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8년 만에 '특별자치도' 새 닻 올린 강원도…규제 혁파 어디까지[결산 2023]

윤왕근 기자 한귀섭 기자 2023. 12.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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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환경 등 4대 규제 개혁으로 변방 탈출 꿈꾸는 강원도
빈껍데기 출범 조롱 속 올해 잰걸음…내년 3차 개정안 준비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강원도 춘천시 강원대학교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린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기념식에서 기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6.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춘천=뉴스1) 윤왕근 한귀섭 기자 = 2023년 계묘년(癸卯年)은 '영원한 변방'으로 취급 받던 강원도에게 중요한 변곡점이 된 한 해였다.

‘강원도’라는 명칭이 628년 만에 사라지고, 특별한 지위와 권한을 부여하는 강원특별자치도가 지난 6월 11일 출범했기 때문이다.

특별자치도 출범을 통해 강원도는 각종 규제 완화와 특례, 자치 권한 등을 발판 삼아 변방을 넘어 국내외 중심도시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실질적 권한과 규제 혁파안은 갖춰지지 않은 채 해넘이를 보게 됐다는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

12일 강원 춘천시 강원특별자치도청에서 열린 강원특별자치도청 출범 기념 식수 행사에서 김진태 도지사, 권혁열 도의장 등이 시삽을 하고 있다. 2023.6.12/뉴스1 ⓒ News1 한귀섭 기자

◇"변방에서 중심으로"…장밋빛 기대로 출범

지난 6월 11일. 강원도는 '강원특별자치도'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새 출발을 알렸다. 조선 태조 4년(1395년) 강원도라는 명칭이 붙은 이후 628년 만이다.

이는 제주특별자치도에 이어 두번째 특별자치도이기도 했다.

정치를 비롯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영원한 변방 취급을 받던 강원도는 특별자치도 출범을 통해 각종 규제 완화와 특례, 자치 권한 등을 발판 삼아 국내외 중심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로 가득 찼다.

지난 6월 9일 열렸던 특별자치도 출범 기념식에서 김진태 강원지사의 기념사에서 강원도민의 그간 울분을 잘 알 수 있다.

당시 김 지사는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이룰 때 강원도는 그 뒤안길에 있었다. 지금은 지역소멸 위기에 처해있다”며 “이래서는 더 이상 안되겠다고, 우리도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떨치고 나온 것이 강원특별자치도”라고 역설했다.

12일 강원 춘천시 강원특별자치도의회에서 열린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출범식을 마친 김진태 도지사, 권혁열 도의장, 신경호 도교육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3.6.12/뉴스1 ⓒ News1 한귀섭 기자

◇'빈껍데기 출범' 조롱…여야 대치 속 2차개정안 통과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의 핵심은 환경·산림·국방·농업 분야, 이른바 4대 규제를 개선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이 주어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제정된 강원특별자치도법에 실질적인 권한 없이 상징적인 의미만 담겨 '빈껍데기'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제정 당시 특별법에 담긴 조항은 단 23개. 강원도민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선 개정이 필수였다.

이에 올해 강원도는 각계 의견을 한 데 모아 181개 조문을 골자로 한 2차 개정안 초안을 만들고, 이를 137개로 추린 전부개정안으로 완성했다.

그러나 올해 내내 이어진 여야 강경대치 속 2차 개정안 통과는 관심 밖이었다. 이에 강원도와 정치권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허영 국회의원(춘천갑)에게 전부개정안 대표발의를 맡기기도 했다.

강원도와 여야를 막론한 강원정치권, 도민의 염원이 함께한 끝에 결국 지난 5월 25일 2차개정안이 통과했다.

강원 강릉 정동진 일출 자료사진.(뉴스1 DB)

◇교육특구·항만공사 설립 등 빠져…3차 개정안 준비 한창

그러나 여전히 '무늬만 특별자치도'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선 갈길이 멀다는 의견이 다수다.

2차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당초 137개 조항 중 84개만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학교를 설립 등을 골자로 한 교육특구나 강원항만공사, 어촌·어항 관리 권한이 주된 해양수산분야, 첨단산업단지 특례, 카지노 규제 완화가 중점인 폐광지 대체산업 특례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서 그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은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했지만 도민들이 체감하는 것과는 다르게 추상적이고 모호한 상황”이라면서 “특히 규제 완화를 통해 지역발전 전략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도민들에게는 와닿지 않고 중앙정부의 집중적 지원을 하는 특례는 없다시피 해 강원특별자치도 자체에서 해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강원도는 특별법 3차 개정을 위한 의견 수렴과 밑그림에 한창이다. 18개 시군과 도 실국에서 제안한 300여건의 과제를 중심으로 3차 개정안 초안에 담아 새해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심산이다.

김상영 강원특별자치도 특별자치추진단장은 “3차 개정안에서는 강원도의 미래산업 글로벌 도시를 구체화기 위한 첨단산업, 지역산업, 해양수산, 관광 특례를 담을 예정"이라며 "특히 주민들이 직접 체감할수 있는 원격의료 등의 분야를 담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은 올해 했으나, 법안은 내년 6월 8일부터 시행된다"며 "비전과 목표를 확실히 세우고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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