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스포츠 10대뉴스 上] LG, 29년 만에 KS 우승…김하성 한국인 첫 MLB GG
배드민턴 여자단식 안세영, 27년 만에 세계 1위
[편집자주] 2023년 역시 1년 내내 스포츠로 뜨거웠다. 5년 만에 다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팬들은 한국수영의 르네상스를 이끈 황선우와 '셔틀콕 여왕'으로 우뚝 선 안세영 그리고 완벽한 3연패를 달성한 황선홍호에 열광했다. 국내 스포츠도 다양한 이슈가 넘쳤다. LG트윈스가 29년 기다림 끝에 프로야구 정상에 등극했고 프로축구 전통의 강호 수원삼성은 2부리그 강등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바다 밖에서 개개인이 이룬 성과도 눈부셨다. EPL 토트넘 주장으로 선임된 손흥민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첫 골든글러브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선별이 어려울 정도로 뉴스들이 많았던 2023년 스포츠계를 되돌아본다.
(서울=뉴스1) 이상철 김도용 권혁준 문대현 안영준 기자 = ◇ 프로야구 LG, 드디어 한을 풀다...29년 만에 우승
LG 트윈스가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며 무려 29년 만에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MBC를 인수하고 1990년과 1994년 정상을 밟았던 LG는 이후 긴 암흑기를 보내다 올해 드디어 통산 3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반복된 실패 속에서도 꾸준히 전력을 보강한 LG는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우승 청부사' 염경엽 감독의 현미경 야구와 접목, 마침내 최강 팀으로 우뚝 섰다.
LG는 4월 선발진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5월부터 반등에 성공하며 정규시즌을 1위(86승2무56패)로 마치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KT와 만난 한국시리즈에서 첫 판을 내주며 우승 확률이 25.6%로 출발했으나 짜릿한 뒤집기에 성공했다. LG는 2·3차전에서 각각 박동원, 오지환의 극적인 역전포로 전세를 뒤집었고 기세를 몰아 4·5차전까지 승리,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했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오지환은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 남긴 롤렉스 시계를 받는 영광을 안았는데, 이를 모기업에 기증하고 다른 시계를 선물 받았다. LG 팬들의 묵은 우승 한을 씻어낸 염경엽 감독은 선수·단장·감독으로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샌디에이고 김하성, 한국인 최초 MLB 골드글러브 수상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메이저리그(MLB) 진출 3 년만에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포지션 별 수비력이 가장 좋은 선수를 가리는 골드글러브 시상에서 한국 선수가 수상자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선수로 범위를 넓혀도 스즈키 이치로(외야수)가 유일한 수상자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샌디에이고의 주전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김하성은 15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49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를 썼다.
수비에서도 샌디에이고 내야 한 축을 맡아 발군의 능력을 뽐내며 호평 받았다. 특히 2루수, 유격수, 3루수를 오가는 등 멀티 포지션 능력을 유감없이 나타내 리그를 대표하는 유틸리티 수비수로 우뚝 섰다.
김하성은 2루수와 유틸리티 등 2개 부문 골드 글러브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2루수 부문에선 수상에 실패했지만 지난해 신설된 유틸리티 부문에서 수상의 기쁨을 안고 새로운 역사를 썼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 이강인은 PSG... 빅클럽에 한국선수가
2005년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 이후 빅클럽과 거리가 멀었는데, 김민재와 이강인이 나란히 유럽 정상을 넘보는 매머드 클럽의 일원이 됐다.
2022-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올해의 수비수에 선정되면서 나폴리의 33년 만에 우승을 이끈 김민재는 독일을 넘어 유럽을 대표하는 거대 구단 바이에른 뮌헨에 입성했다.
소속 팀마다 핵심 선수로 활약하며 승승장구한 김민재는 11연속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에 도전하는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김민재 지난 여름 소집된 기초 군사훈련 탓에 초반 부진한 모습도 보였지만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김민재가 든든하게 수비를 지키면서 바이에른 뮌헨은 리그에서도 선두권으로 순항 중이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는 무패로 16강에 올랐다.
2022-23시즌 한국인 최초로 스페인에서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6골6도움)를 달성한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했다.
카타르 자본이 구단을 인수한 뒤 리오넬 메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킬리안 음바페, 네이마르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사들였던 PSG는 미래가 창창한 한국의 젊은 선수를 영입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강인은 부상과 아시안게임 차출 등으로 오랜 시간 팀을 비웠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PSG에서도 중심으로 자리를 잡으며 15경기 2골2도움을 기록했다. 더불어 유니폼 판매량 1위에 오르는 등 PSG 마케팅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금빛 투혼' 안세영,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배드민턴 세계 1위
미완의 대기 이미지가 있던 안세영(삼성생명)은 올해 꼬리표를 떼고 '배드민턴 여제'로 자리매김했다. 부족하다고 지적된 공격력을 보완에 중점을 뒀는데 곧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안세영은 1월 인도오픈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후 거침이 없었다. 3월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전영오픈까지 제패했고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우승 등 올 한 해에만 10개의 금메달을 땄다.
특히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는 난적 천위페이(중국)를 상대하다 오른쪽 무릎을 다쳤지만, 투혼을 발휘해 금메달을 따내는 감동 드라마를 썼다.
이같은 전리품을 앞세워 안세영은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여자단식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BWF 올해의 여자 선수상까지 받으며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안세영의 다음 꿈은 '그랜드슬램'(올림픽·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세계선수권 우승)이다.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은 제패했고 2024년 아시아선수권과 올림픽이 남아 있다.
◇황선홍호, 완벽한 경기력으로 AG 3연패…이강인 병역혜택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완벽한 경기력을 펼치며 남자 축구 종목 3연속 금메달의 금자탑을 일궜다.
황선홍 감독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빠른 시간 내 수비 조직력을 다졌고 설영우(울산), 백승호, 박진섭(이상 전북) 등 와일드카드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팀 완성도를 높였다.
조별리그를 3전 전승 16득점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마친 황선홍호는 토너먼트에서도 키르기스스탄, 개최국 중국, 우즈베키스탄을 차례로 제압했다. 그리고 결승전에선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며 전승 우승을 달성했다.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8골로 득점왕을 차지했고 엄원상(울산), 홍현석(헨트), 조영욱(서울) 등 공격수들도 제 몫을 다했다. 주장 백승호는 뛰어난 리더십으로 팀을 훌륭하게 이끌었다.
황선홍호에 승선한 '골든보이' 이강인은 이번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아 보다 마음 편하게 유럽에서 커리어(경력)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어린시절부터 유럽에서만 뛰어온 이강인에게는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결과였다.
김천 상무 소속으로 군 복무 중에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던 조영욱은 금메달과 함께 조기 전역, 원 소속팀 서울로 복귀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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