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기업, 3조 수요예측 돌입… 신년 앞두고 분주한 회사채 시장

오귀환 기자 2023. 12.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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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기관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심리가 살아나자, 기업들도 채권 발행에 분주한 모습이다.

발행사들은 금리 하락이 전망되는 상황임에도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넉넉할 때 유동성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불확실성을 줄이는 요인이라고 판단하고 자금 조달에 나서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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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기업·3조원 규모 수요예측 돌입
기관 투자자 자금 넉넉한 시기 공략
금리 인하 전망에도 위험 대비 차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기관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심리가 살아나자, 기업들도 채권 발행에 분주한 모습이다. 발행사들은 금리 하락이 전망되는 상황임에도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넉넉할 때 유동성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불확실성을 줄이는 요인이라고 판단하고 자금 조달에 나서는 분위기다.

그래픽=손민균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8개 기업이 채권 발행을 앞두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7300억원 수준이다. 수요예측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몰릴 경우 발행 규모는 3조18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신용등급AA-)를 시작으로 LG유플러스(AA0)과 미래에셋증권, 한화솔루션(AA-), KCC(AA-), 롯데쇼핑(AA-), HL만도(AA-), 한화에너지(A+) 등이 연초 수요예측에 돌입할 예정이다. 모두 신용등급이 AA-~A+로 준수한 기업들이다.

기업들이 앞다투어 채권 발행을 준비하는 이유는 채권 수요자인 기관 투자자들의 실탄이 연초에는 상대적으로 넉넉하기 때문이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끝났고 내년 인하로 돌아선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채권 투자 심리가 살아난 영향도 크다.

채권 수익률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정해진 금리로 이자를 받는 채권의 경우 금리가 내려갈수록 이미 발행된 채권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더욱 상승한다.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면 채권 투자 수요도 증가한다.

한 증권사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대감에 연초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당초 목표했던 금액보다 많은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마지막 남은 한 주에 준비해 내년 1월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기업들이 지금의 2배는 될 것”이라고 전했다.

통상 회계장부를 마감하는 연말은 채권시장 유동성이 줄지만, 금리 인하 기대감에 일찍이 채권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지난달 회사채 발행에 나선 곳들도 모두 완판 행렬을 이어갔다. 영화 산업 악화로 미매각 우려를 키웠던 CJ CGV조차 이달 2000억원 규모 회사채(2년물·7.2%) 완판에 성공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이면 채권을 찍는 기업(발행사) 입장에선 더 기다려야 하는 게 상식적이지만,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의 2배 규모라면 통상적인 ‘연초 효과’를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행될 회사채들의 금리에 대해선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회사채 금리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는 점차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초 4.92%였던 AA-급 회사채 금리는 전날 3.98%까지 떨어졌다.

시장 참여자들 역시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협회가 이달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50개 기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꼴로 내달 금리 하락을 점쳤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전망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기준금리를 3회 내릴 것으로 시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투협 관계자는 “이달 미 FOMC에서 기준금리가 3회 연속 동결된 가운데 주요국의 긴축 사이클 종료, 내년 중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다음 달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 대비 호전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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