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품고 날랐던 하림 주가…삼일천하로 막 내리나[종목현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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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하림 주가가 이번 주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하지만 하림지주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상품은 610억원가량에 불과해 증자 과정에서 추가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노조는 "하림은 HMM이 보유한 10조 규모의 유보금을 털어먹기 위해 무리한 차입금과 팬오션에 무리한 유상증자, 영구채 발행으로 연쇄 도산의 위험성을 폭증시키고 있다"며 "사실상 무자본 인수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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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유증 등 자금조달 계획에 우려 목소리↑…투자자 대거 이탈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하림 주가가 이번 주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인수 기대감으로 사흘간 70% 급등했지만, 시장이 자금력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하루 만에 상승분의 3분의 1을 단숨에 뱉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림(136480)은 지난 19~21일 3일간 2005원 오르며 69.01% 상승했다. 지난 19일 2905원으로 시작한 하림 주가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찍고 21일 4910원에 장을 마쳤다. 지주사인 하림지주는 19~20일 양일간 14.14%, 10.14% 급등했다.
주가 상승은 인수합병 청신호 덕분이었다. 앞서 하림 측은 그룹 해운 계열사인 팬오션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HMM(011200)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지난 19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림그룹이 HMM 인수에 최종 성공하면 재계 순위는 기존 27위에서 13위권으로 훌쩍 뛰어오르게 된다.
인수 기대감으로 관련 종목에 수급이 쏠렸다. 하루 30만~50만주 수준에 머물렀던 하림 주식 거래량은 19일 9156만주, 20일 6985만주, 21일 1억858만주로 대폭 늘었다. 상한가를 기록했던 19~20일 하림 주식 거래량은 전체 시장 1위를 기록했다. 팬오션은 8328만주로 2위, 하림지주는 7234만주로 5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나흘째 되는 날 주가는 급락했다. 22일 하림은 전일 대비 640원(13.03%) 내린 427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사흘간 오른 2005원의 31.9%가 하루 만에 무너진 것이다. 하림지주 또한 21일 10.57%가 떨어진 데 이어 22일에도 2.03% 하락했다.
하림그룹이 HMM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계획을 구체적으로 내놓지 못하면서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됐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최종 본계약 체결이 아닌 만큼, 매각 절차 진행이 원활하게 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는 상황이다.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HMM 인수가로 약 6조4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최대 3조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고, JKL 파트너스가 7000억원 안팎을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2조7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증권가에서는 인수 주체로 나선 팬오션이 영구채 발행이나 보유 선박 유동화 등 방식으로 이 금액을 모두 조달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에 조(兆) 단위 유상증자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팬오션 시가총액이 2조원이 채 안 되는 상황에서 시총 규모 만큼 유상증자 가능성이 거론된다.
팬오션이 유상증자에 나서면 팬오션 지분을 54.72% 소유한 하림지주가 이에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하림지주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상품은 610억원가량에 불과해 증자 과정에서 추가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결국 개인투자자 등 기존 주주가 대규모 유상증자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신영증권은 HMM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하고 팬오션에 대해선 분석을 중단하기로 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팬오션의 명확한 주주가치 희석 비율을 알 수 없다"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지 않은 주당가치로 매각처를 확정 지은 HMM 투자 매력도가 반감됐다"고 밝혔다.
HMM 노조의 거센 반발도 뛰어넘어야 하는 등 과제도 산적해 있다. 노조는 "하림은 HMM이 보유한 10조 규모의 유보금을 털어먹기 위해 무리한 차입금과 팬오션에 무리한 유상증자, 영구채 발행으로 연쇄 도산의 위험성을 폭증시키고 있다"며 "사실상 무자본 인수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주장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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