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잡기 나선 유튜브·인스타·틱톡… 후원 시스템·구독 모델 도입
광고수익 나누고 구독 모델도 도입
플랫폼은 크리에이터 도와 잠재 이용자 확보
유튜브 구독자가 2억명으로 세계 1위인 ‘미스터비스트(MrBeast)’는 지난달 케냐, 카메룬, 소말리아, 우간다, 짐바브웨 등을 방문해 오염된 물로 생활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조명했다. 그는 지하수를 파서 급수관과 정수 시설 등 우물 100개를 설치했다. 이는 아프리카 주민 5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미스터비스트는 자신이 유튜브 활동을 통해 거둔 수익을 자선 및 기부활동에 쏟아붓고 있다. 지난 2019년 그가 진행했던 ‘나무 심기 캠페인’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참여해 100만그루의 나무를 심을 돈 100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거대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크리에이터 확보를 위해 플랫폼 업체들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란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창작물로 수익을 내는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이다. 플랫폼 업체들은 우수한 크리에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이들을 위한 수익 모델을 마련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들이 많아질수록 생태계 확장과 이용자 락인(Lock-in) 효과를 노릴 수 있으며, 광고 수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지난 2월부터 숏폼 기능인 ‘쇼츠’ 사이에 광고를 도입하고 수익의 일정 부분을 크리에이터에게 배분하고 있다. 최종 광고 수익은 매달 합산돼 크리에이터에게 지급되며 액수는 동영상 조회수와 음악 라이선스 비용에 따라 달라진다. 유튜브는 일찌감치 특정 채널에 구독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채널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했다. 구독자들에게 멤버십 전용 영상, 배지, 이모티콘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른 플랫폼들도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경로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고심 중이다. 인스타그램 역시 크리에이터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게 내년도 주요 목표다. 정다정 메타코리아 홍보 총괄은 “Z세대가 즐겁게 소통하며 개인 취미, 관심사를 발견하도록 집중하는 동시에 크리에이터를 위한 지원책을 선보이는 게 내년 인스타의 운영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도 유튜브 같은 구독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월간 구독료에 따라 수익을 내는 기능으로 크리에이터가 직접 요금을 설정한다. 크리에이터는 비용을 지불한 구독자에게 라이브, 스토리, 피드 등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며 돈을 벌 수 있다. 댓글이나 DM 옆 보라색 왕관 표시로 일반 이용자와 구독자가 구별된다.
숏폼 ‘릴스’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기프트 기능도 테스트하고 있다. 팔로우 여부와 관계없이 가상 선물을 받은 크리에이터가 이를 현금으로 환전해 수익화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일부 창작자들에게 시범 운영한 후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틱톡도 내년에 크리에이터 수익화 모델을 다변화하고 보상정책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앞서 틱톡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만 진행했던 수익화 모델인 ‘이펙트 크리에이터 리워드’ 프로그램을 지난 10월 한국에도 도입했다. 고품질 AR 필터를 손쉽게 만들어 게시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다양한 AR 제작 툴을 제공한다. 크리에이터가 5개의 이펙트를 게시하고 이 가운데 3개 이펙트가 1000건 이상의 영상에서 이용되면 ‘골드배지’를 받게 되는데, 골드배지를 받은 후 20만건 이상의 영상에서 필터가 사용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홍종희 틱톡코리아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크리에이터들의 수익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중 AR(증강현실) 제작 툴인 ‘이펙트 하우스’는 전 세계에서 AR 크리에이터를 만드는 국가 중 한국이 미국 다음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고 이를 통해 많은 수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틱톡은 커머스와 연계해 크리에이터들이 수익화를 할 수 있는 ‘틱톡샵’도 차차 도입하겠다는 목표다. 이외에도 ‘크리에이터 아카데미’ ‘로컬 인플루언서 프로그램’ 등의 교육을 통해 신규 인플루언서도 지속 발굴하고 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포브스는 지난해 크리에이터가 만들어 낼 시장 규모를 1042억달러(145조원)로 예측했다. 포브스는 지난 5월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 숏폼 크리에이터 ‘원정맨’을 선정하기도 했다. 영향력을 만드는 크리에이터의 성과와 수익성을 반증한 결과다.
어도비가 발표한 ‘크리에이티브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전 세계에서 1억6500만명 이상의 신규 크리에이터가 등장했고, 이 중 국내에서만 1100만명에 달하는 신규 크리에이터가 등장했다. 미디어미래연구소는 올해 한국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8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업계가 크리에이터를 잡기 위해 경쟁하는 것은 새로운 이용자 유입을 통해 잠재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를 확보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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