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 불러놓고 '50㎝' 만취운전한 40대… 법원 판단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만취한 남성이 차량을 약 50㎝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법원이 선처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1단독(장민주 판사)는 음주운전 혐의를 받는 A(44) 씨에 대한 벌금 500만 원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유죄가 인정되지만, 형 선고를 미뤄뒀다가 일정 기간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선고가 없는 것으로 해주는 판결 제도다.

A 씨는 지난 4월 21일 오전 2시 22분쯤 대전 유성구 한 도로에서 만취한 채 주차된 자신의 승용차를 약 50㎝ 모는 등 음주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11%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당시 A 씨가 운전대를 잡은 이유가 선처에 참작이 됐다. 운전석 옆에 묻은 토사물 때문에 기사가 차를 타는데 애를 먹을까 우려돼 운전대를 잡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혈중알코올농도가 상당히 높고 짧은 거리라도 음주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하는 경우 사람과 재산에 대한 피해를 일으키는 교통사고 발생 위험성이 높아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다만 운전 거리가 매우 짧고 계속해서 운전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