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년 만에 현장복귀 ‘펩태완’ 김태완 감독, 천안과 함께 할 도전 스토리
[스포탈코리아=천안] 한재현 기자= 상무 축구단(현 김천상무)의 역사라 할 수 있는 김태완 감독이 1년 만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프로 2년 차를 맞이할 천안시티FC에서 팀과 함께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선다.
천안은 지난 18일 박남열 전 감독 후임으로 김태완 감독을 임명했다. 김태완 감독은 21년 동안 상무 축구단에서 코치와 감독을 맡으며 수많은 경험과 업적을 이뤄냈다. 지난 2017년 감독으로 변신 한 후 2020시즌 K리그1 3위, 2021시즌 K리그2 우승과 승격을 달성했다.
김태완 감독은 성적뿐 만 아니라 진흙 속 진주도 잘 발굴했다. 현 A대표팀 공격 주축인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셀틱)도 군 복무 시절 김태완 감독의 지도력으로 급성장하며,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출전과 유럽 무대 진출로 이어졌다.
그는 지난 2021시즌 종료 후 김천과 결별하며, 21년 상무축구단과 동행을 마감했다. 1년 간 한국프로축구연맹 TSG 기술위원으로 활동하며, 재정비와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 야인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고, 프로 첫 시즌 최하위로 반전이 절실한 천안의 손을 잡았다.
김태완 감독은 선수단 첫 소집인 지난 20일 ‘스포탈코리아’와 인터뷰를 통해 “복귀 기쁨보다 어려운 팀이 큰 걱정이다. 군에서 오랫동안 있다 보니 도전하고 싶었고, 천안이 손을 내밀었다. 같이 만들어 보고 싶었기에 매력을 느꼈다. 백지에서 다시 그려보고자 한다”라고 기쁨 대신 스스로 각오를 다지려 했다.
그는 김천을 떠난 후 해외 연수를 계획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대신 박태하 기술위원장(현 포항스털리스 감독)의 제의로 TSG 기술위원으로 활동했고, 그 시간은 김태완 감독에게 큰 배움과 깨우침으로 이어졌다.
김태완 감독은 “공교롭게도 경상 지역 팀들을 주로 봐서 천안을 많이 접하지 못했다. K리그2라 해도 부산과 경남 밖에 없었다”라며 천안 경기를 접하지 못한 아쉬움을 전했지만 “박태하 위원장께서 전화 주시더니 국내 축구 보며 배우는 것도 권했다. 1년 동안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공부가 됐다. 광주FC 이정효 감독을 보면서 축구가 재미있어 졌다. 주먹구구식 보다 디테일하고 맞춤 전술이 필요 하는 걸 느꼈다”라며 TSG 기술위원 활동에 큰 의미를 뒀다.
비록 몸은 떠나있지만, 21년 간 함께 해온 상무축구단에 추억과 애정은 잊을 수 없다. 김태완 감독의 마지막 유산인 일부 제자들이 올 시즌 김천을 극적으로 우승을 이뤄내고 전역했다.
그는 “(김천이) 우승해서 기뻤고, K리그1으로 가서 다행이다. 정정용 감독님께서 힘드시겠지만 경험이 많으신 분이다. 김천을 더 발전 시킬 거라 본다”라며 “상무는 고향 같은 곳이자 지도자 생활도 시작했기에 고맙다. 스포츠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팀이다. 애틋한 느낌도 든다. 팀이 갖춰지면 붙고 싶은데 재미있을 것 같다. FA컵에서 대결하면 어떨지 궁금하다”라고 애정과 함께 재회를 꿈꿨다.
김태완 감독은 김천 시절 대표팀에 준하는 실력 선수들이 왔다면, 천안은 올 시즌 K리그2 최하위로 뼈아픈 신고식을 치렀다. K리그2에 시민구단 특성상 자금 한계도 있어 좋은 선수를 많은 돈 주고 데려올 수 없다. 김태완 감독은 가능성 있는 선수들로 전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그는 “소집 후 선수들의 상태를 먼저 살펴야 한다. 올 시즌은 신생팀의 한계를 봤다. 창단 팀이라 봐주는 건 없다. 프로는 승리가 목적이기에 이기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 그러면서 색깔을 입히고 싶다”라며 “신생팀에서 선수를 키우려면 시간이 걸린다. 경쟁력 있는 선수 영입해 뼈대를 갖춰 열매를 맺어야 한다. 뼈대 없이 열매를 맺을 수 없다. 그 시간을 단축 시키고 싶다”라며 기초가 탄탄한 팀 구상을 강조했다.
욕심은 많지만, 신생팀의 현실을 잘 알기에 무리할 생각은 없었다. 김태완 감독은 “상무 팀이지만 창단하는 팀을 많이 겪어봐서 고충을 안다. 재정적인 부분이 가장 힘들 텐데 가성비 좋은 선수를 잘 발굴해서 살릴 지 고민이다. 몇 위를 할 지 말씀을 못 드리지만, 좋은 축구를 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라며 팀을 잘 만드는데 중점을 뒀다.
천안은 올 시즌 이웃 팀 충남아산FC를 상대로 전패했다. 당시 충남아산 지휘봉을 잡았던 박동혁 감독(현 경남FC)도 “천안은 우리의 라이벌이 아니다”라며 아픔을 더했다. 천안의 새 시즌 목표 중 하나는 이웃팀 충남아산전 설욕이다.
김태완 감독은 “충남아산도 플레이오프를 한 번도 못 올라갔다. 우리는 미래에 울산, 전북 같은 팀을 보고 가야지. 충남아산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올 시즌 충남아산 만나서 이겨야 한다”라며 당당했다.
천안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팀이다.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올 시즌 후반기 3연승을 달리며 다크호스로 주목 받았다. 막판 우승과 K리그1 승격을 놓친 부산아이파크도 천안에 0-0 무승부로 발목 잡힐 정도다. 프로 2년 차 김포FC가 예상을 깨고 K리그1 승격 문턱까지 간 점도 천안에 많은 희망을 주고 있다.
김태완 감독도 “시즌 막판 천안을 보면 3연승할 정도로 가능성을 봤다. 우리는 도전하는 입장이다. 우리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모른다. 잘 해보고 싶다. 도전하는 입장이 오히려 편하다. 잃을게 없으니까. 채워나가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팀이 잘 성장하고 만들어가고 싶다”라고 자신감을 비쳤다.
그는 상무 시절 호성적은 물론 현 최고의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비슷한 외모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로 인해 김태완 감독에게 ‘펩태완’ 또는 ‘관물대올라’라는 별명도 붙었다.
김태완 감독은 이에 “과분하기도 하고, 익숙해졌다. 내 이름과 비슷해서 자연스럽다. 과르디올라 감독과 축구 스타일도 닮고 싶다. 세계 축구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감독이라 좋아하고 많이 배운다”라며 여전히 별명에 긍정적이었다.
새로운 도전을 선언한 김태완 감독이 펩태완의 신화를 천안에서도 이어가 지도자로서 한 단계 더 발전할지 2024시즌 주목된다.
사진=한재현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천안시티FC,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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