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은 바이오 돈맥경화… 기회 잡은 바이오시밀러

지용준 기자 2023. 12. 2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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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다시 보는 계묘년 제약·바이오·의료②] 개발사는 '울상'… 생산 기업은 '방긋'
신약 개발사인 바이오 벤처의 자금 사정이 나빠지는 동안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타오르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서정진과 통합 셀트리온… 계묘년 달군 제약 빅 이벤트
②풀리지 않은 바이오 돈맥경화… 기회 잡은 바이오시밀러
③아프면 서울로… 부족한 의사, 뿔난 의사
신약 개발사인 바이오벤처의 보릿고개가 깊어지고 있다. 반면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활황이다. 특히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분야의 성장세가 매섭다. 잇따른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로 바이오시밀러가 대거 출시된 영향이다. 덕분에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도 호실적을 내고 있다.


'투자 한파' 이어진 바이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의료·바이오 분야에 이뤄진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62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감소했다. 2021년(1조2032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감소한 수준이다. 바이오 기업의 기업공개(IPO) 실적이 부진하면서 신규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일부 벤처기업 투자 전문업체는 올해 바이오벤처에 단 한 건의 투자도 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창업을 꿈꿨던 연구자는 취업으로 노선을 바꿨고 연구개발에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한 창업자는 '돈맥경화'에 경영권을 포기했다. 1세대 상장 바이오텍 일부를 제외하면 대다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경영권을 포기하는 바이오텍 창업자가 속출했고 그 과정에서 투자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허다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62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감소했다. 2021년(1조2032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인포그래픽은 벤처캐피탈 전체 투자금과 바이오 분야(붉은색) 투자금 추이. /인포그래픽=김은옥 기자


불붙은 美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반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역대급 호황을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 매출 1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가 미국 특허가 만료되면서 관련 바이오시밀러가 잇따라 등장했다. 바이오시밀러는 기존 오리지널 제품과 유사하며 제품의 안전성과 순도, 효력 등 오리지널 의약품과 임상적으로 차이가 없는 생물학적 제품을 가리킨다.

지난 1월 글로벌 제약사 암젠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암제비타를 시작으로 7월부터 7개의 바이오시밀러가 미국 시장에 출시됐다. 구체적으로 ▲베링거인겔하임 실테조 ▲코헤러스 유심리 ▲산도즈 하이리모즈 ▲바이오콘 훌리오 ▲화이자 아브릴라다 ▲셀트리온 유플라이마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 등이다.

애브비에 따르면 지난해 휴미라의 글로벌 매출액은 212억3700만달러(27조4425억원)로 이중 미국에서만 87%가 넘는 186억1900만달러가 나왔다.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미국 휴미라 시장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22년 286억2000만달러에서 연평균 17.8%씩 성장해 2028년 765억1000만달러(약 10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도별 매출액과 영업이익 현황. /인포그래픽=이강준 기자


송도로 모인 CDMO… 생산능력 확대 방점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해주는 CDMO 업체들도 활황이다. 특히 한국의 CDMO 중심지가 송도로 확정되는 분위기다. 일찍 송도에 자리잡은 국내 CDMO 1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 확대에 한창이다. 제1·2·3·4공장을 통해 연간 60만4000리터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부터 인천 송도 제2 바이오캠퍼스 증설에 돌입했다. 현재 짓고 있는 제5 공장의 공정률은 이미 30%를 돌파했다.

제5 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은 78만4000리터로 늘어난다. 이는 생산능력 기준 전 세계 CDMO 업체 중 압도적인 1위다. 이후 제6·7·8공장을 2032년까지 7조5000억원을 투입해 순차적으로 준공한다. 전 세계 CDMO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목표에서다.

롯데의 CDMO 계열사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송도에 둥지를 틀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0월4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바이오 플랜트 건립을 위한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총 30억달러가 투입되는 바이오 플랜트 건설에는 2030년까지 총 36만리터 규모의 항체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 3곳이 들어선다. 1개의 플랜트당 12만리터 규모의 생산 능력을 지닌다.

제1·2·3공장은 각각 2025년, 2027년, 2030년 차례로 준공된다. 1공장 착공 시점은 인허가 과정 마무리 이후 바이오 플랜트 조성을 위한 협력 업체 입찰·선정 등 제반 사항에 대한 준비가 끝나는 시점인 2024년 1분기로 정했다.

지용준 기자 jyj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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