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효율까지 갖춘 국민 아빠차…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기아 카니발은 국내에서 독특한 지위를 가진 차다. 여러 명을 태우는 다목적 미니밴으로 사실상 국내에 경쟁차가 없다. 수입차에도 미니밴이 있지만 카니발의 가격 경쟁력을 이기기는 어렵다. 9인승 차는 6명 이상이 타면 고속도로 버스 전용도로를 갈 수도 있다. 카니발은 ‘국민 아빠차’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지난 2020년 8월 출시된 4세대 카니발이 3년 만에 새로운 디자인을 입었다. 또 하이브리드 동력계가 처음으로 추가됐다. 현대차 싼타페, 기아 쏘렌토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채택됐던 1.6리터(ℓ)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동력계를 얹는다.
새 차를 경기 파주시 일대 약 82㎞ 구간에서 시승했다. 고급형 모델인 시그니처 트림(4975만원)에 컴포트(119만원), HUD(헤드업 디스플레이)+빌트인 캠2(127만원), 드라이브 와이즈(주행보조시스템·79만원), 스마트커넥트(111만원), 크렐 프리미엄 사운드(63만원) 등의 옵션이 포함됐다. 이 경우 차 가격은 55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외관은 기아의 새로운 패밀리룩(통일된 디자인)인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 적용됐다. 주간주행등(DRL)과 헤드램프가 쐐기 모양으로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패턴은 고급스럽게 바뀌었다. 범퍼에 4개의 안개등이 들어갔다.
측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EV9에서 볼 수 있었던 사각형 형태의 휠 디자인을 도입했다. 뒤에는 앞모습과 동일한 스타맵 리어 램프 디자인이 적용됐다. 차 크기는 길이 5155㎜, 너비 1995㎜, 휠베이스(앞·뒷바퀴 중심 축간거리) 3090㎜으로 이전과 같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높이가 1785㎜로 가솔린·디젤 모델보다 10㎜ 높다.
실내는 최근 현대차·기아 제품에 적용되는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현대차그룹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ccNC(connected car Navigation Cockpit)를 적용해 디자인과 형태,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거의 동일하다. 처음 봤을 때는 획기적으로 느껴졌지만, 모든 차에 똑같이 들어가 차종별 개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수납공간은 다양하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 콘솔의 활용도는 더 높아졌다. 시승차는 7인승이었는데, 2열과 3열 좌석이 독립식으로 구성됐다. 2열 좌석은 전동으로 좌석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 앞뒤뿐만 아니라 좌우로도 위치를 옮길 수 있다.
카니발에 새로 장착된 하이브리드 동력계는 최대 245마력(엔진 최고 180마력), 37.4㎏f.m(엔진 최대 27.0㎏f.m)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엔진 배기량이 1600㏄라 큰 차를 움직이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전기모터의 도움으로 매끄러운 가속을 보인다.
워낙 몸집이 커 찌르는 듯한 성능을 내기는 어렵다. 스포츠 모드도 극적인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원하는 속도까지 차를 모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이브리드차답게 모터를 활용한 동력 기능이 돋보인다. E-라이드와 E-핸들링, E-EHA 등이 들어가는데, E-라이드는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나 가속할 때 구동모터의 토크를 조정해 흔들림을 최소화한다. E-핸들링은 곡선 도로를 달릴 때 구동모터의 가감속 제어로 무게 중심을 바꿔 조향 응답성과 선회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E-EHA는 전방 충돌을 피하기 위한 회피 기동 때 바퀴에 걸리는 무게를 제어해 안정성을 높인다. 단순히 동력계만 갈아 끼운 게 아니라 주행 특징도 동력계에 맞춰 바꾼 것이 인상적이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효율이 좋다. 시승차인 7인승 카니발 하이브리드(19인치 타이어)의 국내 인증 효율은 13.5㎞/ℓ(복합)다. 이날 일반도로와 고속도로를 오가면서 약 80㎞를 주행하는 동안 연비는 16.5㎞/ℓ였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계약부터 출고까지 대기 기간이 약 1년에 달한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가격은 9인승 프레스티지 3925만원, 노블레스 4365만원, 시그니처 4700만원이다. 7인승 노블레스는 4619만원, 시그니처는 4975만원이다. 하이리무진 9인승 노블레스 가격은 6250만원, 시그니처 6945만원, 하이리무진 7인승 시그니처 7270만원, 하이리무진 4인승 시그니처 9650만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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