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어 문재인 만난 김부겸…커지는 ‘역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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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최근 잇따라 만났다.
이 대표로부터 내년 총선에서의 역할을 제안받은 게 있냐는 질문에 김 전 총리는 "구체적 얘기를 할 단계는 아니었다"며 "이 대표가 많이 도와달라고 했고, 나는 당을 도우러 여기까지 온 것 아니냐 정도의 대화를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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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정계은퇴 선언 이후 1년 7개월만
내년 총선 앞두고 ‘역할’ 맡을 수 있단 관측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최근 잇따라 만났다. 지난해 총리직을 퇴임하면서 “지난 30년 넘게 해왔던 정치인과 공직자로서의 여정도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했던 터라 사실상 정계를 은퇴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내년 총선을 석달여 앞두고 눈에 띈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총선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조심스럽게 나온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지난 21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 방문해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이 대표를 만난 다음 날 바로 문 전 대통령을 찾은 것이어서 민주당 내 갈등을 비롯한 여러 현안 관련 대화가 오갔을 것이란 추측을 낳았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와의 20일 오찬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기왕에 이 대표를 본 것이어서 바깥에서 이 대표한테 전해달란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했다”고 했다.
핵심 중 하나가 당 통합을 위해 이 대표에게 이낙연 전 대표와 만나서 대화하라고 이야기한 부분이다. 김 전 총리는 “이 전 대표가 처한 처지를 정확하게 판단해야 하고, 그래도 총선은 우리가 통합 안정 혁신이 어우러져야만 좋은 결과가 온다”고 이 대표에게 전했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추진과 이 대표 사퇴 주장 등으로 당내 갈등 상황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중재’ 역할에 나선 것이다. 김 전 총리의 이야기를 들은 이 대표는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다양한 의견들을 더 수렴해 나가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당초 이 대표가 김 전 총리 및 정세균 전 총리와 연쇄 회동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단순 당내 현안 관련 의견 교환을 넘어 총선 관련 구체적 역할이 거론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기도 했다. 김 전 총리의 경우 1년 7개월 간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었는데 이 대표를 만나면서 다시 공개석상으로 나온 셈이 됐기 때문이다.
일단 20일 자리에선 적어도 그런 이야기가 오가진 않았다고 김 전 총리가 밝힌 상태다. 이 대표로부터 내년 총선에서의 역할을 제안받은 게 있냐는 질문에 김 전 총리는 “구체적 얘기를 할 단계는 아니었다”며 “이 대표가 많이 도와달라고 했고, 나는 당을 도우러 여기까지 온 것 아니냐 정도의 대화를 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회동 당시 김 전 총리에게 ‘많은 역할’을 당부했다고 알려진 상황이어서 향후 당내 상황에 따라 선거대책위원장(선대위원장)이나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야권의 한 인사는 “이 대표가 김 전 총리에게 구체적인 역할을 제안한다면 비대위원장이나 선대위원장 아니겠나”라며 “다만 현 상황에서 비대위원장은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고 당 상황에 따라 가변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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