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박싱]'미친 폼'에 담긴 에이티즈의 '다음 포부'
지난해 여름 시작한 '더 월드'(THE WORLD) 시리즈의 마지막을 덮는 앨범이자, 두 번째 정규앨범인 '더 월드 에피소드 파이널 : 윌'(THE WORLD EP.FIN : WILL)은 에이티즈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첫 번째 정규앨범이 나온 게 2019년이니, 새 정규앨범이 나오기까지 4년 2개월이 걸렸다. 처음으로 홍중과 성화, 여상·산·우영, 윤호·민기가 유닛을 이뤘으며, 종호는 솔로곡을 불러 수록했다.
CBS노컷뉴스는 에이티즈 정규 2집 '더 월드 에피소드 파이널 : 윌' 제작기를, 소속사 KQ엔터테인먼트에게 들어보았다. 지난 21일 이루어진 이번 서면 인터뷰는 소속사 KQ엔터테인먼트의 각 담당자가 답변했다. 답변 주체는 'KQ 측'으로 통일했다.
앨범 발매일인 이달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멤버들은 이번 앨범이 '바운시'(BOUNCY)(K-HOT CHILLI PEPPERS)라는 전작 타이틀곡을 만들기 전부터 준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적인 제작 기간을 묻자, KQ 측은 "'트레저'(TREASURE) 시리즈 이후로 준비하던 작업이었다"라고 답했다. '트레저'는 에이티즈의 데뷔 앨범부터 선보인 첫 번째 시리즈로, 마지막 작품은 2020년 2월에 나왔다.
KQ 측은 "팬분들(에이티니)께선 익히 아시겠지만 에이티즈는 뮤직비디오 쿠키(부가) 영상에서 다음 앨범에 수록될 주요 곡을 BGM으로 녹여내 일종의 티저로 예고하곤 한다"라고 설명했다. '트레저' 시리즈 마지막 에피소드인 '트레저 에필로그 : 액션 투 앤서'(TREASURE EPILOGUE : Action To Answer)의 타이틀곡 '앤서'(ANSWER) 뮤직비디오 쿠키 영상에 '더 월드 에피소드 1 : 무브먼트'(THE WORLD EP.1 : MOVEMENT) 앨범 수록곡 '섹터 1'(Sector 1) 인트로가 나온 것이 한 예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 찾아왔고, 길어졌다. 데뷔 초부터 심상치 않은 해외 반응에 힘입어 월드 투어를 일찌감치 시작한 에이티즈는, 코로나 영향으로 월드 투어를 잠정 중단해야 했다. 많은 것이 멈추게 된 까닭에, 에이티즈도 '변화'를 겪어야 했다.
"셧다운된 일상 속 저희도 제작 방향에 대한 고민과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시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희망 그리고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제로 : 피버'(ZERO : FEVER) 시리즈를 먼저 펼치게 되었죠. 이 시리즈는 에이티즈 세계관에 있어서 '트레저' 시리즈의 프리퀄(기존 작품 이야기보다 앞선 시기 이야기를 다룬 속편)인데요, 이들이 함께 모험을 떠나기 전 한곳에 모이게 된 배경과 계기 및 캐릭터 배경을 담고 있습니다. 각자의 길에서 좌절을 겪기도 했지만 비로소 함께 희망을 찾게 되는 테마이고, 모든 것이 시작되기 전 '제로'(0) 상태라는 의미를 담아 '제로 : 피버'로 시리즈 타이틀을 명명했습니다. 프리퀄 스토리에서 정규앨범을 발매하기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마침내 '더 월드' 시리즈에 마침표를 찍는 시점에 약 4년 만의 새 정규를 발매하게 되었습니다."
정규앨범에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완성도를 올리는 데 더욱 집중했다. KQ 측은 "4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앨범인 만큼 높은 퀄리티(질)의,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기에 제작 기간을 충분히 가지고 작업했다"라며 "팬분들께서 많이 좋아해 주시기도 하고 에이티즈의 새로운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라고 부연했다.
아프로비트 리듬을 바탕으로 한 재치 넘치는 매력을 담은 타이틀곡 '미친 폼'은 이견 없는 타이틀곡이었다. 캡틴 홍중은 이번 앨범 기자간담회에서 "타이틀곡은 유일무이하게 '미친 폼'으로 정해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에이티즈만이 소화할 수 있는 독보적 장르의 곡"이라는 '일치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KQ 측은 "음악을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마냥 익살스러운 요소들로만 구성되어 있진 않다. 곡 중간중간 카운터 펀치처럼 등장하는 절제된 음악적 섹시미가 존재하고, 폭발할 듯한 에너지가 쏟아져 내리는 구간들도 존재한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지금까지 발표한 '데자뷰'(Deja vu) '멋'(The Real)(흥:興 Ver.) '할라지아'(HALAZIA), '바운시' 등 다양한 장르의 콘셉추얼한 곡을 소화하며 쌓아 온 에이티즈의 음악적 성장을 딱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했다. '바운시' 그리고 '미친 폼'으로 이어지는 변화는 이후 다음 앨범들로 이어질 에이티즈의 음악적인 변화의 예고"라고 귀띔했다.
'미친 폼'은 멤버 홍중과 민기가 작사에 참여했다. "가져와 내 트로피" "OH 대륙 다 돌아봤냐?" "상향 중 내 주가는 레드 라이트(Red Light)" "내 체크(Check)엔 콤마(comma) 계속 넣어가" 등 에이티즈의 성취가 직접적으로 나타나 있다.
KQ 측은 "해당 파트는 그 부분을 부르는 멤버 민기가 직접 작사했다. 노래 제목이 '미친 폼'이기도 한 만큼, 그동안 에이티즈가 쌓아온 성과를 포함해 지금 현재 이뤄가고 있는 커리어들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풀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한 가사"라며 "더불어 에이티즈가 걸어가고 있는 방향성 그리고 다음 행보에 대한 포부도 가사에 잘 녹아있다"라고 전했다.
도입부에 나오는 '9024'나 펄럭이는 '그린 플래그'(green flag)의 뜻도 궁금했다. 우선 '9024'를 두고, KQ 측은 "에이티즈의 '미친 폼'을 위해 만들어진 '드럼 비트'라는 설정으로 만든 코드다. 보통 음악 할 때 자주 언급되는 '808 베이스드럼'을 떠올리시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린 플래그'는 지폐 색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쓴 가사다.
뛰어난 퍼포먼스 실력으로 '무대 맛집'이라는 평을 자주 듣곤 하는 에이티즈인 만큼, 소속사는 '미친 폼' 퍼포먼스에도 에이티즈의 '성장'을 담아내고자 애썼다고 알렸다. KQ 측은 "안무 구성할 때 노래 무드에 어울리도록 자연스럽게 녹여내기 위해 노력하는 편인데, 이번 '미친 폼'은 힙한 분위기를 최대한 끌어내려고 고민했고, 다인원의 댄서들을 활용함으로써 풍성하면서도 웅장한 느낌을 내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노래가 정식 발매되기 전인 지난달 말,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마마 어워즈'(2023 MAMA AWARDS)에서 무대부터 먼저 공개한 것은, 에이티즈의 "분명한 자신감"이 바탕이 된 선택이었다.
"'마마 어워즈'는 전 세계 K팝 팬들이 주목하는 시상식인 만큼, 이렇게 큰 무대에서 에이티즈가 4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의 타이틀곡 '미친 폼'을 최초 공개함으로써 수많은 글로벌 K팝 팬들에게 한 번 더 각인되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기에 멋진 무대를 보여드릴 분명한 자신감도 있었고, 올해는 일본의 도쿄돔에서 개최된 터라 넓은 스테이지에서 스페셜한 퍼포먼스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저희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에이티즈)
'위 노우'(WE KNOW) '이머전시'(Emergency) '아리바'(ARRIBA) '실버 라이트'(Silver Light) '크레센트 파트 2'(Crescent Part.2) '꿈날'(Dreamy Day) '맏즈'(MATZ) '잇츠 유'(IT's You) '유스'(Youth) '에브리띵'(Everything) '파이널 : 윌'(FIN : WILL)까지 총 12곡이 실린 이번 앨범. 에이티즈의 역량이 가장 잘 표현됐다고 생각하는 곡은 무엇일까. 멤버들은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꿈날'(우영) '아리바'(홍중)를 꼽은 바 있다.
KQ 측은 타이틀곡 '미친 폼'에 힘을 실어줬다. "에이티즈의 확실한 강점은 강렬한 에너지와 탄탄한 퍼포먼스 역량인데 이러한 부분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고, 말 그대로 무대 위에서 '미친 폼'으로 에이티즈만의 독보적인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인 것 같다"라는 게 소속사 설명이다.
데뷔 이래 최초로 시도한 유닛곡 관련 이야기도 들어봤다. 홍중·성화는 '맏즈'를, 여상·산·우영은 '잇츠 유'를, 윤호·민기는 '유스'를 같이 불렀고, 종호는 '에브리띵'을 혼자 불렀다. 유닛 구성은 멤버들, 프로듀싱팀 이드너리(Eden-ary)가 여러 차례 회의하며 정했다. 이후 과정에도 멤버들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고. KQ 측은 "멤버 개개인의 음악적 역량이 굉장히 뛰어나기 때문에, 유닛 활동을 통해 각자의 음악적 컬러를 보다 선명하게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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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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