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집값 하락… 수도권 일부 지역 회복 예상"
23일 주택산업연구원은 '2024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경제성장율과 주택수급지수, 금리 변화 등을 고려한 주택가격전망모형을 활용한 결과 내년 전국 주택가격은 1.5%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은 0.3%, 지방은 3.0% 내릴 전망이나 서울은 1.0%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 애로, 부동산 세제 완전 정상화 지연 등으로 집값은 계속 내릴 것"이라며 "그러나 상반기 중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며 대출 금리 하향 조정과 경기회복, 하반기 누적될 공급 부족과 가구분화 적체 등으로 인해 중반부터 수도권부터 보합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세가격은 전국은 2.7%, 수도권은 5.0% 뛸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상승률은 4.0%, 지방은 0.7%이다. 현재 매매거래가 줄어들며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 이동하고 있지만 아파트 입주물량이 내년에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세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간 입주물량 평균(27만4000가구) 대비 내년 입주예정 물량은 10% 이상 줄어든 32만8000가구다. 월세가격의 전국 순환변동값은 지난해 10월 고점을 찍고 하강추세를 이어가다가 올 6월 저점에 다다른 이후 하락세가 둔화하면서 낙폭이 좁아지고 있다.
올 한 해 동안의 예상 주택거래량은 53만건이다. 이는 전체 주택재고의 2.7%에 상당하는 물량으로 주택시장이 과열이나 침체되지 않은 정상기에 매매거래량이 재고주택의 4~5%였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올해 거래량은 정상기의 절반 수준이다. 주택매매거래량은 2006년 조사 착수 이래 지난해 가장 낮은 결과를 보인 뒤 올해 소폭 회복했다. 내년에는 주택가격 하방압력이 완화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상승 전환되면서 거래가 다소 회복, 재고대비 거래율이 65만가구(약 3.2%)로 전망된다. 2017부터 2021년까지의 5년 평균 거래량(98만가구)에 비해선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 2년 간 택지 매각 건수와 인허가, 착공 물량이 급감했으며 내년 중에도 프로젝트 금융여건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허가 30만가구 ▲착공 25만가구 ▲분양 25만가구 ▲준공 30만가구 내외가 각각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2024년부터 하반기부터 주택거래가 회복되고 2025년 경기가 더 좋아질 경우 최근 3년 동안 누적된 75만가구 수준의 공급부족과 가구분화 대기자 적체로 내후년부터 주택시장 과열이 반복될 수 있다"며 "수급균형을 위한 공급적정화에 초점을 두는 것이 좋은데, 지역별 기본수요 증가에 따라 택지공급 확대와 인허가 등 규제완화나 금융 활성화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택공급 급감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선 인허가 사전심의 내실화와 통합심의 의무화를 정착시키고 인허가 기관의 과다한 기부채납 요구를 금지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시장규제지역을 전면 해제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임의적인 분양가 규제를 금지해야 하며, 복잡한 청약제도·가점제 단순화, 의무거주기간 폐지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추가됐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임대주택의 품질 저하는 물론 사업성 악화로 공급 활성화를 방해하고 있는 임대아파트 표준건축비 현실화도 필요하다"며 "주택금융 부문에선 독신자·생애최초·신혼부부·다자녀가구나 노인 계층 등 수요자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PF 불안을 최소화해야하며, 보증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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