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학연 "'무인도의 디바'요? 제겐 '드론같은' 작품이었죠"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차학연은 한마디로 '총기 있는' 배우였다. 남다른 작품 분석력과 끈질긴 근성, 뒤돌아보지 않는 결단력까지. 1시간 가량의 인터뷰를 통해 영민하면서도 진솔한 차학연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12일 마이데일리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사옥에서 차학연을 만나 최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와 배우 차학연, 그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무인도의 디바'는 좋아하는 가수를 보며 디바를 꿈꾸다 불의의 사고로 무인도에 15년 간 표류된 서목하(박은빈)의 가수 도전기를 담은 드라마다. 극중 차학연은 무인도 봉사 중 목하를 처음으로 발견한 YGN 기자 강우학 역을 맡았다. 극 중 강우학의 진짜 정체를 두고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폭발했다.
"주변에서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친구들도 마찬가지고 지인들도 '기호가 도대체 누구냐', '후반부 전개는 어떻게 되냐' 등등 질문을 했죠. 그래서 드라마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었어요. 시청자 분들의 반응도 하나하나 잘 봤는데요, 특히 우학과 목하의 러브라인을 응원하는 '팀 우학'이 결성됐다는 사실을 알고 정말 흥미롭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은빈 씨랑 저는 기호가 누구인지 절대 헷갈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팀 우학' 분들이 '(목하와 우학의 관계를)이렇게까지 친구로 못을 박냐'며 절규하시는 반응도 재밌었고요. 우학이를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행복했죠."
'팀 우학'이라는 일종의 팬덤이 생길 만큼 인기가 좋았던 서사를 가졌지만, 차학연은 드라마 속 러브라인에 만족한다고 털어놨다.
"개인적으로 우학이는 목하와 이뤄지지 않고 옆에서 키다리 아저씨가 된 것으로 완성됐다고 생각해요. 기호와 목하의 15년 간극을 알고 나서도 감정을 표현하고 옆에서 부담을 주면 우학의 캐릭터가 다르게 표현되지 않았을까요? 차학연으로는 아쉬움이 남지 않지만, 그래도 우학이라면 사랑하는 사람이었으니 아쉬움이 남겠네요.(웃음)"
가깝지만 먼 캐릭터였던 우학. 그를 그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차학연. 그는 여전히 '무인도의 디바'의 여운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번 드라마는 특히 빠르게 지나간 것 같아요. 또래들과 함께 연기해서 그런지 촬영 현장도 재밌었고, 많이 배울 수도 있었죠.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많이 아쉽고 서운하고, 그만큼 우학이를 떠나보내기가 아직은 잘 안되는 것 같아요.(웃음)"
차학연은 '무인도의 디바'로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는 평을 받으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전작인 '배드 앤 크레이지', '조선변호사'에 비해 연기력이 늘었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이번에 우학이를 잘 표현하기 위해 정말 많이 준비했어요. '조선변호사' 촬영이 끝난 후 일주일 정도 휴식하고 바로 연습에 돌입했죠. 저보다 텐션이 높은 캐릭터였기 때문에 적당히 연습해서는 안됐어요. 그래서 걷고 뛰고 소리도 질러보고…충분함을 넘어서 연습했어요. '이 이상으로 연습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했을 때 아쉬움이 남지 않을 만큼요. 그 모습을 많은 분들께서 알아봐 주신 것 같아서 촬영 막바지까지 열심히 했어요."
'강우학'을 통해 연기의 즐거움마저 깨달았다는 그다.
"다양한 피드백이 있으니 좋았어요. 저를 우학이 자체로 봐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고요. 화를 내고, 안쓰러워하고, 재밌어하고…. '연기 잘 한다'는 말보다는 그런 모습이 더 위안이 됐어요. 거기서 재미가 오더라고요."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냐고 묻자 차학연은 고민 없이 "전문직"이라고 답했다.
"우학이가 기자 역할이였지만 '무인도의 디바'가 오피스물이 아니다 보니 그런 장르에도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도전한다면 전문직 역할을 맡아보고 싶어요. 의사든, 판사든, 검사든 전문직을 만나서 그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2012년 그룹 빅스(VIXX)로 데뷔해 지금까지, 어느덧 연예계 생활 12년 차가 된 차학연. 뒤돌아본 적은 없었을까. 그에게 그간 활동하며 아쉬웠던 점이 있는지 물었다.
"아쉬움은 항상 남아요. 대신 후회는 없죠. 왜냐하면 그때의 저로 돌아가도 그만큼 노력했을 것 같고, 그만큼 최선을 다했을 것 같기 때문이에요. 아쉬운 점에 대해 앞으로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편이에요."
반대로 잘했다고 생각하는 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는 "늘 최선을 다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저는 어떤 결정을 할 때 정말 많이 고민하고 결정을 내려요. 그러니까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결정할 당시의 저를 믿을 수 있더라고요. '그때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때로 돌아가더라도 또 그런 선택을 할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무인도의 디바'는 차학연에게 어떤 선택이었을까. 차학연의 눈이 반짝였다.
"제게는 드론같았던 작품이요. 저를 찾아준 작품이죠. 제 원동력이 되기도 했고, 위안이 되기도 했어요. '지금까지 잘 해 왔다', '앞으로 잘 할 수 있다'고 말 해준 작품이기도 해요. 우학이를 좋아해주시는 많은 분들을 보면서 깨달았죠. 이번 작품처럼, 앞으로도 시청자들이 저를 떠올린다면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배우가 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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