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연말 결산②] 피프티 피프티가 쏘아 올린 가요계 '템퍼링 논란'

홍혜민 2023. 12. 2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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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피드' 글로벌 히트 직후 소속사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신청
더기버스 안성일 주축 '템퍼링' 논란...어트랙트, 130억 손배소 제기
진실공방 속 3人 전속계약 해지→피프티 피프티는 2기 출범 예고
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는 '큐피드'의 글로벌 히트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만 이후 소속사 어트랙트와 전속계약 분쟁 속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 소송을 취하하고 소속사에 복귀한 키나를 제외한 세 멤버는 현재 피프티 피프티에서 퇴출된 상태로, 어트랙트는 내년 오디션을 통해 키나를 포함한 피프티 피프티 2기를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어트랙트 제공

올해 가요계에서 가장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이슈는 가수들의 '템퍼링(계약기간 만료 전 다른 소속사와 사전 접촉하는 행위)' 논란이었다. 해당 논란의 중심에는 그룹 피프티 피프티가 있었다.

지난해 11월 데뷔한 피프티 피프티는 올해 초 발매한 두 번째 앨범 타이틀 곡인 '큐피드'가 글로벌 음악 차트를 강타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큐피드'의 스피드 업 버전이 숏폼 플랫폼에서 큰 인기를 모으면서 해당 곡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7위,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100' 8위에 오르는 '초대박' 결과를 낳은 것이다. 중소 기획사 출신 신인 걸그룹으로서 전례없는 성과를 거두면서 이들에게는 새로운 '중소돌의 기적' 탄생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6월 피프티 피프티 멤버 전원이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다.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밝힌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은 "소속사 측이 계약을 위반하고 신뢰관계 파괴를 야기했다"라며 어트랙트의 투명하지 않은 정산, 멤버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활동 강행 등 어트랙트의 계약상 의무 불이행을 가처분 신청의 이유로 주장했다.

하지만 소속사 어트랙트 측은 멤버들의 갑작스러운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제기의 배경을 외부 세력의 '템퍼링' 시도라고 주장했다. 템퍼링 사태의 배경으로 지목된 것은 외주용역업체 더기버스였다. 하지만 당시 더기버스 측과 멤버들은 이번 사태에서 소속사와의 신뢰 관계 파탄이 가처분 신청 이유라고 맞서며 사태는 법정 싸움으로 번졌다.

이 가운데 지난 8월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피프티 피프티가 어트랙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정산자료 제공 의무 위반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건강 관리, 배려 의무 위반도 충분한 소명이 됐다고 보기 어려우며 더기버스와의 업무 종료가 전속계약 위반은 아니다"라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멤버들은 재판부의 결정에 불복하며 항고했지만 재판부는 항고도 기각했다.

피프티 피프티 멤버 키나는 당초 멤버들과 함께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지난 10월 관련해 항고를 취하하고 어트랙트에 복귀했다. 연합뉴스

양측이 '템퍼링 의혹'에 대해 첨예한 의견 대립을 이어가던 중 지난 10월 멤버 키나가 소속사에 대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에 대한 항고를 취하하고 어트랙트로 복귀하면서 여론은 더기버스의 책임론으로 돌아섰다. 키나는 "외주 프로듀서 안성일 씨가 전속계약 소송을 제안했다"라고 주장한데 이어 멤버들과 어트랙트를 이간질하며 일명 '가스라이팅'을 했다고 폭로했다.

최근 어트랙트는 새나 시오 아란에 전속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와 함께 어트랙트는 전 멤버 3명과 더기버스, 안 대표 등을 상대로 130억 원대의 손해배상, 위약벌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가수 MC몽이 컴백한다. 밀리언마켓 제공

올해 템퍼링 논란에 휩싸인 것은 피프티 피프티 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7월에는 MC몽이 자신이 사내이사로 있었던 빅플래닛메이드엔터로 엑소 첸·백현·시우민을 유인하려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다만 당시 MC몽은 "SM과 첸백시 사이에 분쟁을 야기할 만한 어떠한 인위적 개입도 하지 않았다"라며 의혹을 전면 반박했다. 이후 불거진 백현과 카이의 영입 시도설에 대해서도 악의적으로 편집된 녹취록 탓일뿐 실제로는 재계약을 앞둔 멤버들에게 선배로서 간헐적인 조언만 전했을 뿐이라고 해명하며 템퍼링 의혹은 일단락됐다.

가요계에 '템퍼링' 주의보가 내려지면서 관련 기관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서는 중이다. 최근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은 "기획업자와 연예인의 대등한 관계를 위해서는 현재의 산업 환경에 맞게 법과 제도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라며 "현재 정부와 국회, 관련 기관 및 단체가 함께 표준전속계약서 개정을 진행 중이며, 관련 법 개정 및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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