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알고싶다’…험지 중 험지 수원정 출마선언 이수정 [금배지 원정대]
이수정 경기대 교수 인터뷰
난공불락 요새 ‘수원정’ 출마
국민의힘, 전문가 영입 케이스
“구도심 공동화·교통문제 해결 시급
인물경쟁으로 이길 수 있다고 믿어”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제가 정치를 하겠다고 하니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이 크게 두 가지였어요. 하나는 위로이고, 하나는 사과입니다. 저를 알고 계신 당내 분들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셨어요. 아무도 제가 될 거라고 예상하진 않더라고요.”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냉철하게 범죄를 분석하며 전국적 지명도를 얻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것도 ‘험지 중의 험지’로 불리는 경기 수원정에서다. 가족들조차 출마를 만류했지만 이 교수는 시아버지의 “(국민의힘을)도와줘라”는 말씀을 듣고 결심을 굳혔다고 했다.
이 교수는 2000년부터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해 자문을 해왔다. 벌써 20년 넘게 공중파 방송에 나와 인터뷰를 해온 만큼 아이돌 못지 않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그런 그에게 정치권이 매번 선거를 앞두고 러브콜을 보내는 건 당연한 일이다. 몇 번의 고사 끝에 이 교수는 최근 국민의힘에 영입돼 내년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역구에 선거사무소를 차리고 총선 예비후보 등록까지 모두 마쳤다.
지난 대선 당시에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이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영통구에서 이 대표는 48.29%, 윤 대통령은 48.2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0.07%포인트 차이로 초접전 양상이었다. 물론 대선과 총선은 다른 유형의 선거이긴 하지만 보수정당 후보도 인물론을 내세워 승리할 수 있다는 ‘잠재력’은 확인된 셈이다.
이 교수는 수원정 선거구에 속해 있는 경기대 후문으로 20년 넘게 출퇴근을 해왔다. 범죄심리 분석가로서 대외적으로 첫 발을 내딛은 것도 이 곳이라고 한다. 이 교수는 20여 년 전에 벌어졌던 한 장애인 성폭력 사건에서 범죄분석 전문가로서 법정에 증인으로 섰다.
그는 “유죄 인정을 받은 장애인 성폭력 사건이 전국에서 3건 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했고 그 사건은 유죄가 나왔다”며 “처음 법정 진술까지 갔던 사건이 바로 수원정 지역에서 있었던 그 사건”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야간에 등교하는 학생들이 ‘수원역이에요’라고 얘기했는데 1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이렇게 도시 개발이 된 곳은 생각보다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도심과 구도심 간 개발 격차가 큰 점도 이 교수가 우려하는 대목이다. 구도심이 공동화되며 범죄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오원춘 사건’이 일어났을 때 현장 골목길을 많이 가봤는데, 지금도 여전히 구도심에는 그런 골목길들이 있다”며 “골목이 너무 좁고 밤에는 불법주차를 해놔서 순찰차가 들어가지도 못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도심권이 어떻게든 낙후되지 않도록 메워야 한다”며 “재건축도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새로운 타운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시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3년 뒤 이 교수는 국민의힘이 제안한 험지 지역구 출마를 받아들였다. 만약 민주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손쉽게 ‘금배지’를 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교수가 후자를 택한 건 국민의힘에서 ‘입법 효능감’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만약 국회에 들어간다면 입법부의 기본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고, 그 맛을 본 계기가 국민의힘에서 성폭력대책 특별위원회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위원회에서 스토킹처벌법과 보호수용법을 요구했다. 스토킹처벌법은 입법이 됐고 보호수용법은 대선 때 공약집에 포함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로 넘어갔다”며 “국민의힘이 나름대로 공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 역시 수원정이 이기기 힘든 지역구란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인물경쟁’을 통해 어려움을 돌파해보겠다는 게 이 교수의 분명한 의지다. 그는 “빨간 옷을 입고 갈 때와 입지 않을 때 지역 주민들이 저를 어떻게 대할지 이미 알고 있다”며 “하지만 무슨 옷을 입든 저는 그대로 저다. 원론대로 정말 국민을 위해서 헌신하겠다는 인물이 나오면 이길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수정 교수가 내년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의 요새를 공략해 국민의힘이 수원 전체를 공략하는 과정에서 ‘잔 다르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나만 돈 없나, 벤츠·BMW도 싫다네”…한국서도 이車 사야 폼난다? [최기성의 허브車] - 매일경
- “한반도 올해 핵전쟁 발발 가능성”…북핵 협상가 강력 경고, 그의 해법은 - 매일경제
- “월세 10만원 깎자”는 건물주 말에 호프집 사장 ‘왈칵’ 울었다 - 매일경제
- 세입자 26명 인생 뿌리째 망가졌는데…보증금 27억 떼먹은 대가는 ‘징역 4년’ - 매일경제
- 잘릴 걱정없던 ‘신의 직장’에 또 날벼락…연초부터 ‘해고 폭풍’에 패닉 - 매일경제
- 한 채에 130억 ‘청담동 그사세’ 입주 시작…압구정에 벌써 시즌2 대기중 - 매일경제
- 아파트 화재, 담배꽁초보다 ‘이것’ 더 조심해야…최근 사건들 보니 - 매일경제
- 기왕 인서울, 준강남 가줘야죠…외지인 아파트 원픽은 강동·송파구 - 매일경제
- “차례상 단골 사과·배 대신 등장한 주인공”…올해 설 선물의 정체 - 매일경제
- “22세 보물, 위기서 韓 구해…” 클린스만호 亞컵 첫 승 이끈 이강인 향한 日의 찬사 [아시안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