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줄어드는데 中서 찾는다…"가격 '뚝' 구리, 내년엔 오를 것"
[편집자주] 지난해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 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글로벌 경기가 흔들리며 산업의 필수재인 원자재 가격도 요동쳤다. 건설·신재생에너지 부문에 주로 쓰이는 구리 가격은 등락을 반복했다. 내년 경기 회복이 예상되면서 구리 가격도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20일 런던 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가격은 직전 거래일보다 27.5달러(0.33%) 상승한 톤(t)당 8466.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구리 가격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연초 글로벌 경기 상승세를 타고 구리 가격이 상승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상황이 꺾이자 동반 하락했다. 최근엔 재고 부족 영향으로 다시 반등했으나 연초 t당 8390달러로 출발했던 걸 감안하면 큰 차이는 없다.
내년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구리의 최대 수요처 중 하나인 중국의 구리 수요가 이미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회복됐다. 건설·부동산 경기침체로 수요가 꺾일 것이란 비관적인 예상과 다른 모습이다. 글로벌 원자재 거래 회사인 트라피구라(Trafigura)와 한화자산운용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의 구리 수요량은 약 130만t이다.
장기적 공급 부족 환경도 구리 가격 상승을 지지한다. 글로벌 구리 광산기업의 설비투자(케펙스·CAPEX)가 늘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투자증권은 코델코, 리오 딘토 등 주요 광산기업 9개 업체의 설비투자 규모는 2013년 21억3000달러에서 지난해 19억4000달러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27년까지 이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 최대 산업금속 전망 세미나인 'LME 위크(Week) 2023'에서는 내년부터 구리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행사에 참여한 증시 전문가들의 현장 투표 집계 결과 내년 상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산업금속은 구리로 응답자의 55.2%가 답했다. 다음으로 △주석 21.8% △니켈 8% △납/아연 6.9% △알루미늄 4.6% △철강 3.4% 순이었다.
국내 증권사들도 구리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은 내년 구리 가격이 t당 92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현재 전 세계 금속거래소의 구리 재고량이 낮은 점에 주목하라고 했다.
홍성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낮은 수준의 재고, 중국 통화당국의 유동성 공급 등이 구리 가격의 추가 하락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재고의 재비축기인 내년 1분기에 구리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종료 예상과 역대 최저 수준의 중국 SHFE(상하이선물거래소) 재고가 글로벌 시장에 만연한 공급우위 우려를 완화시켰다"며 "LME 재고도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감소세로 전환돼 구리 가격 상승세를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구리에 투자하려면 구리 가격을 추종하는 금융상품을 매수하거나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 등이 있다. 구리 가격을 추종하는 국내 ETN(상장지수증권)으론 KODEX 구리선물(H), TIGER 구리실물 등이 있다.
해외 금융상품으론 구리를 담고 있는 ETF(상장지수펀드)인 '인베스코 DB 베이스메탈(티커명 DBB)', 글로벌 구리 광산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X 구리 마이너스(COPX)' 등이 있다. 다만 올해 1월1일부터 미국 규제당국이 원자재, 부동산 등의 금융상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PTP(공개 거래 파트너십) 규제가 시행된 만큼 관련 상품이 이 규제에 적용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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