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가자 지원 확대안 가까스로 통과..."불충분"
"안전·방해 없는 대규모 인도지원 허용" 요구
안보리 이사국들 지난주부터 막후 협상
[앵커]
인도주의적 위기에 빠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의 유엔 결의가 가까스로 채택됐습니다.
하지만 하마스는 불충분하다 규탄했고 유엔 사무총장은 휴전 만이 답이다며 거듭 즉각 휴전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취재 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류제웅 기자!
[기자]
네, 국제부입니다.
[앵커]
앞서 유엔에서 휴전 촉구 결의안이 두 차례나 무산됐는 데 이번에 통과된 결의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네, 이번 결의의 골자는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구호 지원 규모를 늘리는 것입니다.
결의는 가자지구 전역의 주민에게 즉각적이고 안전하며 방해받지 않는 대규모 인도주의적 지원을 허용하고 촉진할 것을 분쟁 당사자들에게 요구했습니다.
현재 가자지구 주민들은 심각한 굶주림과 전염병 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국제기구 보고나 외신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망자도 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밝히고 있고요.
이에 따라 안보리 이사국들은 지난주부터 구호 지원 확대를 위한 치열한 막후 협상을 벌여왔습니다.
미국은 앞서 두 차례의 휴전 결의안에 모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이번에도 거부권 행사가 가능성이 거론됐는데 막판에 러시아와 함께 기권하면서 결의가 가까스로 통과됐습니다.
[앵커]
미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 통과는 됐는데 왜 기권표를 던진 것입니까?
[기자]
네, 당초 결의 초안에는 구호 접근이 가능하게 적대행위를 중단하라, 또 구호품들에 대한 감시권한을 유엔에 독점적으로 주라,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미국은 동맹인 이스라엘이 반대하는 내용을 그대로 지지할 수 없어 막판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습니다.
결국 이 내용이 최종안에서 빠지고 대신 구호품 운송을 돕고 조율하거나 모니터링할 수 있게 유엔 고위관리를 파견하는 것으로 절충했습니다.
지원 확대 내용도 이스라엘의 입장을 고려해야 했지만 가자지구에서 인도주의적 위기 고조에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미국으로도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기권하는 선에서 결의 통과를 허용한 모양새입니다.
러시아 역시 '적대행위 중단'을 주장했으나 이 표현이 빠지자 기권을 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싸우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유엔의 이번 결의 내용을 규탄했다는 데 왜 그렇습니까?
[기자]
네, 하마스가 이번 결의를 규탄하는 것은 한마디로 가자지구에서 필요한 것을 충족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지난 닷새간 미국 행정부가 이 결의안의 핵심을 빼내고 이렇게 허약한 문구로 내놓으려고 애썼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국제사회와 안보리가 이스라엘에 무방비 상태의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고 하고 있으나 이를 거부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요르단강 서안지구을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성명을 통해 안보리 결의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라고 환영했습니다.
[앵커]
유엔사무총장도 인도적 지원을 위해서는 즉각적인 휴전이 필요하다고 이를 촉구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가자지구에서의 인도적 구호 지원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유엔 구호전문가들이 전 세계 전쟁, 재난 현장에서 온갖 것을 경험했지만 지금 가자지구 같은 상황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이곳에서 숨진 유엔 직원만 136명으로, 인도적 지원을 위해 필요한 안보와 구호직원들의 안전보장, 운송능력 등이 전혀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지금의 악몽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휴전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현재 이스라엘은 하마스 뿐만 아니라 레바논 남부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도 전면전에 나서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는데, 미국이 중재에 나섰다고요?
[기자]
네, 지난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이후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북부를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이스라엘도 폭격으로 맞대응하면서 이 곳 국경지역에서 전면전 위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과 정부에서는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강경론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전면전이 벌어지면 이번 전쟁이 중동지역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는데요,
그래서 미국 백악관이 현재 중재에 나서고 있다는 게 뉴욕타임스 보도입니다.
미 백악관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에 강력한 자제를 요구하면서 정면 충돌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중재 내용에는 헤즈볼라를 국경에서 5km 이상 뒤로 물리게 하는 등 장기적인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국경관리와 관련한 협정 타결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지금까지 국제부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YTN 류제웅 (jwryoo@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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