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사라진 애플, 올해 주가는 50% 상승…더 오를 수 있을까

권성희 기자 2023. 12. 2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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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차기 성장 동력은? ①


애플 주가가 22일(현지시간) 0.55% 하락한 193.60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14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인 198.11달러에 비해 2.3% 낮은 수준이다. 애플은 지난 14일 장 중에 199.62달러까지 오르며 200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애플 주가는 다시 랠리를 재개해 새로운 신고가를 쓸 수 있을까.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가 분석한 내년 실적 전망과 밸류에이션을 토대로 살펴 본다.

애플 시총, 올해 1조달러 증가
애플 주가는 올해 역사적인 한 해를 보냈다. 실적이 부진한 중에도 주가가 올들어 50% 가까이 뛰었고 사상최고치도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애플은 가치 창출이란 점에서 올해 시가총액이 1조달러가량 늘어나며 어떤 기업보다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이 같은 유례없는 랠리가 실적 부진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이 역설이다. 애플은 매출액이 지난 분기(7~9월)까지 4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매출 감소세는 이번 분기(10-~12월)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애플의 하드웨어 기기들, 아이폰, 맥, 아이팟은 여전히 엄청난 매출액을 창출하고 있지만 성장세는 사라졌다.

애플은 회계연도 2023년(지난해 10월~올해 9월) 매출액이 전년 대비 3% 줄었다. 내년 9월 말까지인 회계연도 2024년 매출액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성장률은 4% 미만의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비전 프로, 높지 않은 시장 기대감
현재로선 애플의 매출 성장세를 끌어올릴 만한 뚜렷한 비전도 보이지 않는다. 애플은 2016년에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을 출시한 이후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초 출시될 것으로 기대되는 혼합현실(MR) 헤드셋인 애플 비전 프로의 성공이 더욱 중요하지만 이 제품이 애플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는 거의 없다.

가격이 3499달러로 너무 비싼데다 보편적인 필요성을 자극하며 광범위한 수요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서카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1월25일 기준으로 미국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매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감소했다.

메타 플랫폼이 최근 새로 내놓은 혼합현실 헤드셋인 퀘스트3는 판매 부진을 겪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1일 윈도 혼합현실 플랫폼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아이폰 연간 매출 2% 감소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회계연도 2024년에 3970억달러의 매출액에 1000억달러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중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사업은 아이폰이다. 아이폰은 회계연도 2023년에 2006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체 매출액과 비슷한 규모다. 아이폰 사업만으로도 매출 규모가 미국 상위 15위 안에 포함될 정도다.

하지만 아이폰 매출액은 회계연도 2023년에 전년 대비 2% 줄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했기 때문이다. IDC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2027년까지 연평균 1.4%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아이폰은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에 직면해 있다.

서비스 사업, 가장 높은 9% 성장
현재 애플에서 가장 성장률이 높은 사업은 광고, 음악, 사진, 금융, 팟캐스트, 게임 등을 포함한 서비스 부문이다. 서비스 사업은 회계연도 2023년 매출액이 852억달러로 전년 대비 9% 늘어났다.

애플의 서비스 사업 매출은 미국 포춘 500대 기업 가운데 상위 50위 안에 포함될 정도의 규모다.

서비스 사업은 서비스 종류를 늘리고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도 성장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 애플의 하드기기를 통해 제공되는 만큼 하드웨어 판매를 늘리는 것이 기본적인 성장 토대가 된다.

웨어러블 등도 매출 3% 감소
에어팟, 애플 워치, 홈팟 등을 포함한 웨어러블, 홈 & 액세서리 사업은 회계연도 2023년 매출액이 398억달러로 전년 대비 3%가량 줄었다. 이 사업부의 매출액은 베스트 바이에 맞먹는다.

최근 애플이 혈중 산소측정 특허권 소송에 패소해 미국에서 최신 애플 워치 판매를 중단한 것은 이 사업부 매출액에 부정적이다. 반면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인 비전 프로 헤드셋은 웨어러블로 이 사업부에 포함돼 매출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맥은 회계연도 2023년에 매출액이 27% 급감해 294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아이패드는 회계연도 2023년 매출액이 283억달러로 3% 줄었다.

성장 부진에도 '매도' 의견은 3명뿐
성장세 없는 부진한 실적에도 팩트셋에 따르면 애플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47명 가운데 '매도' 의견은 단 3명뿐이다.

애플의 현재 주가는 193달러 수준이다. 이 주가일 때 애플의 내년 순이익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30배다. 올초 20배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 애플이 S&P500지수 대비 받고 있는 프리미엄도 올초 20%에서 현재는 50%로 올라갔다.

애플의 선행 PER은 알파벳(25배)이나 메타 플랫폼(27배)보다 높고 심지어 올들어 주가가 3배 이상 폭등한 엔비디아(28배)보다도 높다.

엔비디아의 연간 순이익은 7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애플의 순이익 성장률은 7%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애플의 주당순이익(EPS)은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 정책에 따라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애플은 아직도 현금 유보금이 510억달러에 달한다. 애플은 2018년에 현금 유보금을 제로(0)로 만들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이후 자사주 매입을 늘려 왔다.

언제까지 순이익 성장을 자사주 매입에 의존할 수는 없다. 결국 애플 주가의 상승 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매출 성장세를 다시 촉발시킬 만한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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