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초니까"…3억→14억 폭풍 인상 당연했다, 대체 외국인 성공 신화다

김민경 기자 2023. 12. 2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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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든 와델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7월에 첫 승을 하고 나서 10승 이상을 한 선수는 브랜든이 최초거든요."

두산 베어스가 좌완 브랜든 와델(29)과 재계약하면서 에이스급 대우를 해줬다. 브랜든은 21일 두산과 계약금 25만 달러, 연봉 75만 달러, 인센티브 13만 달러 등 총액 113만 달러(약 14억원)에 계약했다. 브랜든은 올 시즌 도중 부상으로 방출된 딜런 파일의 대체 선수로 합류했을 때 28만 달러(3억원)를 받았는데,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면서 몸값을 4배 가까이 불렸다.

브랜든이 한국에서 재기를 목표로 철저히 준비한 결과였다. 브랜든은 2022년 부상으로 방출된 아리엘 미란다의 대체 선수로 처음 두산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재계약에 실패했다. 11경기에서 5승3패, 65이닝, 평균자책점 3.60에 그쳤다. 빼어난 제구력과 마운드 위에서 안정감은 충분히 보여줬는데, 풀타임 선발투수를 맡길 정도의 이닝이터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브랜든은 한국에 오기 전까지 미국에서 불펜으로 대부분 커리어를 보낸 투수였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두산은 고심 끝에 브랜든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브랜든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대만프로야구(CPBL)로 눈을 돌렸다. CPBL은 한국보다는 한 단계 아래인 리그로 평가받는데, 브랜든은 풀타임 선발투수로 제대로 뛸 준비를 하기에는 대만이 가장 좋은 환경이라고 판단했다. 라쿠텐 몽키스와 계약하고 11경기에 선발 등판해 67이닝, 5승4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다. 두산은 딜런이 스프링캠프 막바지 골타박 부상이라는 변수가 발생했을 때부터 브랜든을 대체선수 0순위로 염두에 뒀고, 두산의 이런 생각을 전달받은 브랜든은 한국에서 재기할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대만에서 더 구슬땀을 흘렸다.

▲ 브랜든 와델 ⓒ 두산 베어스

브랜든은 대만에서 뛰는 동안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또 실패하지 않기 위한 대비책을 세우는 데 중점을 뒀다. 브랜든은 처음 두산과 재계약이 불발됐을 때를 떠올리며 "내가 해결하거나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다만 한국에는 오고 싶었다. 실망이라는 표현 보다는 어떻게 하면 한국 야구에서 더 잘할 수 있을까. 마운드에서 더 집중하려 했다. 올해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지 연구한 비시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지난해는 중간 투수로 반 시즌 정도 공을 던지다 한국에 와서 빠르게 선발투수로 전환해야 했다. 올해는 비시즌부터 몸을 차근차근 만들어서 선발로 뛰다 그냥 한국에 입국해서 선발로 뛰는 거라 자신감이 있다. 지난해 내 슬라이더를 보면 알겠지만, 빠르고 짧게 꺾이는 커터에 가까운 슬라이더였다. 올해는 각이 큰 슬라이더를 배워서 왼손 타자 상대할 때 더 유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철저히 한국 무대 복귀를 준비한 자신감은 성적표에 그대로 반영됐다. 브랜든은 올해 18경기에 선발 등판해 11승3패, 104⅔이닝, 100탈삼진, 평균자책점 2.49로 맹활약했다. 13차례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이닝이터의 면모를 마음껏 뽐냈고, 전반기 막바지였던 7월 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이닝 1실점 투구로 시즌 첫 승을 신고하고도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는 엄청난 페이스를 보여줬다. 두산은 5강 진출의 사실상 일등공신이었던 브랜든에게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재계약을 제안했다. 라울 알칸타라(150만 달러 재계약)가 내년에도 에이스를 맡겠지만, 2선발인 브랜든도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 대우를 받았다.

두산 관계자는 "브랜든은 7월에 첫 승을 하고 나서 10승 이상을 했다. KBO 최초다. 올해 윌리엄 쿠에바스(kt 위즈)가 대체 선수로 12승을 했는데 6월에 첫 승을 거뒀다. 브랜든은 또 거의 투수진을 이끌다시피 했기 때문에 서로 좋은 감정으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금액에 잘 계약했다. 합리적인 금액에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브랜든은 내년이면 KBO리그에서 3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하지만 개막부터 두산과 함께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대체 선수 성공 신화를 쓴 브랜든은 내년에 첫 풀타임 시즌도 성공적으로 보낼 수 있을까.

▲ 브랜든 와델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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