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명단 정리하다 사표 던지고 이것으로 300억 벌어”…‘찐부자’ 비결 들어보니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ifyouare@mk.co.kr) 2023. 12. 2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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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인터뷰 사례들처럼 우리나라 부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재산을 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는 45만6000명에 달한다.

이와 관련 KB경영연구소는 "자수성가형 부자의 경우 자산을 사업체를 통해 관리하면서 세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전문직이나 사무근로직이 많은 금수저형의 경우엔 세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세무상담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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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당시 대기업에서 해고명단 정리를 하는 업무를 했어요.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잘라야 한다는 것에 너무 회의감을 느껴, 큰 고민 없이 사표를 던졌어요. 그리고 창업을 했는데 처음에는 성공했어요. 그 이후에 실패했다가 다시 재창업에 성공해서 매각한 뒤 큰 돈을 벌었어요.”(60대 초반 남 - 금융자산 300억원 자수성가형 부자) “처음에는 세금 혜택이 많은 근로자 장기저축으로 종잣돈을 마련했고요,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로 최대한 끌어 모아서 ‘공모주’ 투자로 자산을 점점 늘려 나갔어요. 어느정도 모은 지금은 주식 장기투자를 하고 있습니다.”(50대 초반 여 - 금융자산 43억원 자수성가형 부자) “OO지역에 건물이 한채 있었는데 상속세를 내야해서 팔고, 세금내고 대출받아서 △△에 있는 건물을 매입했어요. 전 지금까지 한번도 새 건물을 산 적이 없어요. 새 건물보다 내 색깔을 입힐 수 있는 허름한 건물이 좋아요.”(50대 후반 여 - 총자산 1500억원 금수저형 부자) “지금 00상장사 대주주입니다. 주식과 땅을 상속과 증여로 받았어요. 지금은 여유자금으로 주로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고 있어요.”(60대 초반 남 - 총자산 700억원 금수저형 부자)
[사진 = 매경 DB]
위 인터뷰 사례들처럼 우리나라 부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재산을 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는 45만6000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인구의 0.89%로, 2021년 말(42만4000명) 보다 부자 수가 7.5%(3만2000명) 늘었다.

자산 규모별로 보면 부자의 91.2%(41만6000명)가 10억~100억원 미만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자산가’로 분류됐다. 보유 금융자산이 100억~300억원 미만인 ‘고자산가’는 6.9%(3만2000명), 30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초고자산가’는 1.9%(9000명)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0.02%였다.

“자수성가형 종잣돈 7억원·금수저형 8.7억원”
흔히 재테크의 시작은 ‘종잣돈 만들기’부터 라고들 한다. 이에 우리나라 부자들이 생각하는 종잣돈의 규모와 이를 모은 시기, 활용한 투자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최근 KB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부자가 생각한 종잣돈 규모는 자수성가형이 평균 7억원, 금수저형이 평균 8억 7000만원이었다. 스스로 한 푼 두 푼 모은 자수성가형에 비해 큰 돈을 물려받은 금수저형의 종잣돈 규모가 1억 7000만원 많았다. 또 종잣돈을 모은 시기가 금수저형이 40세, 자수성가형이 42세로 조사됐다.

여기서 말하는 종잣돈은 자산으로 소득에 비견할 만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밑돈을 의미한다. 자수성가형 부자들은 ‘주식’(47.3%)으로 자산을 불린 경우가 가장 많았고 그 뒤를 ‘거주용 주택’(42.0%), ‘예·적금’(27.8%), ‘일반 아파트’(24.9%), ‘재건축 아파트’(20.1%) 등의 순이었다. 반면 금수저형 부자들은 ‘거주용 외 아파트’(42.5%), ‘주식’(37.5%)과 ‘거주용 주택’(35.0%)을 이용해 자산을 증식하고 있었다.

[사진 = KB금융경영연구소]
상대적으로 종잣돈 규모가 적은 자수성가형은 ‘주식’ 등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데 비해 금수저형은 상속·증여로 부동산을 받는 경우가 많아 아파트와 토지·임야, 빌딩·상가 등의 거주용 외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해 국세연보(국세청)에 따르면 상속재산가액 중 52.4%, 증여재산가액 중 50.9%가 부동산자산이었고 상속재산가액 중 41.8%, 증여재산가액 중 39.7%는 금융자산이었다.

“금수저형 세무·은퇴에, 자수성가형 부동산·금융 관심”
자수성가형과 금수저형의 자산관리 관심사는 직업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자수성가형은 세 가지 관심사로 ‘국내 부동산투자’(29.0%), ‘국내 금융투자’(25.4%), ‘경제동향 정보’(20.1%) 등을 꼽아 투자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금수저형은 ‘국내 금융투자’(26.3%)와 ‘국내 부동산투자’(22.5%)에 관심을 가지면서 동시에 ‘세무상담’(22.5%)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와 관련 KB경영연구소는 “자수성가형 부자의 경우 자산을 사업체를 통해 관리하면서 세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전문직이나 사무근로직이 많은 금수저형의 경우엔 세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세무상담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사업체 운영자가 많아 은퇴 제한이 없는 자수성가형 부자와는 달리 전문직이나 사무근로직이 많은 금수저형 부자들은 은퇴 이벤트를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은퇴·노후 상담’(17.5%)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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