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가 CXL에 주목하는 이유 [강해령의 하이엔드 테크] <2편>
정보기술(IT) 시장에 관심 많으신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1편에서 CXL의 의미와 현재까지 컨소시엄에서 구현된 규격을 살펴보고 오셨나요?
이번 편에서는 앞으로 CXL의 환경이 어떤 장치들로 구성될지 볼 예정입니다. 아주 간략하게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CPU, GPU 같은 연산 장치가 기본적으로 놓이게 됩니다. 그다음 PCIe라는 국도가 깔리고요. 여기서 중요한 게 ‘스위치’와 CXL 설계자산(IP)입니다. 외부에 있는 메모리 풀 시스템과 CPU를 연결하려면, 중간에서 CXL 규격으로 변환해주면서 가교 역할을 할 ‘스위치’가 필요합니다. 이 스위치는 앞으로 다양한 IP를 묶어서 칩 형태로 구현될 가능성이 상당히 큽니다.
재밌는 사실도 있는데요. 이 스위치와 최근 발표된 CXL 3.1 IP에 대한 원천 특허는 한국의 기업이 가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파네시아라는 곳인데요. 향후 이 세계관이 확장된다면 이 스타트업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메모리 쪽 모양을 보면 이쪽도 재밌습니다. 우선 CXL 규격 메모리이긴 하지만 D램 속에는 DDR 칩을 씁니다. PCIe와 DDR이 융합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기존 DDR 환경에서 메모리 슬롯에 꽂혔던 DIMM(Double In-line Memory Module)과는 달리 이 세계에서는 새로운 CXL 컨트롤러가 추가돼야 합니다. D램이 어떤 CPU의 정보를 어떻게 받을 것인지, 또 3.0 환경 이상에서는 어떤 D램과 연동해 작업을 할 것인지 등을 아주 똑똑하게 판별해야 하는 컨트롤러인데요. CPU의 구조도 당연히 바뀌어야 합니다. 이 환경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요소들을 CPU 안에 탑재를 해야 하는 것이죠.
그럼 이제 CXL 공급망을 함께 보실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부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아직 갈길이 많이 남았다’입니다. 얼마전 인텔이 5세대 서버 칩인 제온 CPU를 발표했죠. 여기에 CXL 1.1 메모리를 적용할 수 있다고도 발표했죠. 아직은 확장성이 아주 한정적입니다. CXL D램의 외부 ‘확장’은 2.0 규격부터니까요.
일단 세계 메모리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편입니다. 현재까지 업계에선 상용화하지 않았지만요. 2.0을 만족하는 D램 모듈을 개발해 놓은 상황이고요. 이 모듈에서 핵심인 컨트롤러는 중국 팹리스 회사 몬타지 테크놀로지가 만들었습니다. 메모리 간 정보 공유를 보장하는 3.0 규격을 만족하는 고난도 컨트롤러 개발의 방향타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가 변수입니다. 또 최근 CXL 4개 모듈에 관한 상표 출원을 했습니다. 그만큼 삼성이 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겠다는 의지라는 풀이도 있으니 이들의 움직임을 보는 것도 흥미로운 포인트입니다.
다만 메모리 업체들의 시도 역시 아직 설익은 이유는요. 2.0 규격 이상을 만족하는 CPU나 각종 프로세서들이 아예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물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제품을 미리 출시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다만 메모리 업체들의 진도가 너무 빠르고 CXL에 필요한 다른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내놓은 것들이 ‘실체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따라서 최근 증권가에서 상당한 이슈가 됐던 CXL 관련 장비 종목들을 신중하게 바라볼 필요도 있습니다. 물론 1.1 규격 이후에 사용할 D램 모듈에 관한 테스트 장비일수도 있겠지만요. 메모리 쪽을 제외하고, 2.0 이상 생태계에서 괄목할 만한 대단한 변화가 최근 시점에서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없었기에 이 장비들의 실질적 가치와 양산 여부에 대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CXL에 관한 설명을 해봤는데요. 앞으로 D램 세계에서 메모리 계층 구조가 어떤 형태로 진화할 지 다같이 지켜봅시다. Cherish X-mas Love. 메리 크리스마스. 감사합니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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