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人]⑬ 이시카와 슌 아스타 COO “소니·도요타와 손잡고 웹3로 日 세계 최고 만들 것”
소니·도요타·소프트뱅크와 손잡고 웹3.0 조성
“웹3로 일본을 다시 전 세계 최고로 만들 것”
“약 30년 전만 하더라도 소니와 도요타 등이 글로벌에서 강자였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시대가 시작되면서 우위를 빼앗겼죠. 극복해야 합니다. 아스타가 폴카닷 생태계에서 최고의 프로젝트가 된 것처럼, 웹3를 통해 일본이 다시 ‘전 세계 넘버원’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스타가 일본을 다시 일으킬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에 웹3 환경을 심어줄 것입니다.”
아스타 재단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이시카와 슌(27)은 지난 12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21살이던 2017년 싱가포르에서 웹3의 성장세를 직접 목격하며 가상자산업계에 발을 들였다. 슌 COO는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며 “일본의 젊은 세대가 웹3를 선도할 것이라 봤다”고 했다.
아스타 재단이 처음으로 만든 블록체인 ‘아스타 네트워크’는 폴카닷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 중 최고로 꼽힌다. 폴카닷은 이더리움 창시자 중 한 명인 개빈 우드가 만든 블록체인이다. 폴카닷은 A라는 코인으로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B코인으로도 결제할 수 있게 만들어 이더리움의 확장성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폴카닷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파라체인 경매’라는 일종의 오디션을 거쳐야 하는데, 여기에 선정된 것이 아스타 네트워크다. 아스타 네트워크는 이더리움 가상 머신(EVM)과 웹어셈블리(WASM)를 모두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EVM 중심의 개발자 외 다른 개발언어를 사용하는 개발자들도 아스타 네트워크에 쉽게 진입해 상호 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아스타 재단은 이러한 폴카닷 생태계에서 최고 자리를 차지하며 일본의 대표적인 블록체인 기업으로 올라섰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1시 기준 아스타 재단이 발행하는 ‘아스타 코인’의 시가총액은 5억925만달러로 일본에 기반을 둔 가상자산 중 1위다. 도요타·도코모·소프트뱅크 등 일본의 전통적인 대기업과 협업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소니와 함께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에 나선 상태다. 일본 산업에 웹3 환경을 구축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게 목표다. 다음은 슌 COO와 일문일답.
―아스타가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당시는 이더리움 생태계가 가장 유망했다. 이더리움이 아닌 폴카닷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폴카닷과 코스모스 중에서 고민을 했었다. 폴카닷을 선택한 이유는 기술적인 지원을 봤을 때 아스타와 같은 규모가 작은 팀에서의 보안성이 더 좋았다고 봤다. 결국 아스타는 폴카닷의 첫 번째 프로젝트가 됐고, 이로 인해 많은 투자를 받게 됐다. ‘아스타는 폴카닷에서 세계 최고’라는 서사를 가지고 지난 7월부터 일본 시장에서 확장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보수적인 나라라는 이미지가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가 가장 강한 나라였다.
“정확히 따지면 일본은 가상자산을 배척하지 않은 나라다. 일본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가상자산 관련 법안을 만들기도 했고, 비트코인 거래도 선구적으로 이끌어 온 국가였다. 다만 ‘코인체크 해킹’ 사건으로 이용자들이 피해를 보게 되면서 일본 정부가 규제를 엄청나게 강화했다. 하지만 규제가 강화되면서 의도치 않게 지난해 테라·FTX 사태에 따른 피해와 영향을 거의 받지 않게 됐다. 그래서 지금이 일본이 가상자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지난해 일본 정부가 블록체인 기반 웹3 산업을 국가 과제로 선택할 정도로 정책적 지원이 많았다. 현장에서도 정부의 인식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인가.
“일본 정부가 가상자산 산업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된 것은 기존 산업과의 충돌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현재는 가상자산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서 관련 스타트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가장 최근만 하더라도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의 과세를 낮추고, 가상자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 팀에는 미실현 이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아스타가 일본 정부와 친해서 주기적으로 웹3에 대한 조언을 하거나 강의를 하기도 한다.”
―스타트업의 젊은 사업가가 일본 정부와 친밀하게 교류한다는 점이 재미있다.
“요즘에는 일본 정부가 가상자산과 웹3 개념에 대해 익숙해졌다. 아스타 최고경영자(CEO)인 소타 와타나베가 일본 스타트업계에선 상징적인 창업자로 유명하다. 일본 정부도 소타 외 다른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들과 많이 소통을 하고 있어 서로 도와주는 관계에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일본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보나.
“지난해 아스타가 일본에 상장됐을 때 목표가 ‘우리는 다시 전 세계 넘버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일본의 전통적 대기업이 더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일본 시장에서 가상자산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 처음으로 증명되면 이를 통해 일본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론 아스타가 일본 국가대표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일본 정부나 대기업이 웹3를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들이 최신 트렌드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스타의 목표다.”
―웹3가 뭔가.
“웹3에 대한 정의는 정확하지 않다. 웹3가 무엇인지는 여전히 논의할 거리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나 기업이 ‘그래서 웹3가 도대체 뭐냐’고 묻는 순간부터 어려움이 시작된다. 아스타는 웹3가 사용자들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소유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일본에 웹3 개념을 정착시키는 게 가장 힘들었다. 정부 관계자들에게 웹1에서부터 웹3까지의 변화와 흐름을 보여주며 계속해서 설득했던 것이 주요했다.”
―일본의 기업이 웹3를 받아들이면 무엇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인가.
“일본의 전통적인 대기업이 디지털 세상의 경제에서 인프라를 다지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현재 웹3의 목적이다. 웹3 자체는 기술적 트렌드이지만, 디지털 세상에 가치를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기존에 저평가된 것들이 다시 새로운 가치로 떠오를 수 있는 것이다. 멤버십 팬 커뮤니티가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다. 특정 스포츠 구단이 발행한 대체불가토큰(NFT)을 소유하고 있으면, VIP 경험을 제공해 주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증가하는 것이다.”
―일본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로서 한국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관련 사업을 생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의 지식재산권(IP)이 있다면, 한국은 K-POP이라는 아이템이 있다. 웹3가 데이터 소유를 도와주는 기술이라고 하지 않았나. 웹3로 데이터 콘텐츠를 소유하면 아티스트에 더 몰입할 수 있고 애정이 생길 수 있다. 웹3가 팬의 참여도를 더 높일 수 있는 K-POP의 좋은 콘텐츠를 발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 엔터사들과도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시카와 슌 아스타 COO는
▲일본 게이오대 경영학 학사 ▲아스타 재단 COO ▲아스타 Startale Labs COO ▲Nex Web Capital 공동설립자 ▲前 My Crypto Heroes·Brave Frontier Heroes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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