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올해의 과학인물(?)'에 선정된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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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이번주 표지로 수많은 영어 단어가 겹쳐 숫자 '10'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실었다.
이번주 네이처는 올해 과학계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들'을 선정한 '네이처 10'을 특집 기사로 게재했다.
네이처는 "올해 뉴스란을 지배한 챗GPT의 영향력은 과학과 사회 전반에 미치고 있다"며 "사람이 아닌 챗GPT는 '네이처 10'에 걸맞지 않을 수 있지만, 생성형 AI가 과학 발전과 진보를 심오한 방식으로 변화시킨 점을 인정해 목록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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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이번주 표지로 수많은 영어 단어가 겹쳐 숫자 '10'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실었다. 왼쪽 하단에는 '한 해, 열 가지 이야기'란 문구도 보인다.
이번주 네이처는 올해 과학계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들'을 선정한 '네이처 10'을 특집 기사로 게재했다. 네이처는 "네이처 10은 표창이나 순위가 아니라 올해 과학계에서 중요한 발전과 이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들을 살펴보는 목록"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네이처 10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다. 10명의 과학자와 함께 명단에 올랐다. 네이처가 이 목록에 사람이 아닌 도구를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처는 "올해 뉴스란을 지배한 챗GPT의 영향력은 과학과 사회 전반에 미치고 있다"며 "사람이 아닌 챗GPT는 '네이처 10'에 걸맞지 않을 수 있지만, 생성형 AI가 과학 발전과 진보를 심오한 방식으로 변화시킨 점을 인정해 목록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올해 네이처 10에는 칼파나 칼라하스티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연구원이 선정됐다. 여성 과학자인 그는 찬드라얀-3 프로젝트의 엔지니어이자 매니저로 찬드라얀 3호의 달 착륙을 성공시켜 인도가 네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니 크리처 미국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 연구원도 선정됐다. 크리처 연구원은 LLNL 산하 핵융합 연구 시설 '국립 점화 시설(NIF)'에서 투입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핵융합 반응으로 생산하는 '점화'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핵융합 연구에 중대한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수컷 쥐 두 마리의 세포에서 새끼 쥐를 생산하는 데 성공한 하야시 카츠히코 일본 오사카대 교수도 네이처 10에 이름을 올렸다. 하야시 교수는 수컷 생쥐의 피부세포 이용해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제작한 다음 유전자 조작을 통해 난자를 만들어 생물학적으로 두 마리의 아빠 쥐 사이에서 새끼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일리야 수츠케버 미국 오픈AI 수석 연구원도 선정됐다. 수츠케버 연구원은 챗GPT와 이를 뒷받침하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환경문제에 기여한 인물 2명도 네이처 10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열대우림 벌채 감소를 위한 정책을 시행한 마리나 실바 브라질 환경부 장관과 세계 기후변화 영향에 대비하는 데 기여한 엘레니 밀리빌리 국제연합(UN) 글로벌 최고 열 책임자가 선정됐다.
의학과 관련한 과학자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올해 네이처 10에 선정된 할리두 틴토 부르키나파소 나노로 임상연구소 연구원은 말라리아 백신 임상시험을 기여했다. 토마스 파울스 영국 성바르톨로메오병원 교수는 방광암을 비롯한 여러 암 치료의 발전 단서를 제시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스베틀라나 모이소프 미국 록펠러대 교수는 당뇨병 치료제인 'GLP-1'가 가진 포만감 유발 특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 약물이 비만치료제 개발로 이어지는 데 영향을 미쳤다.
제임스 햄린 미국 플로리다대 교수는 올해 초 발표돼 학계를 뒤흔든 상온 초전도체 연구의 문제점을 발견한 인물이다. 햄린 교수는 3월 란가 디아스 미국 로체스터대 교수 연구팀이 네이처에 발표한 상온 초전도체 논문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네이처에 지적했다. 네이처는 지난달 해당 논문의 철회를 결정했다.
리차드 모나스터스키 네이처 수석편집자는 "네이처 10에 선정된 10명의 이야기와 AI 도구인 챗GPT는 2023년 과학계에서 있었던 가장 중요한 발전을 포착한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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