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전망대 34년에 담긴 남북관계 굴곡
◀ 김필국 앵커 ▶
1989년 첫 방송을 시작한 통일전망대는 북한의 모습을 가감없이 담아내면서 시청자와 함께 평화로 가는 길을 고민해 왔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통일전망대는 앞으로 다른 모습으로 여러분을 찾아가게 되는데요.
30년이 넘는 통일전망대의 역사에는 남북관계의 변화상이 그대로 담겨있는 듯 합니다?
◀ 기자 ▶
네, 통일전망대는 구 소련에서 페레스트로이카가 추진되고 동서독을 나누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탈냉전이 가속화되던 1989년 4월 첫 방송을 시작했는데요.
◀ 리포트 ▶
우리나라에서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88 올림픽을 앞두고 7.7 선언을 발표하는 등 북한을 적이 아니라 동반자로 여기겠다, 문호를 개방하고 교류하자는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었습니다.
[노태우 당시 대통령/1988년 7월] "남북 동포 간의 상호 교류를 적극 추진하여 해외 동포들이 자유로이 남북을 왕래하도록 문호를 개방한다."
당시 정부는 공산권 자료를 먼저 개방하기로 했는데, 이런 시대 상황 속에 통일전망대가 탄생했습니다.
MBC도 일주일에 한 번씩 남산에 있던 국가안전기획부에 가서 북한 방송이 담긴 테이프를 받아와 방송을 했었는데요.
1999년 10월부터는 각 언론사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북한 방송을 수신할 수 있게 되면서 지금과 같은 형태의 방송체제를 이어왔습니다.
휴전 이후 거의 40년 만에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TV로 본 시청자들은 비슷한 건 비슷해서, 또 다른 건 달라서 신기해 했었는데요.
심야시간이었는데도 시청률이 10%를 넘었고 TV를 켜 놓은 가구들 중 점유율이 55%를 넘기도 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통일전망대만의 특종도 있었죠?
◀ 기자 ▶
북한에서 건국 이후 최고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유행가 휘파람을 일본에서 진행된 특별공연 영상을 입수해 국내에 처음 소개했고요.
월북과 함께 잊혀졌던 최초의 서양 무용가 최승희의 1930년대 공연비디오를 발굴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 북한은 세계를 상대로 이른바 핵게임을 시작하고 있었는데요.
통일전망대는 북한의 선전물을 분석하던 중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핫셀의 존재를 처음으로 확인해 전 세계에 알리기도 했습니다.
[통일전망대 1992년 4월 방송] "플루토늄이 독성도 강하고 방사능도 높습니다. 특별한 구조를 가진 격리된 방이 필요한데 그러한 방이 바로 핫셀이라고‥"
여러 차례의 방북 취재를 통해 더 생생한 화면과 내용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통일전망대 2007년 5월 방송] "안녕하십니까 통일전망대입니다 저는 지금 평양 대동강변에 나와 있습니다."
긴장이 고조되던 시기엔 전문가들과 함께 북한의 속내를 밀도 있게 분석했고, 화해 국면에선 북한의 사회와 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취재와 제작으로 한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노력도 기울였습니다.
[고영실/개성 주민(통일전망대 2005년 2월 방송)] "설날에 아버지 어머니도 찾아뵙고 술 한잔 부으면서 건강하고 인사도 하고 서로 앞으로 사업에 대해서 잘되길 바라고 그런 인사도 오고갑니다."
◀ 차미연 앵커 ▶
남북관계의 부침에 따라 다루는 주제도 많이 달라졌던 것 같네요.
새로운 시도도 있었죠?
◀ 기자 ▶
북한 소식과 관련해서는 국내외에서 확인되지 않은 추측 보도와 가짜뉴스가 많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통일전망대는 팩트체크 기능을 수행하며 방송에서는 다루지 못한 북한의 이모저모를 유튜브 채널 김팀장의 북한확대경을 통해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김팀장의 북한확대경] "푸틴이 나름 신경써서 의미도 부여하고 격식을 갖춰서 얘기했는데 그걸 통역사가 그냥 싹둑해버렸네요."
또 영어 홈페이지를 통해 남북관계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의 분석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습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35년 가까이 북한의 생활상을 많이 보여줌으로써 한편으로는 분단국가의 현실을 인식시키고 분단 극복과 평화통일의 필요성 확산에 통일전망대가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합니다."
통일전망대는 이제 또 다른 변화의 시작을 맞이하게 됐는데요. 이름처럼 통일을 전망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 차미연 앵커 ▶
주말 아침 방송되던 통일전망대는 오늘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립니다.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최근엔 화해보다는 갈등과 긴장의 소식을 더 많이 전하게 됐던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는 북한을 올바로 이해하고, 분단국가의 아픔을 느끼며 해법을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 없어져 아쉽습니다.
꽁꽁 언 남북관계에도 언젠가 훈풍이 불어오길 기대해봅니다.
◀ 김필국 앵커 ▶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참상을 볼때마다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곤 합니다.
겨울이 깊어가면 봄이 멀지 않았다라는 말도 있듯 남북관계도 좋은 해법을 찾길 기대합니다.
통일전망대는 막을 내리지만, 앞으로도 MBC 뉴스 속에서 평화로 가는 길을 고민하는 노력을 계속 이어갈 예정입니다.
시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윤미 기자(yo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55993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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