어떻게 보일까'라고 생각하기보단 '대본이 좋으니 대본을, 상황을 믿자. 호석이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고민을 하며 연기했죠.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솔직하게 연기하는 거였어요. 제가 진짜 느낀 걸 토대로 표현했습니다."
그는 캐릭터 그 자체가 됐다. 외적인 면에서도 조호석과 가까워졌다. 이상진은 "얼굴을 태우려고 했다. 농업고등학교의 시골 아이이지 않나. 농사일을 많이 할 테니 내 얼굴이 까매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태닝을 굳이 할 필요는 없었단다. 당시 드라마 '신병' 야외신을 촬영 중이었던 그는 '선크림을 바르지 말고 겸사겸사 태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상진은 "그때는 주근깨 생각을 간과했다. 자외선을 직방으로 맞으니까 주근깨가 막 생기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마침 호석이랑 잘 어울리게끔 주근깨가 나와서 괜찮겠다 싶었다"고 긍정적인 면모를 보였다.
이선빈은 이상진에게 "오빠, 그 주근깨 그린 거야?"라고 물었단다. 이상진이 "내 주근깨인데"라고 답하자 이선빈은 자신의 경우 주근깨 분장을 따로 했다면서 부러움을 내비쳤다. 현장의 훈훈한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승차감 좋았던 시완 버스
임시완 이선빈과 이상진의 케미스트리는 '소년시대'를 한층 빛나게 만들었다. 두 사람과의 호흡에 대해 묻자 이상진은 "감히 좋았다고 하는 것도 그렇다. 너무 좋아하던 선배, 배우들이다"라고 답했다. 자신이 좋아했던 작품에는 늘 임시완이 출연했단다. 이상진은 "'소년시대' 촬영할 때 쉬는 날이 있었다. '비상선언'을 봤는데 시완이 형의 연기가 정말 어마어마하다더라. '진짜 최고다' 생각하고 촬영장에 갔는데 시완이 형이 없고 병태가 있었다. 배바지를 입고 '왔어?'하는데 적응이 안 됐다"고 말했다. 임시완은 '비상선언'의 빌런으로 활약한 바 있다.
이상진은 '소년시대'의 촬영장 분위기가 뜨거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날씨도,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열정도 그랬다. 신인 배우들은 물론이고, 스타 감독님인 이명우 감독님의 열정까지 뜨거웠다"고 이야기했다. 이선빈은 이상진에게 "호떡맘들이 생기겠다. 두고 봐라. 분명히 호떡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길 거야"라고 말했단다. 당시를 떠올리던 이상진은 "내가 잘해서 된 게 아니라 주변에서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 선빈이는 호석이가 짝사랑의 아픔을 겪게끔 연기해 줬다. 병태는 호석이가 자아내는 안타까움을 너무 잘 만들어줬다. 연기 고수들에게 얹혀갔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선빈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임시완을 칭찬하며 "시완 버스를 탔다"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상진 또한 "시완 버스를 나도 잘 탔다. 승차감이 정말 좋더라"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이상진은 '소년시대'의 배우들을 통해 많은 것들을 느꼈다. 임시완을 보면서는 리더십과 미래를 보는 시각을 배웠다. 이상진은 "시완이 형이 배우들을 많이 챙겼다. 밥도 사 먹이고 좋은 위스키를 가져와서 한잔하기도 하며 친밀도를 높여줬다. 누구 하나 빼먹지 않더라. 리더십을 배우고 싶었다. 시완이 형은 정말 건강한 사람이다. 미래를 바라보고 안주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다"고 이야기했다. 이선빈에게서는 에너지가 돋보였다고 했다. "선빈이에게는 분위기를 휘어잡는 느낌이 있다. 배우들이 연기하기 편하게, 스태프들이 재밌게 촬영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긍정적이고 예쁜 에너지가 있다"는 게 이상진의 설명이다.
'소년시대'의 비하인드 스토리
조호석은 부여농고의 대표 찌질이이지만 알고 보면 속 깊은 인물이다. 큰 잘못을 한 장병태(임시완)에게 손을 내밀고 짝사랑 상대인 박지영(이선빈)에게는 용기 있게 마음을 표현한다. 조호석이 장병태를 대신해 박지영에게 요구르트를 상납하겠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은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상진은 "원래는 대본에 '후다닥 들어가서 요구르트를 사 들고 나온다'라고 쓰여 있었다. 그런데 애드리브로 '오늘부터는 내가 상납할게'라고 했다. '훔쳐보는 게 아니면 쳐다도 못 보게 하지 않나'도 애드리브였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조호석이 박지영에게 고백한 후 거절을 당하는 장면은 애청자들 사이에서 '고백 공격' 신이라고 불리곤 한다. 이 이야기가 나오자 이상진은 '더 글로리'에서 손명오를 연기한 김건우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건우랑 정말 친하다. 건우도 '더 글로리'에서 혜정이(차주영)에게 고백 공격을 하는 신이 있지 않나. (친구랑) 같이 고백 공격이라는 말을 들으니까 재밌기도 하더라"고 말했다.
현실의 자신은 고백공격을 한 적이 없고 오히려 고백을 많이 받았다고도 이야기했다. 실제 학창 시절의 모습은 '샤이한 관종'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이어 "친구들을 웃기는 걸 좋아했다. 지금도 좋아한다. 어디 나가서 뭘 한다거나 반 전체를 웃기면서 크게 크게 얘기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소수정예로 많으면 근처에 있는 한 분단, 적으면 내 짝꿍만 웃기는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이상진의 전부
조호석을 통해 이상진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찌질함과 관련돼 있다. 이상진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다 찌질함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표현하는지, 안 하는지, 잘 숨기는지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찌질함들을 인정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인정하면 고치는 것도 쉽지 않나. 호석이처럼 솔직해졌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 또한 "솔직해지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도 "난 호석이처럼 멋있는 사람은 아닌 듯하다"고 겸손함을 내비쳤다.
이상진은 연기를 '내 전부'라는 말로 표현했다. '소년시대'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지금, 그는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는 중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TV에 나와서 내가 연기를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갖고 살았다. 내가 TV에 나와 연기하고 사람들한테 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해서 꿈같은 날들이다. 더 잘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그리는 10년 후의 모습은 '느낌 있는 연기자'다. "'멋있는' '연기를 잘하는' 같은 여러 수식어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느낌 있는' 이라는 말이 많은 걸 상상하게 해 준다고 생각해요. '느낌이 있다'는 건 멋있기도, 섹시하기도, 귀엽기도 하다는 이야기잖아요. 여러 가지를 갖고 있을 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매력적인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한편 '소년시대'는 지난달 24일 첫 공개됐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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