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로 '필모톡' 관객들과 교감한 정우성 "청각장애? 다른 우리의 하나"

심지혜 기자 2023. 12.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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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 고객초청 토크 콘서트 '필모톡' 참석…농아인 초청도
"사랑한다 말해줘' 촬영시 애로 없냐는 질문에 "목소리 언어 써도 답답함 느낄 수 있어"
'서울의 봄' 이태신 장군역에 "차분하고 이성적인 캐릭터 만들려고 노력"
매달 배우와 함께하는 SKB 토크콘서트 '필모톡', 고객 감성 문화 행사로 자리
[서울=뉴시스] 배우 정우성이 21일 SK브로드밴드 주최로 열린 '필모톡'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SK브로드밴드 제공)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21일 저녁. 영하 15도에 육박하는 차가운 날씨에도 홍대입구역에 위치한 ‘T팩토리’에는 입장객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SK브로드밴드가 한 달에 한 번 운영하는 ‘필모톡’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날이 추우면 ‘노쇼’가 빈번한데 이날은 그렇지 않은 듯 했다. 빈자리 없이 모든 자리가 꽉꽉 들어찼다.

오후 8시부터 대략 1시간30분~2시간 진행하는 이 행사는 SK브로드밴드가 IPTV B tv가입자들을 위해 마련한 자리로 배우가 참가자들과 소통하는 형식이다. 배우가 촬영한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와 비화를 진솔하게 전달한다.

배우가 찍은 10개의 영화를 선정해 진행자가 각 영화의 명장면을 뽑아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올해 6월 류준열을 시작으로 한지민·김남길·조우진·한효주·류승룡이 참여했다.
[서울=뉴시스] SK브로드밴드가 매월 한 번 여는 '필모톡' 12월 게스트로 배우 정우성이 참석했다. (사진=SK브로드밴드 제공)

정우성 '신념 가진 이미지'로 이태신 장군 役 캐스팅

12월 참석 배우는 정우성이다. 대개 자신의 영화 홍보와 관계없이 참여하는데 이번에는 정우성이 출연한 영화 ‘서울의봄’ 개봉 시기에 맞춰 일정이 잡혔다. 서울의봄은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실화 된다면 정우성의 첫 1000만 관객 영화가 된다.

행사가 진행된 홍대 T팩토리는 강연장이 아닌 SK텔레콤이 추진하는 이벤트나 스마트폰 가입 등을 안내하는 공간이다. 장소가 넓지 않아 마련 가능한 자리는 100여명 남짓이다. 다닥다닥 좁게 붙어 앉았지만 공간이 가득 차면서 현장 열기가 뜨거웠다.

정우성이 2층에서 내려오자 그를 찍으려는 현장 참석자들의 카메라 셔터가 연신 터졌다.

이날은 정우성의 첫 주연작 비트부터 시작해 이정재와 함께 나온 태양은 없다, 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 호우시절, 신의 한 수, 아수라, 더킹, 강철비, 증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서울의 봄까지 주요 장면을 훑었다.

[서울=뉴시스] 배우 정우성이 21일 SK브로드밴드 주최로 열린 '필모톡'에 참석했다. (사진=SK브로드밴드 제공)


서울의 봄에서 정우성은 이태신 장군 역할을 맡았다. 진행자는 정우성에게 “김성수 감독이 처음부터 이태신 역할을 정우성을 염두에 뒀다고 했다. 본인 신념을 고집하는 모습을 보고 이태신과 같다고 느꼈다고 했다”고 하자 정우성은 “직전 작품(헌트)과 이미지가 비슷할 것 같아 걱정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태신을 좀 더 차분하고 이성적인 캐릭터로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전두광이 '불'과 같은 역할이라면 이태신은 '물'과 같은 이미지로 보이도록 노력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에서 맡은 청각장애인 화가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역할 속에서 소통이 잘 되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진 않았냐는 질문에 정우성은 "우리가 서로 다르듯 청각장애가 아니라 다른 우리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목소리 언어를 써도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고 답했다.

마지막 인사는 수어로 했다. 정우성이 청각장애인 역할로 나온 드라마를 이야기해서가 아니다. 매 행사 때마다 농아인을 초청하기에 함께한다는 의미에서 수어로 하는 것이다.

필모톡은 단순 배우와의 만남 자리를 마련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닌, 농아인들에게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점이 차별점이다.

초청한 농아인들의 자리는 배우와 가까운 맨 앞이다. 바로 앞에는 수어 통역사를 배석시켜 현장 이야기를 전달한다. 또 직접 배우의 얼굴을 보면서 입모양으로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이날은 7명의 농아인이 함께했다.
[서울=뉴시스] SK브로드밴드가 농아인과 함께하는 문화행사 '필모톡'을 한 달에 한 개최하고 있다. 현장에는 수어 통역사가 참석해 대화 내용을 전달한다. (사진=SK브로드밴드 제공)

배우가 본인의 필모에 대해 이야기…농아인도 함께 참석

필모톡은 IPTV(B tv)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SK브르밴드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익숙한 MZ세대와 접점을 찾기 위해 추진한 행사다. 발단은 SK브로드밴드 플랫폼기획팀이 올해 3월 시작한 콘썰트(콘서트와 이야기라는 의미의 ‘썰’의 합성어)다. 플랫폼기획팀은 B tv에 대한 시청자 경험을 유도하고 진성 고객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다 6월부터는 배우가 관객과 함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는 형태의 토크 콘서트 '필모톡'로 형식을 굳혔다. 배우를 지근거리에서 만나는 것은 물론, 배우가 직접 자신이 찍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는 점에서 필모톡은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11월까지의 현장 참여 누적 신청자 수는 6700명에 이른다. 이번 정우성편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500명이 신청했다. ’가치봄'(한글자막 및 화면해설) 이용자도 매번 초청한다.

필모톡 현장 영상은 B tv 가이드채널과 무료 주문형비디오(VOD)를 통해 공개하고 이후 유튜브를 통해서도 선보인다. 현재까지 집계된 1~5회의 필모톡 행사 영상의 누적 시청자수는 312만명이 넘는다. 필모톡 VOD의 시청건수(조회수)는 7만5000건을 넘어선다.

필모톡 초청 배우의 출연작은 B tv 내 가치봄 콘텐츠로 메인 편성한다. 필모톡 방송 기간 초청 배우의 가치봄 콘텐츠 시청자수 전후(전후 2주 비교) 증가율은 169%로, 약 2.7배에 이른다.

최승훈 SK브로드밴드 매니저는 "플랫폼기획팀과 함께 일하면서 조직간 시너지 효과를 얻는 것은 물론 고객들과의 접점을 새롭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성과"라며 "배우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점, 농아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행사라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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