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돈폭탄' 뿌리는데 한국은 주춤…배터리 업계의 속사정 [배성수의 다다IT선]

배성수 2023. 12. 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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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 업계가 최근 공격적으로 유럽 진출에 나서고 있다.

중국 업체는 최근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배터리 업체의 최근 증설 동향을 보면 전기차 투자를 줄이겠다는 게 아니라 시점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 불황이 예상되는 현 상황에서도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은 분명 유의미한 결과를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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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수의 다다IT선 144회]
韓·日 배터리와는 '딴 판'…유럽 진출 대폭 확대하는 중국
BYD, 헝가리에 첫 유럽 전기차·배터리 공장 신설 추진
CATL도 헝가리에 대규모 공장…니오 등도 유럽 공장 타진
"중국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서도 중국 업체 약진"
파나소닉은 오클라호마 공장 건립 취소
K배터리도 속도 조절…"불황 속 투자가 향후 주도권 선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배터리 업계가 최근 공격적으로 유럽 진출에 나서고 있다. 배터리 불황에 대비해 속도 조절에 나선 한국과 일본 배터리 업체는 다른 행보다. 업계에선 "앞으로도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중국 배터리 업체의 공세가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BYD, 헝가리에 대규모 전기차·배터리 공장 추진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업체 BYD는 헝가리 정부와 전기차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라인을 갖춘 공장 설립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투자 금액은 수십억 유로 수준으로, 공장 부지는 헝가리 남부 도시 세게드다.

BYD가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을 짓게 되면 유럽 현지에 들어서는 BYD의 첫 배터리 공장이 될 전망이다. 매체는 "헝가리에서의 대규모 공장 증설은 2020년대 안에 유럽 전기차 산업을 장악하겠다는 BYD의 야망이 담긴 행보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BYD는 이미 헝가리에 버스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업체는 최근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배터리 시장의 새로운 공급망으로 떠오른 헝가리가 주요 타깃이다. 헝가리는 중국과 폴란드, 미국에 이어 세계 4위의 배터리 생산국이다.

CATL은 지난해부터 헝가리 데브레첸에 100GWh 규모의 생산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유럽연합(EU) 전체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배터리 투자였다. 이와 함께 자회사인 CATL쓰촨이 최근 주정부로부터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라인 프로젝트에 대한 비준을 받는 등 생산량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 외에도 EVE 파워와 선우다(Sunwoda) 등 중국 배터리 업체가 헝가리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니오와 GWM 등 여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유럽에서 공장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중국 업체가 모회사인 볼보, MG 등 전기차 업체도 유럽 현지 투자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CATL(점유율 27.6%)과 BYD(1.8%)는 각각 2위, 6위를 차지했다. 특히 CATL의 질주가 거세다. 1위 LG에너지솔루션과의 점유율 격차는 0.1%포인트에 그친다.

 "韓·日 배터리 업계는 속도조절중국 추격 유의해야"

반면 한국과 일본 업체는 업황 불황에 대비해 증설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테슬라의 공급사인 파나소닉이 최근 미국 오클라호마 공장 신설 계획을 취소한 게 대표적이다.

파나소닉은 현재 캔자스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에 이어 추가 건설 지역으로 오클라호마를 물색했지만, 최근 이를 철회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테슬라의 전기차 수요 둔화를 고려한 결정이란 분석이 나왔다.

국내 업체도 마찬가지다.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는 튀르키예 기업과 함께 현지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최근엔 미시간 공장 생산직원 170여명을 감원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SK온은 포드와 함께 짓고 있는 캔터키 2공장의 가동 시점 조정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배터리 업체의 최근 증설 동향을 보면 전기차 투자를 줄이겠다는 게 아니라 시점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 불황이 예상되는 현 상황에서도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은 분명 유의미한 결과를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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