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전망에 웃는 ‘제약·바이오’…내년 알츠하이머·비만 주목 [투자360]
금리 인하 전망에 기대감…KRX헬스케어 지수 상승
알츠하이머·비만 시장 확대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올해 고금리로 주가가 부진했던 제약·바이오주(株)가 금리 인하 전망과 함께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 성장주로 꼽히지만 금리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해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되며 그간 주가가 부진했다. 증권가에선 내년 알츠하이머, 비만 치료제 시장을 중심으로 확대를 예상한다.
23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달(1~22일) 간 KRX 300 헬스케어 지수와 KRX 헬스케어 지수는 각각 10.10%, 8.75% 올라 한국거래소가 도출한 총 28개 KRX 산업지수 중 2,3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17,19위 수준이었지만 이달 들어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높았다.
‘KRX 300’은 한국거래소가 코스피·코스닥 종목을 통합해 ▷시가총액 700위 이내 ▷거래대금 순위 85% 이내 종목을 대상으로 약 300여개 종목을 선정해 도출한 지수다. ‘KRX 300 헬스케어’ 지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는 건 헬스케어 관련 대형주의 뚜렷한 상승세를 의미한다.
테마별로 집계된 ‘KRX 바이오TOP 10 지수’는 8.75%오르며 전체 테마 지수 상승률 중 가장 높았다. 올해 월별 기준 해당 지수가 1위를 차지한 건 처음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HLB, SK바이오사이언스, 유한양행, 한미약품, 셀트리온제약, 한미사이언스, 케어젠 등 1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제약·바이오주는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개발 중단에 올해 고금리 영향에 직격됐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2023년 초 이후 제약·바이오 지수는 코스피 대비 약 19% 언더퍼폼했다”며 “신약개발 소요기간이 길고 수익창출 시점이 먼 미래에 포집되어있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특성상 높은금리와 글로벌 매크로 불확실성은 피해갈 수 없는 주가 조정의 시기였고,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관련 기업들의 실적부진 등으로 좋아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종근당 등 주요 기업들은 2분기 시장 기대치를 넘는 실적을 거두면서 투심이 살아나는 듯 했지만 성장주에 불리한 고금리 영향으로 주가 반등에는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민감성이 큰 제약·바이오주는 특히 모멘텀을 맞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Factset)은 국내 헬스케어 산업의 2023~2025년 영업이익 성장률을 27.2%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전체 산업 전망치인 12.6%보다 높은 수준이다.
증권가는 내년 알츠하이머·비만 시장을 주목한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48조원 알츠하이머 항체 치료제 시장 개화로 전체 항체 치료제 시장 확대가 전망된다”며 “기존 알츠하이머 치료제 부재로 강한 미충족 수요가 예상됨에 따라 추후 안정적인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빅파마와 네트워크를 확보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추가 수주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선도할 치료제로는 ▷바이오젠·에자이의 ‘레켐비’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과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합작 설립하며 파트너십을 확보했다. 일라이릴리와는 코로나 항체 치료제 생산을 시작으로 위탁 생산 계약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세계 비만치료제시장은 연간 약 4조 원 정도에서 2028년에는 23조 원 규모로 전망한다. 선두 업체는 노보노디스크로 ‘삭센다’와 ‘위고비’를 출시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올해 11월 일라이릴리는 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높은 ‘젭바운드’의 FDA 승인을 완료한 상태다.
현재 국내서 비교적 빠른 속도를 내는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7월 당뇨병 치료제로 일주일에 한 번 주사형태로 투여하는 ‘에페글레나타이드(GLP-1 유사체)’ 적응증을 비만으로 변경해 국내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식약처에 제출했다. 이는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와 유사한 치료제다. 국내 임상을 통한 한국인 맞춤형 GLP-1 비만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대원제약은 이달 초 국내 바이오텍 ‘라파스’와 함께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주사제를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로 개발한 ‘DW-1022’의 임상 1상 계획을 식약처에 신청했다. 대부분 비만제가 주사제 형태로 개발되는 것과 다르게 패치 형태다. 이밖에도 동아ST, 일동제약, 대웅제약, 유한양행 등 많은 국내 기업들이 비만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앞선 주주 간담회를 통해 셀트리온제약에서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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