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5관왕' '유럽 넘어 세계 챔피언' 맨시티, FIFA 클럽월드컵 우승…플루미넨시에 4-0 완승 "믿을 수 없었던 2023년"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난 이 팀이 자랑스럽다. 놀라운 결과를 만들었다. 트레블을 이룬 건 정말 특별했고 여기에 트로피 두 개를 더 추가해 5개의 주요 대회 우승을 했다.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과 팬들의 특별한 정신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떤 잉글랜드 팀도 해내지 못할 것이다. 믿을 수 없는 1년이었다. 이제는 다시 시작할 시간.“ (펩 과르디올라 감독)
맨체스터 시티가 유럽을 넘어 세계까지 제패했다. 클럽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맨체스터 시티 창단 첫 5관왕 기쁨을 안겼다.
맨체스터 시티는 23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서 플루미넨시(브라질)을 4-0으로 제압하며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클럽 월드컵은 각 대륙 클럽 대항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팀이 자웅을 겨루는 대회다. 통상 7개 대륙 우승 팀이 출전하지만 이번엔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우승 팀 알 이티하드가 초청팀 자격으로 참가해 8팀이 우승을 향해 달렸다.
맨체스터 시티의 사상 첫 클럽 월드컵 우승이었다. 이들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팀 역대 두 번째 트레블(프리미어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에 성공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1998-99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후 두 번째다. 유럽 전체에도 트레블 팀은 단 8팀에 불과하다. 맨체스터 시티는 클럽 월드컵 우승으로 5관왕을 내달렸는데 시즌 초반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 세비야를 꺾고 우승하며 또 하나의 트로피를 적립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도 클럽 월드컵 우승은 의미가 컸다. 플루미넨시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플루미넨시는 그동안 우리가 상대했던 팀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을 갖추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쉽지는 않겠지만 트로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클럽 월드컵 우승은 일생에 단 한 번 오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라고 다짐했다.
맨체스터 시티 입장에서 우승 뿐만 아니라 분위기 반등이 필요했다. 클럽 월드컵에 합류하기 전 프리미어리그 1승 4무 1패로 부진했다. 우승을 다퉈야 하는데 리그 4위로 떨어졌다. 클럽 월드컵이 끝나면 곧바로 에버턴전을 치러야 하기에 꼭 정상을 밟아야 했다. 핵심 공격수 엘링 홀란드와 케빈 더 브라위너는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클럽월드컵 결승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포백 기반에 원톱을 썼다. 훌리오 알바레스가 전방에서 득점을 노렸다. 잭 그릴리쉬, 베르나르두 실바, 필 포든이 뒤에서 화력을 지원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엔 로드리와 리코 루이스였다. 포백은 나단 아케, 후벵 디아스, 존 스톤스, 카일 워커였고 골키퍼 장갑은 에데르송이 꼈다.
플루미넨시도 4-2-3-1 포메이션으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했다. 원톱엔 제르망 카노가 뛰었고 케노, 간수, 존 아리아스가 2선에서 활약했다. 마르티넬리와 안드레가 포백 앞을 지킨데 이어 수비는 마르셀루, 펠리페 멜루, 니노, 사무엘 자비에르였다. 골문은 파비우가 지켰다.
맨체스터 시티는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흔들었다. 킥오프 휘슬이 울리고 1분 만에 플루미넨시 골망을 뒤흔들었다. 아케가 상대가 걷어낸 볼을 잡은 이후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볼이 골대 왼쪽을 강타했는데 알바레즈 발앞에 떨어졌고 슈팅을 했다. 볼이 플루미넨시 골망으로 빨려들어갔다.
플루미넨시 입장에선 예상치 못한 실점이었다. 맨체스터 시티를 압박하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전반 16분 전방 압박에 성공한 이후 페널티 킥 기회를 얻었다. 천금 같은 기회였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무산됐다.
맨체스터 시티는 위기 이후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27분 필 포든이 로드리 패스를 받아 문전으로 볼을 올렸다. 플루미넨시 수비수 니노가 볼을 걷어내려가다 자책골을 범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이른 시간 두 골로 앞서가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필 포든이 연속 슈팅으로 분위기를 올렸다. 플루미넨시는 코너킥에서 위협적인 헤더로 맨체스터 시티 골망을 조준했다. 하지만 에데르송 골키퍼를 뚫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맨체스터 시티는 전반 종료 직전 그릴리시가 위협적인 슈팅으로 추가골을 조준했다.
맨체스터 시티 공격은 후반에도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도 필 포든이 강한 중거리 슈팅으로 플루미넨시를 긴장하게 했다.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곧바로 쇄도하며 헤더 슈팅을 했는데 또 골키퍼 손에 걸렸다. 플루미넨시는 교체 카드를 꺼내 맨체스터 시티 공략법을 찾으려고 했지만 객관적인 전력 차이를 쉽게 극복하지 못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후반 27분 추가골에 성공했다. 전방에서 유려한 콤비 플레이였다. 알바레스가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로 볼을 배급했고 필 포든이 슬라이딩으로 골망을 뒤흔들었다. 3골 차이로 앞서가며 트로피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에 아찔한 장면이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 핵심 미드필더 로드리가 상대의 거친 태클에 쓰러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통증을 호소하는 로드리를 빼고 남은 경기를 이어가야 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요슈코 그바르디올, 오스카 밥, 마테우스 누녜스 등을 투입해 고삐를 당겼다. 로테이션 자원이지만 플루미넨시를 흔들기엔 충분했다. 플루미넨시는 케네디 등이 맨체스터 시티 골망을 노렸지만 에데르송까지 넘지 못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후반 43분 쐐기를 박았다. 누녜스가 플루미넨시 측면을 무너트렸다. 알바레스가 누녜스 패스를 받아 플루미넨시를 흔들었고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뒤흔들었다. 맨체스터 시티는 플루미넨시에 4골을 넣으며 클럽 월드컵 정상을 밟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클럽월드컵이 끝난 이후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난 이 팀이 자랑스럽다. 놀라운 결과를 만들었다. 트레블을 이룬 건 정말 특별했고 여기에 트로피 두 개를 더 추가해 5개의 주요 대회 우승을 했다.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과 팬들의 특별한 정신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떤 잉글랜드 팀도 해내지 못할 것이다. 믿을 수 없는 1년이었다. 이제는 다시 시작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클럽월드컵을 4번이나 우승한 감독이 됐다. 2009년, 2011년 바르셀로나에 클럽월드컵 우승을 시작으로 바이에른 뮌헨(2013)에서 또 한 번 세계를 제패했다. 이후 맨체스터 시티에 사상 첫 트레블을 안긴 뒤 클럽월드컵에 발자취를 찍었다.
클럽월드컵 최우수 선수는 로드리였다. 로드리는 최근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사 'SPOTV'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인터뷰에서 맨체스터 시티 팀 분위기를 알 수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는 그 전부터 강한 팀이었다. 이제는 우승까지 많이 하고 있다. 오랫동안 트로피를 따내는 건 중요한 일이다. 내가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내 동료들도 팀에서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로드리가 결장한 동안 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이를 묻자 “팀을 도울 수 없어 스스로에게도 실망이었다. 징계로 이렇게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건 익숙지 않은 일”이라면서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 팀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내가 뛰지 못했던 경기들에서 져 아쉬웠지만 괜찮은 전반기였다고 생각한다”라고 돌아봤다.
맨체스터 시티 선수를 제외한 최고의 선수 3인’을 묻기도 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로드리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주드 벨링엄이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여름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해리 케인도 독일 축구에 정말 잘 적응하고 있는 거로 보인다”라고 답했다.
프리메라리가, 분데스리가를 언급한 뒤에 프리미어리그를 말했다. 로드리는 “잉글랜드에선 매디슨, 손흥민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두 선수는 토트넘에서 정말 좋은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새롭게 팀에 합류한 선수에 관해서는 "새로 온 선수들 모두 각자 가진 자기만의 능력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 넣어준다. 우리가 기존에 하던 플레이와 전혀 다른 새로운 부분을 채워준다. 우리가 익숙했던 것과는 다른 걸 가져온다는 건 팀에게 좋은 일이다. 그바르디올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코바치치, 누녜스, 도쿠도 마찬가지다. 지난 몇 시즌과 비교해 우리는 더 강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별히 친한 선수를 묻자 "특별히 누구 한 명과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 팀 전체 분위기가 좋고 가족같다. 물론 포르투갈어, 스페인어를 쓰는 선수들과 더 친하긴 하지만 영어를 써도 잘 지내고 있다. 언제나 선수단에 잘 녹아들고 모든 것에 참여하려고 한다. 맨체스터 시티는 국적이 다양하지만 모두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새로운 선수가 왔을 때, 보통은 주장단이 팀 적응을 이끌어 준다. 팀이 가는 뱡향과 선수들을 소개한다. 주장단의 이런 역할은 선수들이 팀에 빠르게 적응해 집처럼 느끼고 편안하게 팀에 녹아들도록 돕는다. 보통은 선수들이 팀에 적응하고 낯을 가리지 않으면서 팀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하기 까지 일주일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우리 팀에 적응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다. 케빈 더 브라위너는 낯을 가리거나 하는 게 아니라 그저 조금 조용한 편일 뿐이다. 피치 위에서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어떤 상황에선 자신의 성격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정말 훌륭한 선수고 모두가 귀 기울이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2023-24시즌 목표를 묻자 “우리는 우리의 목표를 위해 계속해서 지금의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는 매 시즌 경쟁하는 팀이다. 향후 일정들이 정말 힘들 거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4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트로피를 차지하게 된다면 정말 환상적일 것”이라고 각오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플루미넨세전에서 전체 슈팅 15대5, 유효슈팅 8대2로 압도적인 기량을 보였다. 축구통계업체 '풋몹'은 멀티골을 넣은 알바레스에게 가장 높은 평점(9.3점)을 매셨다. 필 포든과 베르나르두 실바도 평점 8점대로 준수한 활약이었다. 든든하게 골문을 지킨 에데르송은 평점 7.9점이었다. 맨체스터 시티를 넘지 못한 플루미넨시는 대부분 선수들이 평점 6점에 그치며 쓸쓸하게 돌아갔다.
클럽월드컵 실버볼은 카일 워커였다. 결승전 MVP는 알바레즈였다. 클럽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맨체스터 시티는 28일 에버턴과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에서 황금색 클럽월드컵 우승 패치를 달고 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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