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년에도 핵역량 강화 집중… 러시아 등과 '반미' 공조도 강화"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내년에도 핵역량 강화에 집중하며 러시아 등 '반미 국가'들과의 연대·공조를 강화할 것이란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미래전략연구위원회는 23일 '2024 국방정책 환경 전망과 과제' 보고서에서 "북한은 2022년 '핵무력정책법' 제정과 2023년 전술핵 대량생산 시사 등을 통해 핵무력 고도화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군사력 증강에 역량을 집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북한의 국방정책은 전술핵무기 소형·경량화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극초음속미사일 기술개발에, 그리고 올해는 전술핵무기뿐만 아니라 고체추진 ICBM, 전술핵공격잠수함, 정찰위성 등 개발에 중점을 둔 것으로 평가된다.
위원회는 "2024년에 주목해야 할 북한의 (무기) 개발 행보를 특정하긴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큰 틀에서 핵무기 고도화 및 그와 관련한 비대칭 군사력 증강을 합리화하는 행보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위원회는 특히 북한이 "군사적 측면에선 "전술·전략핵-미사일-정찰위성"을 주축으로 하는 양탄일성(兩彈一星) 완성을 목적으로 아직 충족되지 못한 기술 분야의 실험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엔 아직 북한의 달성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핵탄두의 소형·경량화와 ICBM용 기동탄두재진입체(MARV)·개별유도다탄두(MIRV) 기술 개발 등이 포함된다.
위원회는 특히 "북한이 올해 미국 본토를 사정거리 안에 두는 고체연료 기반 ICBM '화성-18형'을 3차례 시험 발사하며 발사체 능력은 보여줬지만, 탄두부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며 이를 내년에 ICBM의 정각(正角) 시험발사를 통해 증명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북한은 그간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발사 각도를 90도 가끼이 높인 고각(高角) 발사 방식으로만 ICBM을 발사했다.
북한이 이달 18일 고각을 쏜 화성-18형이 비행거리 약 1000㎞에 정점고도가 6000㎞를 훌쩍 넘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를 정상 각도(30~45도)로 쏘면 1만5000㎞ 정도는 충분히 날아갈 수 있을 것이란 국내외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북한에서 쐈을 때 미 전역을 타격하고도 남는다는 얘기다.
위원회는 또 "북한이 내년에 핵잠수함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무인정찰기, 극초음속 발사체 관련 시험·도발도 연속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 당국의 대남 적대의식에 따라 시위성·위협적 도발을 지속 감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올해 7월 이른바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제70주년 기념식을 계기로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본격 재개했고, 9월 정상회담 등을 통해 협력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용 탄약·무기 등을 공급한 대가로 우주발사체·정찰위성 등의 개발·완성에 필요한 기술적 자문을 받았을 가능성 또한 제기됐다.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이래 2년 가까이 전쟁을 이어오고 있다.
위원회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을 위한 재래식 능력을 확보하면서 동북아 역내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러시아의 이익, 그리고 '신(新)냉전' 구도를 이용해 대외적 지렛대를 확보하며 군사력 증강을 도모하려는 북한의 이익이 '교집합'을 형성하고 있다"며 "북한이 내년에도 러시아와의 공조를 통해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위원회는 또 "북한이 그간 반미 국가 결집을 시도하며 일부 국가와는 군사적 관계 구축도 병행해왔다"며 내년에도 이 같은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이 작년 말 우리 영공으로 날려보낸 소형 무인기의 경우 이란제와 유사하단 평가가 나온 적이 있다.
위원회는 "러시아도 내년에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에 공을 들일 것"이라며 전망하면서도 "중국은 러북과의 안보협력에 적극 호응하는 게 자신들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기에 3자 간 공조가 단기간 내 본격화되면서 고도화된 군사협력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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