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북한 군사행보 멀어진 한반도의 봄
◀ 김필국 앵커 ▶
안녕하십니까, 통일전망대 김필국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차미연입니다.
◀ 김필국 앵커 ▶
올 한해 남북관계는 평화라는 말을 꺼내기 힘들 만큼 말 그대로 벼랑 끝 강대강 대치가 이어졌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은 다양한 신무기를 선보이며 위협 강도를 높였고, 남북간 평화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 장치들도 무력화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오늘 통일전망대는 한해를 되돌아보며 얼어 붙은 한반도 정세를 진단해 보겠습니다.
먼저 군사력 강화에 나선 북한 움직임 최유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8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8형을 쏘아 올렸습니다.
"둘 하나, 발사"
북한이 ICBM을 발사한 건 지난 2월 화성-15형을 시작으로 올들어서만 5번째입니다.
이번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최고 고도 6천 킬로미터 이상으로 치솟았다가 일본 서쪽 해상에 떨어졌습니다.
정상 각도로 쐈다면 미국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가는데, 김정은 위원장은 강력한 대미 경고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조선중앙TV/12월 19일] "워싱턴이 우리를 상대로 잘못된 결심을 내릴 때에는 우리가 어떤 행동에 신속히 준비되어있으며.."
바로 전날엔 남한을 사정권으로 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 시위에 나섰습니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한미 연합훈련과 핵협의그룹 활동, 그리고 미국 전략자산 배치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걸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의 군사 행보는 이미 예고돼왔습니다.
김정은은 남한을 명백한 적으로 규정하고 남한 타격용 전술핵무기 생산을 늘리겠다고 공언했고,
[김정은 전원회의 연설 보도/1월 1일] "(남한이) 명백한 적으로 다가선 현 상황은 전술핵무기 다량생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부각시켜주고 나라의 핵탄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새해 첫 날부터 서울 상공까지 1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는 초대형 방사포를 쏘아올렸습니다.
소형화 된 형태의 핵탄두 '화산-31'을 공개했고, 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는 무인잠수정 해일과 각종 미사일도 선보였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대남 타격용인 다양한 북한의 핵무기에 표준화된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표준화된 탄두가 완성이 됐고 대량 생산 체제가 갖춰졌다라는 걸 의미하는 거죠."
미국을 겨냥한 무력 도발도 계속됐습니다.
2월과 3월에는 화성-15형과 화성-17형을 발사했고, 4월과 7월에는 기습 발사가 가능한 고체 연료 ICBM 화성-18형을 쏘아 올리며 위협을 노골화했습니다.
또 9월 최고인민회의에선 핵무력 정책을 헌법에 명시하면서 비핵화는 더이상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신승기/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공포하면서, 우리(북한)가 핵 보유국이 됐으니까 거기에 대해 걸맞는 대우를 해달라는 측면이 강하고요."
고도화하는 북한의 위협에 우리나라는 확장억제를 강조하고 미국 일본과의 공조를 강화하며 강력 대응에 나섰습니다.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을 시작으로 북핵 대응 핵협의그룹 활동이 본격화됐고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크게 늘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7월 19일] "북한이 핵 도발을 꿈꿀 수 없게 하고 만일 북한이 도발한다면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압박에도 북한은 오히려 잇따른 미사일 발사로 대응하며 위기감을 더 고조시켰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제 핵 대결 구도로 전환됐습니다.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대해서 북한이 핵으로 대응하고 또 이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 다시 한미의 전략자산 전개가 더 강화되는 이런 악순환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북한의 군사적 행보에서 또 하나 특기할 점은 군사정찰위성 발사입니다.
3번째 시도 만에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한 북한은 만리를 때리는 주먹과 함께 만리를 굽어보는 눈을 갖게 됐다며 위협 수위를 높였습니다.
노동신문도 올 한해 가장 큰 성과로 정찰위성 발사 등을 거론하며 자화자찬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에서 목표하고 있는 중대 과업들을 올해 안에 꼭 반드시 수행한다 공언했던 것들이 있고요. 이것을 어쨌든 올해 안에는 거의 대부분 완수했다, 형식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내용의 측면에서까지 계획했던 것들을 완수한 것으로 일단 평가할 수 있다."
극한으로 치달은 대결 구도 속에 우리 정부는 9.19 군사합의 일부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켰고, 북한은 전면파기를 선언하며 맞섰습니다.
[조선중앙TV/11월 23일] "초보적인 신의도 내외에 공언한 확약도 서슴없이 내던지는 대한민국과의 그 어떤 합의도 인정할 수 없으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경비병들은 내려놨던 권총을 다시 들어 무장했고, 최전방 감시초소도 복원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남북간 통신선도 끊긴 상태에서 안전핀 역할을 하던 평화적 완충지대는 다시 군사적 대결 지대가 됐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9.19 합의 이전 상태로 복구하는 여러 행동들을 초기에 보였는데, 아마 향후에 특정 시기별로 이러한 복구 행위들을 의도적으로 연출을 하는 것을 통해서 남북 관계의 긴장을 조성하는 일련의 행동들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서로를 향한 혐오와 적대의 말폭탄은 전략무기의 향연으로 이어지고, 다시 긴장을 고조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신승기/국방연구원 연구위원] "한미 연합의 강화, 발전하는 수준에 따라서 북한은 이것보다 더 강하게 반응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일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한반도의 안보 정세가 올해보다는 더 불안정하고 불확실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되는 거죠."
언제 충돌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위기감 속에 북한의 군사 행보는 내년에도 강화될 전망입니다.
[양욱/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이) 도발의 강도를 거의 핵 전쟁 수준을 높이면서 (미국의) 차기 정권과 핵에 관한 거래를 추구하려고 할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내년 상반기부터 특히 내년 하반기에는 북한의 핵 위협 수준이 매우 높아질 수 있다."
군사적 충돌은 남북 모두에게 끔직한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이념을 떠나 비극을 막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북한 또한 한반도의 평화 정착이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우리 민족이 생존할 수 있는 길임을 인식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경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최유찬 기자(yuch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55987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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