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캐 만난 서인국.."한치의 망설임 없었다" [이재, 곧 죽습니다][★FULL인터뷰]
배우 서인국과 '이재, 곧 죽습니다' 이야기다. 이보다 더 운명 같은 작품이 있을까. '이재, 곧 죽습니다'와 최이재 역할을 서인국의 인생작, 인생캐라고 부르는 이유다.
최근 서인국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재, 곧 죽습니다'는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최이재(서인국 분)가 죽음(박소담 분)이 내린 심판에 의해 12번의 죽음과 삶을 경험하게 되는 인생 환승 드라마다.
원작 팬이었던 터라 부담감과 설렘을 동시에 안고 '이재, 곧 죽습니다'를 시작한 서인국. 그는 최이재를 연기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으로 감정 컨트롤을 손꼽았다. 서인국은 "감정 소모가 너무 컸다. 울다 지치는 걸 매일 같이 한 작품이다. 제일 극한의 감정이 죽음과 있는 신이다.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더 심해진다. 그 신들은 한 달 내내 은신처에서 몰아 찍었다. 그때 너무 힘들었다. 보통 촬영할 때는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닭가슴살을 먹는데 도저히 안 되겠더라. 맛있는 거 먹으면서 울고, 촬영이 끝나면 초콜릿으로 당충전을 했다"라고 고백했다.
또한 최이재를 통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매력을 뽐낸 서인국은 "주변 친구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다. 칭찬도 많이 해주고 반응도 좋다고 알려주더라. 기분이 좋다"라며 '이재, 곧 죽습니다'를 향한 호평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서인국은 죽음 은신처, 지옥을 보는 신, 피바다 신이 가장 궁금했다면서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CG가 포함된 장면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됐다.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에서도 능력을 쓰긴 했지만 이번 작품처럼 그린 스크린에서 촬영한 건 아니었다. 확실히 재미는 있었지만, 오직 내 상상으로만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느꼈다. 신기하기도 했고, 많은 거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인국은 박소담에게 어떤 배려를 했냐고 묻자 "사실 나는 전혀 못 느꼈었다. 소담이가 처음에 '혹시 모르니 촬영 중 컨디션 난조가 있을 때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했었다.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상황이니까 나랑 감독님은 '너무 걱정하지 마라. 전 스태프들도 같은 마음으로 촬영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라고 했는데 촬영이 시작되면 전혀 아픈 티를 안 냈고 힘들다고 하지도 않았다. 소담이는 내가 배려를 많이 해줬다고 하는데 난 스스로 '그런 이야기를 들을 만큼 배려를 해준 상황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담이가) 잘 해줬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서인국은 "죽음이라는 캐릭터는 사람이 아니지 않나. 사람의 모습과 감정이 있긴 하지만 무에서 유를 만들어야 하는 캐릭터라서 나에게 따로 이야기하길 '많은 고민이 들어가 있다'라고 하더라. 순간의 집중력으로 죽음의 행동, 목소리 톤 등을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걸 보고 '집중도가 큰 배우고 그 안에서 자유자재로 디테일을 조절하는 배우구나'를 느꼈다"라며 박소담의 연기 집중도를 극찬했다.
"(박소담과 연기하다가) 카메라가 꺼지면 정말 장난꾸러기예요. 먹는 얘기밖에 안 하죠. 박소담의 극 중 캐릭터는 제가 싸워서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에요. 개미도 건드리면 도망가다가 앞을 계속 가로막으면 깨물잖아요. 본인이 할 수 있는 발악을 하는 선에서 이재가 개미라면 손가락이 죽음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제가 어떤 걸 해도 이길 수 없지만 이재가 가질 수 있는 감정선에 최대한 집중했죠. 현장에서 촬영이 시작되면 각자의 캐릭터 등에 집중하다 보니까 잘 나온 것 같아요."
서인국은 극 중 환생한 역할 중 가장 만족한 배우로 갓난아기를 지목했다. "우리 모두 이야기한 게 있다. 아기가 연기를 너무 잘했다"는 서인국은 "눈썹 연기 보셨냐. '저 장면은 진짜 스태프분들이 엄청 노력했겠다' 싶었다. 타이밍을 계속 기다린 거지 않나. 그 정도 갓난아기면 말도 안 통해서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카메라 켜놓고 앞에서 계속 재롱을 떨다가 드라마 소스에 맞는 게 나올 때까지 계속 촬영한 거다. 최고의 만족도를 느꼈다"라며 웃었다.
서인국은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촬영 들어가기 직전에 감독님과 나의 욕심이 있었다.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서인국의 모습을 보여주자'라고 했다. 이제까지 내가 했던 캐릭터를 보면 캐릭터성과 색깔이 있지 않나. 멋있고, 웃기고, 사랑스럽고, 무섭고, 악역 등 여러가지를 했지만 최이재는 찌질함과 삶, 죽음에서 왔다갔다하는 모습들이 굉장히 입체적인 캐릭터라서 나도, 감독님도 '기존의 서인국에서 볼 수 없었던 연기 모습과 캐릭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으로 작업해서 나 또한 나의 인생캐 달성에 대한 욕심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재, 곧 죽습니다'가 서인국에게 '인생캐', '인생작'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OST에도 직접 참여했기 때문. 그는 지난 15일 '이재, 곧 죽습니다' 두 번째 OST인 '기적은 없어도'를 발매했다.
서인국은 "감독님께서 'OST는 어때?'라고 물어보셔서 '원하시고 필요하시면 하겠습니다'라고 얘기를 했었다. 이후 한참 뒤에 결정이 나서 부르게 됐다"면서 "약간 록적인 요소가 있는 노래다. 록적인 노래를 콘서트 말고는 안 했어서 부담은 없었지만 '과연 내가 이런 강렬한 음악의 록 발라드를 하는 게 시청자들에게 방해가 되진 않을까'하는 걱정이 있었다. 그러자 감독님께서 '서인국이 부른다고 생각하면 그럴 수 있지만 최이재가 부른다고 생각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해주셨다. 음악 감독님도 '최이재가 독백하듯이 불렀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담담하고 라이트하게 불렀는데 많은 분들이 '정말 최이재가 부른 것 같다'고 해주셔서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재, 곧 죽습니다'를 제외, 본인이 생각하는 인생작과 인생캐도 공개했다. "너무 많다. 다 얘기해도 되나"라며 깊은 생각에 잠긴 서인국은 "순위를 꼽을 순 없지만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는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속 김무영 캐릭터다. 절절한 로맨스를 다시 한 번 해보고 싶다. 내 인생에서 그렇게 절절한 로맨스를 해 본 건 그거 말고 없다. 난 슬픈 걸 잘 못 본다. MBTI가 T인데도 슬픈 걸 보면 운다. 눈물을 흘리면 가슴이 꽉 막히고 먹먹하고 숨이 잘 안 쉬어지는 감정이 너무 힘들어서 잘 안 보지만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은) 내가 연기한 걸 내가 봤는데도 희한한 감정이 들더라. 당시 권수현, 몇몇 배우들과 내 집에서 마지막회를 같이 봤다. 그때도 울었다. 내 작품을 보고 운 건 처음이다. 재밌었고 그 당시 연기했을 때 배운 게 많았어서 다시 해보고 싶다. '38 사기동대' 속 까불거리면서 사기 치고 다니는 캐릭터도 좋았고, 키워드를 정하자면 브로맨스도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라고 전했다.
'이재, 곧 죽습니다' 파트1은 지난 15일 공개됐으며, 파트2는 내년 1월 5일 공개된다.
이승훈 기자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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