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자가용'을 택시로 운행한 60대 남성의 최후[사건의재구성]

자가용 카니발 차량을 택시처럼 운행…벌금 500만원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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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인천공항까지 가주세요."

김포공항 앞에 대기한 카니발. 5만7000원을 내기로 하고 차량에 탑승했지만 알고 보니 택시가 아니었다. 해당 차량은 60대 남성 명모씨의 자가용이었다.

명씨는 지난 4월24일 오후 4시43분쯤 김포공항 국내선 1층 5번 게이트 앞 도로에서 승객을 태우고 약 2.1㎞를 내달렸다. 자가용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한 셈이다.

명씨가 자가용을 택시처럼 운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미 수차례 돈을 받고 자가용으로 승객을 태워 이동했다.

그러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자동차법) 제81조에 따르면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 운송은 금지돼 있다. 사업용 차량이 아닌 자가용을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해서는 안 되며, 알선해서도 안 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결국 명씨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의 약식재판청구에 따라 지난 6월12일 법원은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명씨는 무죄를 주장하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명씨는 자신의 차량이 사업자등록증에 상호로 등록한 사업용 자동차라며 여객자동차법이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여객으로 특정된 사람을 태우거나 운송하거나 소개한 사실도 없고, 여각자동차법에 '알선'에 관한 정의 규정이 없는데 검찰이 법리를 오해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명씨는 "공익에 반한 일을 한 적이 없으며 이 사건의 피해자도 없는데, 피고인을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관련 법률 및 판례를 들어 "명씨의 독자적인 견해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명씨는 이미 비슷한 행위로 여러 차례 기소돼 수차례 재판을 받으면서 이 같은 주장을 반복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김동진 판사는 "동종 범죄로 처발받은 전력이 수회 있음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또다시 저지르고, 개전의 정이 희박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결국 명씨는 처음 약식명령을 받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