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병 신화는 옛말...면세점서 60% 할인 나선 에스티로더

조한송 기자 2023. 12. 2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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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높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가 면세점에서 최대 60% 할인 행사에 나섰다.

중국 소비 시장 침체 등으로 재고 물량이 넘치자 브랜드 이미지 손상에도 불구하고 떨이에 나선 것.

이는 최근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세계 최대 화장품 소비 시장인 중국에서도 중저가의 인디 브랜드 상품이 인기를 끄는 상황과도 연관이 있다.

에스티로더, 로레알 등 주요 브랜드가 여전히 중국 내에서 화장품 매출 상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입지가 점차 좁아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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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31일 오후 제주시 연동 신라면세점 제주점에서 중국 국적의 크루즈 '블루드림스타호(Blue Dream Star·2만4782t)를 타고 온 관광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태운 크루즈선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17년 3월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로 왕래가 끊긴 이후 6년 5개월여 만이다. 2023.8.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콧대높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가 면세점에서 최대 60% 할인 행사에 나섰다. 중국 소비 시장 침체 등으로 재고 물량이 넘치자 브랜드 이미지 손상에도 불구하고 떨이에 나선 것. 경기 위축으로 중저가의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도 위기에 봉착했다는 분석이다.

23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롯데·신라·신세계 등 주요 국내 면세점에서 글로벌 명품 화장품인 에스티로더의 기초 및 색초 화장품이 40~60%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색조 제품 중에서는 주요 상품군인 파운데이션이 64% 할인 가격인 3만원대에 값이 매겨졌다. 국내 편집숍 등에서 판매되는 프리미엄급 브랜드 시중 가격과 유사한 수준이다. 갈색병으로 유명한 나이트 세럼의 경우 40% 할인한 15만원대에 놓였다. 럭셔리 브랜드에선 이례적인 세일 행사다. 디올 등 타 브랜드에서 일부 제품군을 제외하고 할인에 나서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면세업계에서는 이번 대규모 할인 판매는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브랜드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진되지 않고 남아있는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할인 행사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

이는 최근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세계 최대 화장품 소비 시장인 중국에서도 중저가의 인디 브랜드 상품이 인기를 끄는 상황과도 연관이 있다. 중국 현지에선 애국 소비 등의 영향으로 '프로야(Proya)' '위노나(WINONA)' 등 중저가의 자국 브랜드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에스티로더, 로레알 등 주요 브랜드가 여전히 중국 내에서 화장품 매출 상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입지가 점차 좁아지는 것.

에스티로더의 위기는 주가로도 반영됐다. 지난달 1일 에스티로더는 내년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5~7%에서 -2%로 하향 조정했다. 아시아 여행 소매 사업이 예전 같지 않고 중국 본토 회복세도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그 여파로 주가가 하루 17% 급락하기도 했다.

그동안 에스티로더는 공항 매장,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쇼핑몰 및 면세점 등에 투자해왔다. 최근 중국인 단체 관광이 줄고 오프라인보단 온라인 소비가 늘어나면서 면세점 매출 등이 줄기 시작한 것. 또다른 명품 화장품 업체인 시세이도도 지난달 중국 및 여행 소매 부문의 부진을 이유로 올해 실적 전망치를 36% 낮췄다.

한 국내 면세점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에스티로더의 재고가 너무 많이 풀리다보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시중가와 면세가 차이를 두기 위해서라도 면세점에서 할인율을 일시적으로 높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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