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혹독한 ‘겨울왕국’…열악한 의료 환경 외

KBS 2023. 12. 2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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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말 그대로 겨울왕국이 된 요즘인데요.

북한은 더합니다.

백두산은 진작에 영하 35도 아래로 내려갔고, 내륙지방도 영하 20도로 떨어지며 얼어붙었습니다.

한파가 엄습하자 조선중앙TV에선 연일 “건강관리에 각별히 주의하라”는 방송을 내보내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추위를 이겨나갈 물자도 부족하고 의료 상황도 열악한 게 현실이라, 이번 겨울도 북한 주민들에겐 만만치 않은 계절이 되고 있습니다.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매섭게 부는 칼바람, 온통 하얀 눈으로 덮인 이곳은 백두산입니다.

북한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영하 38도를 기록했습니다.

[조선중앙TV/12월 17일 : "영하 38도 내지 영하 27도, 그 밖의 지역은 영하 26도 내지 영하 10도로써 날씨가 몹시 추울 것이 예견되므로 건강관리에 특별한 주의를 돌리고..."]

우리의 기상청 역할을 하는 기상수문국도 비상대책에 나섰습니다.

조선중앙TV를 통해 한파와 폭설에 대비하라고 당부했습니다.

[독고혁철/기상수문국 실장 : "전력선들이 끊어지게 되고 그리고 도로가 얼음에 깔리게 됩니다. 재해성 기상 현상들에 의한 피해가 없도록 인민 경제 여러 부문에서 사전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할 것입니다."]

한편으론 당국이 주도적으로 주민들 건강 챙기기에 나서는 모양새를 부각시키고 있는데요.

최근 공사를 마친 의료용품 공장 두 곳의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말엔 강원도 원산시에 의료용 소모품 공장이 이달 중순엔 평안북도 신의주시에 보호 장갑과 마스크 등을 생산하는 공장이 준공됐다고 합니다.

[조선중앙TV/12월 11일 : "우리 인민들이 사회주의 보건 제도의 혜택 속에 무병 무탈해서 행복하고 문명한 생활을 마음껏 누리도록 하시기 위해 불면 불휴의 노고를 바쳐 가시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하지만 국경봉쇄와 대북 제재로 인해 기초적인 의약품 수급마저 어려운 게 북한 주민들 현실인데요.

민간요법과 약초 등에 의지해 주민들 스스로 질병을 치료하는 실정이고, 감염병 예방에 중요한 마스크도 제 때 공급되진 않는다고 합니다.

[박현숙/2014년 탈북 : "마스크 같은 것도 다 집에서 본인들이 만들어서 착용하더라고요. (의료품) 공장을 뭐 짓는다 해도 원자재가 없는데 어떻게 그 공장이 돌아가요. 말도 안 되는 소리지."]

‘보여주기 식’ 방송과 달리 열악한 의료 환경 속에서 혹한과 싸우는 북한 주민들.

오늘도 녹록치 않은 겨울나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대규모 온실 농장…빛 좋은 개살구?

이렇게 겨울이 길고 추운데, 북한의 식량 문제는 또 어떻게 될까 걱정도 됩니다.

북한은 신선한 채소를 공급한다며 최근 5년 사이 대규모 온실농장을 연이어 짓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는 온실농장들이 제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운영에 과연 문제는 없는 걸까요?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소복이 쌓인 눈 사이로 온실 여러 동이 빼곡히 자리 잡았습니다.

연포 온실농장입니다.

수경재배, 4모작 5모작 재배방법 등 다양한 재배기술로 채소를 생산하고, 겨울철 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조명과 온도 유지에도 신경 쓰고 있다고 합니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다른 농장과 경쟁도 한다는데요.

[심민섭/연포 온실농장 부경리 : "지난 7월부터 중평 온실농장과의 사회주의 경쟁이 활발히 진행되는 속에서..."]

경쟁 상대인 중평 온실농장에선 적은 원가로 많은 양의 채소를 재배하기 위해 선진과학기술을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리학선/중평 온실농장 작업반장 : "사회주의 경쟁을 벌리는 과정을 통해서 남새(채소) 생산에서 나서는 과학 기술적 문제들을 더 잘 알게 되었고..."]

이 농장들은 지난 2019년, 2022년 차례로 완공됐는데요.

가장 먼저 생긴 중평온 실농장은 경성비행장과 공군 비행연대시설을 철거해 1년 3개월 만에 지었습니다.

200여 헥타르에 달하는 면적에 수경온실 20동 토양재배 온실 320동이 들어섰습니다.

뒤에 생긴 연포 온실농장은 230여 일 만에 공사를 마쳤는데요.

역시 연포 비행장과 공군기지를 철거하고 227여 헥타르 면적에 수경재배 온실 18(열여덟)동 토양재배 온실 900여 동을 건설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강동 온실농장은 지난 2월에 착공에 들어갔는데요.

이곳 역시 비행장과 공군 시설 자리에 수백 동의 온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이렇게 대규모 온실농장을 지어 생산량이 높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 운영하는 온실 수는 적어 주민들이 혜택을 받기 쉽지 않습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선임연구원 : "전체가 아니라 일부가 지금 돌고 있다. 공급 대상은 핵심 관련 기업하고 당 정책 기관들이라든가. 일반 주민들한테 공급되는 건 아니라고 보죠."]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식량난에 먹거리를 챙기는 ‘애민’ 정책을 내세우며 민심을 다독이는 모양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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