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선 “꼭 만나라” 안달인데…이낙연 이재명 만나지 않는 이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7월 28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더불어민주당]

최근 야권에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이재명 현 대표의 만남이 최대 관심사다.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이 전 대표가 대화의 조건으로 ‘이 대표 사퇴 후 통합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 대표가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다.

23일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와 이 대표, 두 사람이 직접 만나 대화로 갈등을 풀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내년 초 신당을 창당할 경우 결국 분열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에는 ‘분열은 필패’라는 인식이 넓게 깔려있다.

민주당 원내사령탑을 이끄는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JTBC ‘장르만 여의도’에서 “(이 전 대표와 이 대표가) 결별을 하더라도 결별 전에는 만나야 한다”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도 최대 경쟁자면서 만나서 ‘둘이 각자의 길을 가리’ 합의했다”고 두 사람이 만날 것을 요구했다.

이 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도 ‘명낙회동(이재명-이낙연 회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YTN 라디오에서 “두 전·현 당대표가 허심탄회하게 만났으면 좋겠다”며 “모든 얘기들을 흔쾌히 하면서 그 속에서 활로를 개척하는 게 민주당 지도자 자리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 사퇴 후 통합 비대위 전환을 전제로 한 만남은 만남이 아니라고 본다”며 “이 전 대표가 탈당해서 신당을 만드는 것은 현재 조건을 들어주고, 안 들어주는 것을 전제로 해서 (대화)하는 것 자체는 차원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길위에 김대중’ 시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낙연 “통합비대위 전환해야 대화 용의 있어”

이 전 대표는 연말까지 이 대표가 사퇴한 후 통합형 비대위를 띄워야 이 대표와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최후통첩’을 날린 상태다. 그는 이 대표와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도 거부했다. 이 대표가 반드시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1일 YTN 라디오에서 “통합 비대위 아이디어 충정에 공감한다는 말을 한 적 있다. 비대위는 지도부를 바꾸는 것”이라며 “(연말까지 된다면 이 대표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친문(친문재인)계 전해철 의원은 이와 관련 YTN 라디오에서 “그동안 이 전 대표가 당에 대해 이런 것은 걱정되고, 이런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했다”며 “그런 얘기를 하신 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배려가 전혀 없이 진행된 것에 대해 상당히 서운함을 느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지난 20일 오전 종로구 해남2빌딩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을 앞두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재명, 사퇴 요구에 “의견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을 추진하면서도 ‘대화’의 조건은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대통령 신년 인사회에 참석 의사를 밝히면서 당분간은 대표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은 “이 대표가 지금 김부겸 총리, 정세균 총리 당의 어른들을 만나면서 좀 어떤 조언을 듣고 있는 게 아니겠냐”며 “이 전 대표와의 만남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 전 대표가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 “민주 정당에서 정당 구성원들이 자기 의견을 내는 거야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고 또 생각은 다양한 것이 정당의 본질”이라며 “의견이야 얼마든지 말씀하실 수 있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